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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완화’에서 ‘질병 진행 억제’로 … 크론병의 약물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6-08 17:20:31
  • 수정 2022-11-09 00: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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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NF-α·인터루킨·JAK 억제 생물학제제 등장 … 병변 상태 따라 항염증제·스테로이드제·면역억제제 투여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국내 궤양성대장염·크론병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치료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약 4만4000명, 크론병 환자는 약 2만2000명이다. 과거 서구 선진국에 흔한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크론병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염증성장질환(IBD)이다. 병변 위치, 범위, 특징에 따라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으로 구분한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고 염증이 얕으며 연속적으로 분포한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소장·대장에서 많이 발병하며 염증이 깊고 띄엄띄엄 분포한다.

나수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사나 복통이 발생하면 대부분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되면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점액변, 혈변, 메스꺼움, 발열, 식욕부진,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동반되면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론병을 유발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주로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과 함께 정상 장내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지속적인 장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크론병 치료에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등이 사용됐다. 이후 치료방향이 증상 완화가 아닌 질병의 진행을 억제 및 지연시키는 것으로 변화하면서 생물학적제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병변 범위와 중증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아미노살리실산 계열 항염증제 … 설파라진·메살라진

염증성 장질환의 첫 단계에서 항생 소염 작용이 있는 아미노살리실산(aminosalicylate) 계열의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이나 메살라진(mesalazine)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설파살라진은 설파계 항생제인 설파피리딘 분자와 아스피린(2-acetyl salicylic acid)과 비슷한 5-ASA(5-aminosalicylic acid) 분자가 결합된 약제다. 이 약을 복용하면 장내 세균이 이 두 분자 사이의 결합을 분리해 항생제인 설파피리딘과 항염증 작용을 나타내는 5-ASA로 분리된다. 설파살라진은 궤양성대장염과 대장을 침범하는 크론병 및 베체트병에 효과가 있다.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관해 상태에서 다시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 약을 처방할 수 있다. 설파살라진은 구역, 구토, 소화불량, 식욕부진, 두통 등 부작용을 유발하며 피부발진, 발열, 췌장염, 간염, 용혈성빈혈, 골수억제 등 과민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엽산 흡수를 억제하므로 보충이 필요하다. 일성신약 ‘사라조피린EN정’ 등이 있다.

메살라진은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체내 생성을 억제한다. 설파살라진과 효과가 비슷하면서도 부작용은 적어 설파살라진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메살라진을 쓴다. 부작용 발현율이 매우 낮고, 임신중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간혹 무른 변이나 설사, 소화불량, 발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설파살라진과 메살라진은  환자의 약 50%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증상 악화를 막아 관해 상태 유지에 도움을 주지만 나머지 절반에서는 이렇다 할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먹는 약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메살라진을 좌약이나 관장약 형태로 투여하기도 한다. 대웅제약 ‘아사콜디알정’, ‘아사콜좌약’, ‘아사콜관장액’ 등이 있다.

항염·면역억제 작용으로 질병 악화 막는 ‘스테로이드’

흔히 스테로이드로 부르는 부신피질호르몬제는 강력한 항염 및 면역억제 작용으로 크론병으로 인한 질병 악화를 막아준다. 5-ASA만으로는 치료가 잘 안되거나 증상이 심각해질 때 주사제, 경구제, 관장약으로 스테로이드를 투여한다. 

주로 급성기 중증 이상의 활동성 크론병에서 관해 유도를 위해 고용량을 사용하고,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 양을 서서히 줄여서 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가 가진 부작용 때문에 염증이 심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부작용으로 여드름, 부종, 수면장애, 소화불량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백내장, 골감소증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사용을 중단했을 때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등이 있으나 국내서는 궤양성대장염에만 허가가 돼 있다. 중등도 또는 중증 크론병에 대해 외국에서는 주사제로 처방된다. 프레드니솔론은 5-ASA 제제보다 항염증 효과가 강력하지만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며 유지요법으로는 효과가 없다. 

프레드니솔론의 유도체인 데프라자코르트(deflazacort)는 궤양성대장염·크론병 모두에 적응증을 가지며 1일 6~90mg을 경구투여한다. 한림제약 ‘데플라정’, 한독의 ‘캘코트정’ 등이 대표적이다.

부데소니드(budesonide)는 미국에서 경증 및 중등도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에 처방된다. 국내서는 궤양성대장염으로만 허가돼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대웅제약의 ‘엔토코트’는 관장제로 4주간 취침 전에 1일 1회 투여한다. 한국페링제약의 경구약인 ‘코티먼트서방정’은 단종된 상태다. 부데소나이드는 관해 상태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데 임상 결과 8주 동안 환자의 47%에서 이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내 면역계 억제해 염증 차단 … 아자티오프린·사이클로스포린·MTX 

면역억제제는 체내 면역계 반응을 억제해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설파살라진(5-ASA)이나 스테로이드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했거나 스테로이드 부작용 우려가 있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인 경우 면역억제제를 시도해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로 충분히 관해가 유도된 환자의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투여된다. 장기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야 할 때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쓰면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 등이 처방된다.

아자티오프린 성분은 항염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2개월 이상이 걸려 스테로이드 제제의 용량을 줄이는 목적으로 주로 처방된다. 부작용으로 면역계를 지나치게 억제해 감염, 빈혈, 백혈구 감소증, 췌장염, 간수치 상승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셀트리온제약 ‘이무테라정’. 한국테바 ‘테바아자티오프린정’ 등이 있다.

중증 난치성에는 비싸지만 면역거부반응 억제효과가 뛰어난 사이클로스포린을 처방하기도 한다. 사이클로스포린은 크론병에 의해 발생한 누공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근당 ‘사이폴엔연질캡슐’, 한국노바티스 ‘산디문뉴오랄연질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초기 치료 반응률이 70~80%로 아자티오프린보다 항염 작용이 빠르게 나타나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약하다. 신기능 손상, 떨림·발작, 고혈압, 잇몸 비후, 다모증 등 부작용 위험도 높아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하기는 힘들다.

메토트렉세이트는 1947년 개발돼 처음에는 암 치료에 사용됐으며 현재는 건선,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도 쓰인다. 경구제와 주사제로 투여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오심, 식욕저하, 구내염, 간섬유화, 폐질환 등이 있다.  유한양행의 ‘유한메토트렉세이트정’, 한국화이자제약 ‘메토트렉세이트주’ 등이 대표적이다.

메트로니다졸·시프로플록사신 등 항생제, 구역·구토·설사 부작용 흔해

항생제는 1차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염증성 장질환에는 세균감염이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등을 투여할 수 있다. 주로 크론병에 수반되는 농양 증상이나 항문 주변 누공에 사용한다. 메트로니다졸과 시프로플록사신은 일부 면역조절작용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K이노엔 ‘후라시닐정’(성분명 메트로니다졸), 종근당 ‘씨프로바이정’(시프로플록사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씨록정’(시프로플록사신) 등이 있다.

이밖에 반코마이신(vancomycin), 토브라마이신(tobramycin), 박트림(bactrim) 등이 간혹 사용된다. 

항생제는 구역,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이 흔한 편이며 드물지만 항생제 과민성 때문에 약물 발진,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투약 중단 시 2~3일 이내에 회복된다. 

종양괴사인자억제제, 인플릭시맙·아달리무맙 … 점막 치유 및 수술률 감소 효과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크론병 병태생리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가 소개되기 시작했다.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점막 치유 효과가 높아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종양괴사인자억제제(anti-tumor necrosis factor-α agent, anti TNF-α)는 종양괴사인자(TNF)가 TNF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TNF억제제가 TNF와 결합하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이 차단됨으로써 염증 억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TNF-알파는 크론병 발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 유발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로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조절하며 염증을 촉진한다. TNF-알파가 과잉 생산되면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등 염증성장질환뿐만 아니라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과 같은 만성 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높은 수준의 TNF-알파는 과도한 염증과 세포 손상을 야기한다.


TNF억제제 중 인플릭시맙(infliximab), 아달리무맙(adalimumab) 등이 크론병 치료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골리무맙(golimumab, 상품명 Simponi. 한국얀센의 심퍼니프리필드시린지주)은 궤양성 대장염에만 허가가 돼 있다. 

인플릭시맙은 정맥주사제이고 아달리무맙은 피하주사제다. 정맥주사제는 보통 병원 입원실이나 주사실에서 1~2시간에 걸쳐 투여된다.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고 약물관리를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장점이다. 피하주사제는 복부, 허벅지 등의 피하조직에 투여한다. 가벼운 통증이나 발적이 생길 수 있지만 투여시간이 10초 내외로 짧고 편하게 투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인플릭시맙은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TNF-α)가 장에서 과다 생성되는 것을 차단하며 불응성 크론병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여주고 점막 치유뿐 아니라 수술률 및 수술 후 재발률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은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 등에 쓰여왔으며 크론병 및 궤양성 결장염 치료제로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한국얀센 ‘레미케이드주사(인플릭시맙)’, 셀트리온 ‘램시마주’(인플릭시맙)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TNF-α억제제인 아달리무맙은 활동성 크론병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점막치유 효과 및 입원율과 수술률 감소 효과를 보여줘 크론병 치료의 새로운 목표인 ‘질병의 자연경과 변화’에 적합한 약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애브비 ‘휴미라주’(아달리무맙) 가 오리지널이고 애브비가 국내서만은 저가 전략을 폄으로써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내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없다. 휴미라는 2018년 기존 제형보다 주사 통증을 감소시키도록 고안된 구연산 무함유(Citrate Free, CF) 제제를 출시했다. 주사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구연산염을 제거한 것이다.

이밖에 TNF-α억제제로 세톨리주맙페골(Certolizumab pegol) 성분의 한국 유씨비제약 ‘퍼스티맙프리필드주’기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쓰였으나 현재 국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우스테키누맙·브리아키누맙,  IL-12와 IL-23 작용 차단

TNF-α억제제를 투여한 궤양성대장염·크론병 환자 중 약 33%는 이 약에 반응하지 않으며 효과를 보인 나머지 67% 환자 중 3분의 1은 상당 기간 경과 후 반응이 소실된다. TNF-α억제제는 염증세포들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데 염증세포들은 외부 세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감염에 대한 방어체계가 약해지면서 결핵 등 감염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따른다. TNF-α억제제를 오래 쓰면 처음에 반응이 있던 환자도 내성 때문에 치료효과가 떨어져 결국 수술을 받기도 한다. 이에  TNF-α억제제와 다른 염증반응 기전을 통한 다양한 제제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생물학적제제에는 인터루킨 억제제인 우스테키누맙(ustekinumab)이 있으며 한국얀센 ‘스텔라라프리필드주’가 대표적이다. 이 약은 건선과 건선성관절염 치료에만 처방됐으나 2018년 크론병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TNF-α억제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크론병 환자에 쓸 수 있게 됐다. 
  
스텔라라는 국내 첫 인터루킨 억제제다. 염증세포를 활성화해 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인터루킨12(IL-12)와 인터루킨23(IL-23)의 작용을 동시에 차단한다. 이 약은 크론병 환자 체중에 따라 유도요법으로 260㎎, 390㎎, 520㎎ 용량을 1회 정맥투여한 후 치료 8주째에 90㎎을 피하주사한다. 이후 유지요법으로 12주에 한 번 피하주사한다.

이밖에 우스테키누맙과 같이 IL-12와 IL-23을 억제하는 애보트(현 애브비)의 브리아키누맙(briakinumab)은 국내 미 출시된 성분이다. 활동성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8주 치료 후 위약군에 비해 반응 유도 효과가 있었으나 18주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등도 이상의 크론병 환자를 대상 연구에서는 관해 유도와 유지에 효과가 없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폰톨리주맙(fontolizumab)은 현재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서 시도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 중 유일하게 IFN-γ를 표적으로 한다. 중등도 이상의 크론병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시험에서 생물학적 효과를 보였다. 이후 13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회 주입 후 28일째에는 위약군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었으나 2회 주입 후 56일째에는 유의한 임상반응을 보였다. 다른 생물학적제제에 비해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폰톨리주맙 역시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토실리주맙(tocilizumab)은 IL-6R의 단클론 항체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쓰이며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적응증은 없다. 활동성 크론병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군 임상시험에서 2주에 한번씩 정맥주입 후 80% 환자가 12주 후에 임상반응을 보였고 위약군에서는 31%만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관해에 도달한 환자는 20%뿐이었다. 이 시험에서는 부작용이 위약군과 비슷했으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시험에서는 3등급 이상의 호중구감소증, 지질대사 이상, 간기능 이상, 감염 등의 발생률이 증가했다.

백혈구 세포부착 억제제, 베돌리주맙·나탈리주맙

염증성장질환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생물학적제제 중 하나는 백혈구 부착에 관여하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억제제다. 백혈구 부착은 인테그린(integrin)과 케모카인(chemokine) 수용체, ICAM-1(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e 1), VCAM-1(vascular cell adhesion molecule 1), MAdCAM-1(mucosal addressin cell adhesionmolecule 1) 등 염증성 장질환에서 과발현된 부착 분자에 의해서 유발된다. 

이 중에서 새로운 생물학적제제의 주요 표적은 integrins α4β1, α4β7, α2β2이다. 이들은 내피세포와 백혈구와 관계 조절을 위해 각각 VCAM-1,MAdCAM-1, ICAM-1과 상호작용한다.

인테그린을 표적으로 하는 생물학적제제에는 α4
β1을 표적으로 하는 한국에자이 티사브리주’(Tysabri 성분명 나탈리주맙 Natalizumab), α4β7을 표적으로 하는 한국다케다제약의 ‘킨텔레스주’(성분명 베돌리주맙),  α4β7 및 αEβ7을 표적으로 하는 제넨텍(로슈)의 에트로리주맙(etrolizumab, rHuMab β7) 등이 있다. 또 ICAM-1전달 RNA의 안티센스 올리고핵산(Antisense Oligonucleotide)인 아틀란틱헬스케어(Atlantic Healthcare)의 알리카포센(alicaforsen), MAdCAM 항체인 화이자의 PF-547659, CCR-9을 표적으로하는 케모센트릭스(ChemoCentryx)의 CCX282-B와 CCX-025 등이 있다.


이들 인테그린 억제제 중 국내 적응증을 획득한 치료제로는 한국다케다제약의 ‘킨텔레스주’(성분명 베돌리주맙)가 대표적이다. 킨텔레스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에서 1차 치료제 적응증을 추가했다. 보편적 치료(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 등 치료) 또는 TNF-α 억제제 치료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반응이 없어지거나, 또는 내약성이 없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활성 크론병 치료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베돌리주맙은 혈액 속 B림프구 및 T림프구의 세포 표면 당단백질인 α4β7 인테그린을 억제해 림프구가 장 조직으로 침투하는 것을 제한한다. 300㎎을 첫 투여한 다음 2주, 6주째에, 이후 8주마다 같은 용량을 정맥주입한다. 

나탈리주맙은 α4-integrin에 대한 IgG4 인간화 재조합 단일클론항체로 TNF-α를 표적으로 하지 않는 생물학적제제 중 하나다. 크론병 염증 부위에서 나탈리주맙은 
 α4β1 인테그린과 어드레신(addressin, 림프구의 귀소 수용체에 결합해 림프구의 귀소를 이끄는 분자기관) 간 상호 작용을 차단할 수있다. 부작용으로  다발성 백질뇌증(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 PML)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나탈리주맙 성분 치료제로는 바이오젠·한국에자이의 ‘티사브리주’가 있으며 현재 다발성경화증에만 적응증을 갖고 있다.


알리카포센은 ICAM-1을 코딩하는 mRNA 구역에 작용해 결과적으로 합성된 ICAM 농도를 감소시켜 크론병 증상을 개선한다.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선천성 면역 촉진제

선천성 면역체계는 병인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비특이적인 방어를 담당한다. 염증 부위로 면역세포를 집합시키고 보체를 활성화해 특정 백혈구로 하여금 죽은 세포나 이물질을 제거토록 한다. 크론병 병인에 대한 가설 중 하나는 장벽에 침투하는 세균에 대한 급성 염증 반응 손상이다. 이는 크론병과의 관련성이 알려진 NOD2(Nucleotide-binding oligomerization domain-containing protein 2) 유전자 변이로 확인할 수 있다. 크론병에 적응증을 갖지 않지만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선청성 면역 촉진 제제로는 지금까지 과립구집락자극인자(granulocyte-colony stimulating factors , G-CSF)와 과립구대식구집락자극인자(Granulocyte-macrophage colony-stimulating factor, GM-CSF)가 시도돼 왔다.

G-CSF는 골수를 자극해 더 많은 백혈구를 만들어 피로 내보내는 기능이 있는 생체조직에서 생산되는 당단백의 일종이다. 인공적으로 합성된 많은 과립구집락자극인자 유사제는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에 의한 호중구감소증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필그라스팀(filgrastim), 살그라모스팀(sargramostim) 등이 있다.

필그라스팀(Filgrastim)은 G-CSF 재합성 제제로 장 절제 후 회장염은 심하나 비활동성인 크론병 환자 5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실험에서 두 명의 환자에서 점막 치유를 보였다. 또 활동성 크론병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매일 300ug을 피하주사한 결과, 12주째에 환자의 25%에서 임상적 관해가 나타났으며 55%에서 크론병 활동 지수가 70점 이상 감소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경미한 뼈 통증이었다.

살그라모스팀(sargramostim)은 GM-CSF와 화학적으로 동일한 재합성 제제다. 중등도 이상의 크론병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군 연구에서 매일 6ug/kg을 피하주사한 결과 치료 종료 후 57일째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많은 환자에서 크론병 활동 지수가 100점 이상 감소했고, 관해에 도달했다. 스테로이드 저항성 크론병 환자 대상 임상연구에서도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관해율을 보였다.

새로운 옵션, JAK 억제 ‘경구용 치료제’

주사제 형태의 생물학적제제가 대세를 이뤘던 궤양성대장염 시장에서 또다른 옵션인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했다. 한국화이자의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은 경구용 야누스 키나아제 억제제(JAK inhibitor)로 류마티스관절염과 궤양성대장염, 건선성관절염을 위한 표적 면역조절제다. 국내서 궤양성대장염은 1회 10mg, 1일 2회 투여한다. 중증도 및 중증 류마티스관절염과 활성형 건선성관절염에는 1회 5mg, 1일 2회 투여한다. 아직 크론병에는 적응증이 없는 상태다.

JAK억제제는 사이토카인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 중 야누스키나제 그룹인 JAK1, JAK2, JAK3, 티로신키나제(TyK)2 등 4가지 인산화효소의 작용을 차단한다. 젤잔즈는 이들 4가지 효소를 모두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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