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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4년 만에 치매 환자 수 50% 증가 … 어떻게 예방·치료하나?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5-06 21:32:53
  • 수정 2021-06-22 16: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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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단 15~20년 전부터 뇌 병리변화 시작 … 경도인지장애 10~15%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

어버이 날을 앞두고 치매를 걱정하는 노인이나 그 자제들이 많다. 뇌기능이 저하돼 지적 능력이 감퇴 또는 소실돼 사회적 또는 직업적 기능장애를 가져오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게 치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5년 약 32만명에서 2019년 약 50만명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이상봉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와 김승수 대전선병원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신경퇴행성·혈관성 원인 치매가 80~90% … 치매 원인질환 5~10%는 치료 가능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어떤 후천적 원인으로 인해 기억력을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인지기능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받는 상태다.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기능장애가 있지만 일상생활 수행에 별 지장이 없으면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이들 중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다.


초기 증상은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장애가 주를 이룬다. 병이 진행되면서 옛날 기억도 점차 잊어버리게 된다. 시간에 대한 지남력(시간, 장소, 사람을 인식하는 기능)이 손상되고 점차 장소 및 사람에 대한 인지 능력도 소실된다.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신경심리검사를 해보면 인지기능에 이상이 없는 상태를 ‘주관적인지장애’라고 한다. 인지기능 저하에는 정상 노화, 주관적인지장애,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개인의 유전적 소인, 환경적 요인, 노화 차이에 따라 임상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치매 유발 요인은 다양한데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성 치매가 80~90%를 차지한다. 치매 원인질환의 5~10%는 치료가 가능하다. 정상뇌압수두증·갑상선기능저하증·신경매독·에이즈·비타민 B12 결핍·약물 부작용·알코올중독·독성물질·우울증 등이 해당된다.


알츠하이머병성 치매, 서서히 기억력 저하 … 혈관성 치매, 요실금·보행장애·구음장애 등 동반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특정 부위(측두엽, 두정엽 부위)에 신경독성을 가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뇌세포가 죽고 뇌세포 간 신경망이 끊어지면서 점차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대부분 단순한 기억력 저하로 시작되지만 병이 진행하면서 언어구사력, 이해력, 읽고쓰기 능력 등에서 심각한 장애가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불안증과 공격성을 보인다. 이유 없이 집을 나와 길을 잃기도 한다. 65세 이상에서 주로 나타나며 유병률은 65세 이후 5년이 경과할 때마다 2배씩 증가한다.


혈관성 치매는 인지기능과 행동조절에 관여하는 대뇌 부위에 뇌혈관질환 후유증이 생겨서 치매가 유발된 경우를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는 최근 기억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후에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해 계단식으로 나빠지며 국소 신경학적 이상소견(요실금, 보행장애, 구음장애 등)이 동반된다는 게 차이점이다.


치매는 자세한 문진과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CT, MRI, PET),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상봉 교수는 “최근 아밀로이드 검사, 타우-PET 영상, 뇌척수액 검사 등 생물표지자를 이용한 진단법을 통해서 알츠하이머병은 진단이 내려지기 15~20년 전부터 이미 뇌에서 병리 변화가 시작된다는 게 밝혀졌다”며 “향후 치매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서 ‘증상발현 전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면 환자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제 및 NMDA 수용체 억제제가 전부  


알츠하이머병 초기엔 뇌신경 손상으로 아세틸콜린이 감소한다.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부족해지면 기억력·학습능력·주의력이 감퇴된다. 이런 이유로 때문에 치매 약물치료에는 아세틸콜린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주는 도네페질·리바스티그민·갈란타민 등 3가지 약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 함께 뇌신경세포 흥분성 손상과 연관된 NMDA 수용체를 억제하는 메만틴이 이들 약제에 부작용을 보이거나 중증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어느 약제도 근본적인 치료는 못 되며 효과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망상·환각·우울증·수면장애·배회·초조·공격성 등 정신행동증상 개선을 위해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의 고갈을 막는 약물과 신경이완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약제들은 치매를 완치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일부 인지기능장애를 완화해주고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족의 부담을 줄여준다. 비약물 치료로 인지치료 및 행동요법, 아로마치료, 음악치료, 광요법, 다면감각자극요법 등이 시도되고 있다. 다만 비약물치료는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효과만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당뇨병·심장질환·고지혈증·흡연·과음 등의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적절한 신체활동과 인지자극활동이 요구된다. 특히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댄스 등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은 치매나 뇌혈관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이나 심한 불면증 등 수면장애가 치매와 연관성을 가지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김승수 전문의는 “음주·흡연은 동맥경화를 촉진시켜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삼가고, 비만도 치매 위험을 높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이 있으면 꾸준한 검진 및 의료진과의 상의로 건강 상태를 철저히 조절하는 게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상봉 교수는 “중앙치매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치매 종합포털 모바일앱인 ‘치매체크’를 이용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요즘 이 앱에 소개된 치매예방운동법, 인지자극활동 등을 집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www.nid.or.kr) 및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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