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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바이러스 예방 패치제 과장광고 논란 … 코로나19 활용 ‘상혼’ 기승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3-30 17:14:31
  • 수정 2020-08-05 21: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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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붙이는 모기퇴치제처럼 기체 상태로 작동, 액상 시험결과 내세워 공기 중 신종 코로나 억제할 것처럼 호도

경남제약이 30일 판매를 시작한 모자이크홀딩스의 항바이러스 패치제 ‘비엠 지키미 아이 바이러스 패치’
경남제약이 30일 마스크나 휴대폰에 부착하는 패치 제품을 출시하면서 마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해 ‘과장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경남제약이 낸 보도자료가 기사화되면서 이 패치 제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오인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몰려 경남제약과 모기업인 바이오제네틱스는 일제히 오전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경남제약은 이날 ‘비엠 지키미 아이 바이러스 패치’를 약국·온라인에 독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비엠제약이 개발하고, 모자이크홀딩스가 생산하고, 경남제약이 유통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의약품은 물론 의약외품도 아니었다. 공산품으로 생산되는 생활용품의 일종이었다.

경남은 보도자료에서 “사스(SARS)·메르스(MERS)와 같은 호흡기 감염성 변종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지키미’ 패치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8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 기자 등 여러 언론의 문의가 쇄도하자 87% 억제 효과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항 바이러스 시험을 의뢰한 결과이고, 한국산업기술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로부터 의견서를 받았다고 경남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쇼핑몰 등 인터넷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코로나바이러스-감기변종 바이러스 87% 억제’이란 문구가 떠 있다. 사스와 메르스가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코로나19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경남은 아울러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폐렴균 제거율 시험과 효능 검증을 추가로 진행한 결과 폐렴균 대상 유효성 시험에서도 효능 99.9%를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폐렴균에 대한 효과 역시 코로나19와 직접 연관짓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날 오후 경남제약은 “한국산업기술대 생명공학과와 바이오메딕스 등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식물 유래 유효 물질을 패치의 원료로 사용했다”는 최초 보도자료를 정정, 이날 오후 “한국산업기술대와는 계약기간이 만료됐다”며 기사에서 이 학교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경남제약 측은 최초 보도자료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생명공학과와 바이오메딕스 등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식물유래 유효물질 조성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한국MSDS시험원과 일본 식품분석센터인 사이또연구소와 유니온바이텍 시험연구소 등으로부터 흡입 독성, 효능 및 안전성, 생물학적 적합성 시험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를 받고 모두 통과했으며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KC인증성적서(GGK-1123)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나름 많은 근거를 제시했으나 가장 핵심인 바이러스 항균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보도자료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 기대”(보도자료의 부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 선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기사 서두),  “현재 추진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 입증 테스트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기사 말미) 등에서 코로나19를 언급하되 직접적으로 효과가 어떠하다는 기술은 하지 않았다. 

경남제약 담당자는 기자의 질문에 “모자이크홀딩스 측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 입증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시험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얼마나 소요될지는 자사 제품이 아니라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다”는 답만 되풀이 했다.

이 패치제에는 유칼립투스, 멘톨, 파출리유(Patchouli Flowers, 늘푸른떨기나무, 광곽향, 廣藿香), 타임유 등 천연식물유래 성분이 함유돼 있다. 경남제약 측은 이들 성분의 바이러스·박테리아·곰팡이 증식 억제 기능이 탁월해 면역력 또는 호흡기가 약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효과를 기반으로 부착형 패치 형태로 제작돼 마스크 내·외부, 의류, 모자, 넥타이, 휴대폰 등에 붙이면 2~3일 동안 코로나19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이 제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없다. 관련 연구가 진행된 적도 없고 단지 유사한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차단에 일부 효과가 있다는 논리를 만들었을 뿐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붙이는 모기 퇴치제 성분과 유사하다. 게다가 개발사 측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의뢰한 연구는 패치를 부착했을 때 기준이 아니라 함유된 조성물을 희석한 용액으로만 시험한 결과라 실제 효과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같은 성분이라도 기체 상태와 액체 상태의 효과는 현저하게 달라지는 게 일반의 상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부양이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한 과장광고를 내보내는 제약사가 등장하고 있다”며 “임상시험도 아닌 세균 감소 효과만 가지고 마치 코로나19를 99%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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