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의 불규칙한 복용과 환자의 체질량지수(BMI)가 파킨슨병의 발생 위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우영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수민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이상운동질환 관련 학술지 ‘Movement disorders’(IF: 8.222)에 ‘Association of statin use with Parkinson’s disease: Dose-response relationship과 Body mass index, diabetes, and the risk of Parkinson‘s disease’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일반적으로 스타틴 제제는 뚜렷한 신경보호 효과가 있어 파킨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중 2002년부터 2015까지 국민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7만6043명을 선별해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1년 이하의 단기간 또는 불규칙한 스타틴의 복용이 오히려 파킨슨병의 위험을 1.28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만 “1년 이상 장기간 스타틴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 증가 요소가 상쇄되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이 동반된 저체중 환자의 파킨슨병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전에는 체중이 파킨슨병의 위험인자가 되는지에 관한 명확한 규명이 없었으나 이번 연구에서 정상체중군에 비해 체질량지수(BMI)가 18.5 이하인 저체중군이 1.28배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질량지수 25 이상 비만그룹은 0.88배,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중증비만그룹은 0.77배로 정상 체중군에 비해 파킨슨병 위험도가 감소함이 밝혀졌다. 저체중군에 당뇨병이 동반되면 파킨슨병 발생위험이 더 크게 차이 났다. 5년 이상된 당뇨병 환자에서 저체중이 동반되면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당뇨병이 없는 정상 체중군에 비해 3.78배나 증가된 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서 파킨슨병이 없는 40세 이상의 680만601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추적관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우영 교수는 “이 연구는 당뇨병과 저체중이 파킨슨병 발생 기전과 관련있고,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는 근거로서 의미가 있다”며 “그 예로 최근 당뇨치료제인 엑세나타이드(Exenatide)가 파킨슨병 임상시험에서 치료제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저체중 관련 인자들 중 파킨슨병 발생에 관련된 기전을 밝혀내는 게 남은 과제”라고 평가했다.

정수민 교수는 “스타틴 복용을 시작하면 파킨슨병의 초기 단계에서 기존에 인지하지 못했던 관련 증상이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며 “복용 시작 단계에서 주의 깊게 파킨슨병 관련 증상을 살피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