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겪었던 생존자는 완치 후에도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 환자도 정신건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 결과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 박혜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해우 서울의료원공 공의료사업단장, 이정재 단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정란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5년 메르스 감염 생존자 148명 중 63명의 정신건강 문제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 후 완치된 생존자 중 34명(54%)는 1년 후까지 한 가지 이상의 정신건강문제를 겪었다. 42.9%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고, 27.0%는 우울증이 있었다. 22.2%는 중등도 이상의 자살사고를, 28%는 불면증을 보였다.
감염자에 대한 사회의 낙인을 높게 인지할수록, 감염 당시 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위험도가 높아졌다. 메르스로 가족이 사망했을 때는 우울증 위험이 올라갔다. 과거 정신과적 치료력이 있는 경우에는 두 가지 위험도가 모두 높았다. 다만 감염 증상의 심각한 정도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메르스와 코로나19의 이환율‧치사율‧정부와 사회의 대처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감염증을 어떻게 경험하고 인지하는지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소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의의를 밝혔다.
박혜윤 교수는 “감염자에 대한 낙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감염증 사태에서 심리사회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면 정신적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해외 유명 학술지 ‘BMC 공공의료(BMC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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