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는 지난 7일 자체 개발한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크롬(CRISPR-chrom)이 미국특허청(USPTO) 특허를 획득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에 머크는 크로마틴 조절 펩타이드를 크리스퍼 단백질과 융합시키는 기술특허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유전자가위가 염색질을 통과할 수 있게 돼 게놈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포유동물 세포의 게놈 DNA는 염색질이라는 단백질 복합체로 촘촘하게 둘러싸여 있어 기존 유전자가위로는 게놈 DNA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머크의 크리스퍼크롬 기술은 염색질 조절 펩타이드를 크리스퍼의 DNA 가위인 카스나인(Cas9)과 융합시켜 유전자 편집에 효율성을 더해준다. 이같은 작용기전은 국제학술지 ‘더크리스퍼저널’(The CRISPR Journal) 2018년 2월호에 처음 게재됐다.
머크의 크리스퍼 포트폴리오는 게놈 편집을 위한 기본 원리와 응용 방법을 다루는 관련 기술특허들로 구성돼 있다. 이 특허는 현재 호주, 캐나다, 중국, 유럽, 이스라엘, 싱가포르, 한국에 등록됐다. 유럽에만 등록되고 다른 곳에서는 출원 중인 특허는 크리스퍼 체계를 암호화(Encoding)하는 플라스미드(Plasmid)나 바이러스벡터(Virus vector)와 관련된 것으로 진핵세포의 게놈 조작에 요구되는 기술이다. 유럽에서 등록 또는 출원된 다른 특허에는 단백질-RNA 니카제(Nickase) 조성 관련 기술이 있다.
이밖에 머크가 개발 중인 광범위한 유전자 편집 응용 기술에는 유전자 제거, 유전자 결합, 유전자 선별을 위한 크리스퍼 라이브러리 등이 있다.
머크는 2019년 2월 크리스퍼의 효율성, 유연성, 특이성 향상을 위한 프록시-크리스퍼 기술로 미국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받았다. 회사 측은 다양한 연구 분야에 사용하기 위한 기술이전에 주력하고 있다. 제약·농업 연구 분야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우딧 바트라(Udit Batra) 머크 생명과학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특허는 머크가 미국에서 획득한 두 번째, 전세계 23번째 크리스퍼 관련 특허”라며 “전세계 연구자와 협력해 가장 앞서 있는 유전자편집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