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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유전자 변형 아데노바이러스’ 활용 난치성 췌장암 치료 가능성 확인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4-27 17: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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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 1상서 대상자 전원 진행 지연 효과 … 암세포에서만 증식 원리 활용 선택적 항암 치료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왼쪽), 이종찬 교수
황진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제1저자 이종찬 교수) 연구팀은 절제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암 치료 유전자가 삽입된 ‘유전자 변형 아데노바이러스’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의 1상 임상시험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감기와 같은 가벼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유전자 운반체로 이용된다.

황 교수 연구팀은 2016년 8월부터 2년간 절제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형 췌장암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아데노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체로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 및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사이토신 디아미나아제(Cytosine Deaminase, yCD)와 티로신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HSV-1 TK)라는 두 가지 효소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탑재된 아데노바이러스를 내시경초음파(Endoscopic ultrasonography, EUS)를 통해 암세포에 투여했다.
 
주입된 아데노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작의 일차적 효과로 인해 정상 세포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멸하고 췌장암 세포에서만 증식하게 된다. 이후 환자가 항암 효과가 없는 경구약을 복용하면 췌장암 세포 내 바이러스의 효소와 만나 항암제로 변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에서만 살아있던 바이러스가 항암 작용을 해 결과적으로 췌장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총 9명의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치료 12주차까지 의미있는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임을 입증했다. 치료 8주 뒤 독성평가에선 2명의 환자가 약한 단계의 발열 반응을 나타냈을 뿐 중대한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12주차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평가한 결과 9명 모두에서 췌장암이 진행되지 않았다.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1.4개월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국내에서 단독으로 수행된 췌장암 1상 임상으로 새 유전자 치료의 안전성과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며 “췌장암에 직접 유전자를 투여할 수 있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추가 임상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췌장암은 아직 치료가 어려운 암이지만 새로운 치료법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최신 호에 게재됐으며 지난 3월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저널 워치(NEJM Journal Watch)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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