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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 원인유전자 규명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4-07 18:52:47
  • 수정 2020-04-08 10: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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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공동 연구 …유전성 망막환자 44%에서 원인유전자 발견
우세준(왼쪽)‧주광식‧박규형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와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가 공동연구로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유전자를 확인해 발표했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하나의 단일 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희귀질환이 합쳐진 질병군으로 대개 어린 나이에 발병해 평생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 망막 시세포의 변성으로 시력이 점점 감소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결국은 실명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항산화제치료, 인공망막이식, 줄기세포치료 등이 돌연변이의 차이와 관계없이 치료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유전자치료밖에 없다. 그나마 유전자치료가 가능한 경우는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의 1% 미만이다.
 
유전성 망막질환의 유전자 이상은 서양인에서는 많이 연구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부작하다. 이에 우세준‧주광식‧박규형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과 성문우‧박성섭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원인유전자를 찾고자 했다. 이는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사용한 연구다.
 
분석 결과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 86명 중 38명(44%)에 대해서만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 유전성 망막질환 중 가장 흔한 망막색소변성에서도 원인유전자 발견 확률이 약 41%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연구진은 “같은 유전성 망막질환이라 하더라도 원인유전자가 매우 다양해 유전자 검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유전 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케이스와 비교 결과 서양인과는 원인유전자 돌연변이의 종류, 빈도에 차이가 있었지만, 일본 등 동양인에서 발견된 원인유전자 빈도와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기초자료로서 의의가 있다”며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원인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이에 대한 데이터 및 치료가능 환자 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고, 향후 유전자치료 임상시험 및 신약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원인유전자를 진단할 수 있는 병원이 적고, 비용이 비싸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엔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이 많아졌고 건강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진단의 기회가 늘었다. 2017년 유전성망막질환의 RPE65 유전자치료가 세계 최초로 FDA 승인을 받으며 치료의 기회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우세준 교수는 “유전성 망막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은 없으나 가족력과 원인유전자 발굴을 통해 위험성을 예측하고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게 되면 유전자 치료와 시력교정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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