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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소변 색깔로 질병 진단한다? 소변과 건강에 대한 궁금증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4-02 20:44:08
  • 수정 2020-04-03 20: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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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변에 거품이 나면 당뇨병이다(x), 소변을 오래 참으면 병이 된다(O)
소변 색깔만 가지고 건강 상태를 성급하게 자가진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별 다른 이유 없이 소변색이 과거와 다르거나 몸이 붓는 부종, 통증, 소변 시 불쾌감 등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검사를 받는 게 권장된다.
성인은 하루 평균 4~7회 소변을 보며 그 양은 약 1.5L라고 한다. 소변은 체내 수분량을 조절해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소변 검사를 통해 마약류 투약 여부를 파악할 수도 있다.  

이처럼 소변은 인체 균형, 즉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몸의 여러 가지 이상을 쉽게 체크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이전에 없던 배뇨 증상이나 소변 상태에 변화가 생기면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소변에 거품이 나면 당뇨’라는 속설이 이런 공포를 더욱 키운다. 소변에 관해 궁금했던 점들을 알아본다.

1. 소변이 새는 요실금은 여성의 전유물이다?
  
요실금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남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국내 요실금 환자 10명 중 1명이 남성이다. 성별에 따라 잘 나타나는 요실금의 종류에는 차이가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요도의 길이가 짧고 근육량이 적어 복압성 요실금이 잘 생긴다. 복압성 요실금은 여성 요실금의 가장 흔한 형태로 기침, 재채기, 줄넘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배에 힘(복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생긴다. 

반면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절박성 요실금이 흔하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소변이 나가는 길인 요도가 압박받아 좁아진다. 길이 좁아지면 그만큼 방광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 방광은 얇고 탄력이 있어야 하는데, 장기간 무리해 두꺼워지면 탄력이 떨어지고 소변 저장 기능이 저하돼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2. 남자가 소변을 더 잘 참는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도 있고, 요도의 길이가 16~18cm 정도로 길며 요도 모양도 직선이 아닌 굽어 있는 형태다. 그래서 소변이 급할 때 소변을 더 잘 참을 수 있다. 반면 여자는 괄약근이 안쪽에 한 개 밖에 없고 전립선이 없고 요도의 길이도 4cm인데다 쭉 뻗어있는 형태라서 소변을 참기가 어려운 조건이다.

3. 소변에 거품이 나면 당뇨병이다?

소변에 거품이 보이면 당뇨병이라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당뇨병으로 혈당 수치가 높아져 소변으로 당이 나온다고 해도 소변에 거품이 나거나 색깔이 변하지는 않는다. 소변의 거품 유무로는 당뇨병을 구별할 수 없다.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은 혈당이 높아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므로 소변을 자주 보고, 이에 따라 갈증이 생기는 것이다. 당뇨병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거품이 많이 생기는 가장 흔한 이유는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온 경우다. 검사를 받아보는 는 게 좋다. 단백뇨는 혈액을 여과하고 재흡수하는 콩팥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며 내버려두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섭취한 음식에 따라 거품이 생길 수 있지만 자주 나타나면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4.노인이 되면 소변을 참기가 힘들어진다?

소변을 참기 힘든 증상을 요절박증 또는 절박성 요실금이라고 한다. 주요 원인은 방광 안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데 있다. 보통은 방광에 소변에 400cc 정도 차도 방광 압력에는 변화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하기 쉬운 뇌졸중·치매·뇌종양 등 뇌질환 또는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소변이 조금만 차도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소변이 흐르는 절박요실금 증세를 보일 수 있다. 40세 이상 여성은 출산이나 부인과적 수술, 혹은 갱년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골반근육이 느슨해지거나 요도괄약근이 약화돼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복압 증가 시 요도의 닫힘 작용이 불량해져 소변이 새게 된다.

5. 소변을 오래 참으면 병이 된다?

소변을 무리하게 참으면 방광의 근육층이 손상을 입게 된다. 방광 근육층이 파괴되면 탄력이 줄어들고 수축 또한 잘 되지 않아 소변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소변이 조금 마렵다고 화장실로 급히 달려가는 것도 좋지 않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면 방광의 용적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나오지 않는 소변을 보기 위해 지나치게 쥐어짜면 방광이 손상돼 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정상적인 배뇨 활동은 식습관이나 수분 섭취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하루 약 1500∼2000mL의 소변이 신장에서 만들어지고 방광을 통해 배출된다. 수면 도중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잠에서 깬다면 정상적인 배뇨 형태가 아니다. 정상적인 방광은 밤에는 배뇨 활동이 없고 낮 동안에만 총 7회 이하로 배뇨를 하며, 1회 배뇨량이 약 300∼350mL의 소변을 배출한다. 배뇨 후 2시간 이내에 다시 배뇨 활동을 한다면 빈뇨라고 말한다.

6. 진한 소변 색깔은 건강의 적신호다?

소변의 색깔은 소변의 농도, 산도 및 화학물질 등 여러 인자에 의해 결정되며 정상적인 소변도 농도에 따라 거의 무색부터 짙은 노란색, 붉은색, 갈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을 나타낸다. 

정상적으로 소변은 유로크롬(urochrome)이라는 색소에 의해 색깔을 띄게 된다. 수분 섭취가 적거나 탈수로 소변이 농축되면 짙은 노란색을 띠게 된다. 반대로 수분 섭취가 많거나 음주로 인해 탈수가 일어나면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소변이 묽어져 거의 색깔을 띠지 않게 된다. 정상적인 소변은 인산염이 침착돼 탁하게 보일 수 있다. 또 과일, 채소 등에 포함돼 있는 색소나 비타민, 항생제, 결핵약, 고할압약 등 수많은 약제에 의해서도 색깔이 변할 수 있다. 붉은 채소인 비트를 많이 먹으면 평소보다 붉은색 소변이, 비타민B를 많이 섭취하면 형광노란색이 나타난다. 결핵치료제 중 리팜피신을 복용하면 오렌지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이같이 소변 색깔의 변화가 반드시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소변의 색상에 따라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이 있다. 붉거나 검붉은 소변은 혈뇨일 가능성이 있다. 혈뇨의 원인은 방광염, 요로결석, 암, 신사구체염 등이 있다. 황갈색 소변은 간담도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소변량이 많아지고 거의 무색일 때는 당뇨병이나 요붕증 같은 질환인 경우도 있다. 또 요로감염이 있으면 소변이 탁하게 보이기도 한다.

운동 후 소변이 검붉은색으로 나온다면 근육 파열의 신호일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에 에너지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근육 괴사와 신장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운동을 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근육이 녹으면 소변에 마이오글로빈이 섞여 배출되기 때문이다. 

박정환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증상을 방치할 경우 세포 속 물질인 마이오글로빈이 신장세포를 죽여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또 칼륨 농도가 높아지면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져 부정맥의 원인이 되고, 칼슘과 나트륨이 조직에 침투해 부종과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소변 색깔만을 가지고 건강 상태를 성급하게 자가진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별 다른 이유 없이 소변색이 과거와 다르거나 몸이 붓는 부종, 통증, 소변 시 불쾌감 등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검사를 받는 게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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