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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우유를 많이 마셔야 키가 큰다? 키에 대한 오해와 진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3-19 18:22:25
  • 수정 2020-03-20 1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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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적 영향 80% … 잠을 많이 자야 키가 큰다(○), 어릴 때 살이 찌면 키가 큰다?(X)
적당한 운동은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무리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오히려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성장에 방해가 된다.
안 모씨(35)는 오늘도 운동화 속에 ‘키높이 깔창’을 끼워 넣었다. 깔창은 실제보다 몇 센치는 더 커보이게 해주는 고마운 아이템이다.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그는 요즘도 ‘어렸을 때 부모님 말씀대로 우유를 잘 마셨더라면 지금보다 키가 더 컸을까’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인체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 때 키가 급성장하는데 어느 순간 성장판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게 된다. 성장판은 성호르몬 분비 후 약 2~3년 정도 지나게 되면 완전히 닫히게 된다. 이 때 급 성장한 키로 사람은 평생을 살아간다. ‘키크는 약’의 인기는 키에 대한 관심과 큰 키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세간에 떠도는 키에 대한 속설과 그 진실을 알아본다.

1. 농구를 하면 키가 더 큰다?(X)

농구선수가 키가 큰 것은 이미 어릴 때부터 키가 큰 학생이 선수로 발탁되기 때문이다. 농구가 키 성장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근거는 없다. 걷기나 달리기, 스트레칭, 줄넘기, 수영 등 모든 운동이 키 성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적당한 운동은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무리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오히려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성장에 방해가 된다. 또 역도와 같이 아주 무거운 운동기구를 드는 운동이나 마라톤처럼 장시간 에너지 소비가 심한 운동은 키 성장을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2. 생리가 시작되면 성장이 멈춘다? (X)

생리가 시작되면 성장이 멈춘다는 생각에 성장을 돕는 것을 아예 포기하는 부모가 있다. 생리가 시작됐어도 성장판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닫히는 경우가 많다. 단 남자는 성장판이 닫혀도 계속 자라는 경우가 있지만 여자는 성장판이 닫히면 일반적으로 더 크지 않는다. 때문에 여자아이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성장치료 시기는 초경이 시작되기 전이 아니라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초등학교 고학년 이전이다. 남녀 모두 성장판이 닫혀갈수록 성장효과가 적어지므로 또래 아이들보다 작고 허약하다면 빨리 치료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3. 우유를 많이 마시면 키가 큰다? (X)

흔히 칼슘이 많은 우유를 마시면 키가 큰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칼슘은 하루에 700mg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이를 넘기면 더 이상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된다. 키가 크기 위해서는 칼슘뿐만 아니라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도 필요하다.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 

4. 키는 유전적 영향이 절대적이다? (△)

키는 보통 유전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유전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학계에서는 보통 키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요인을 80% 정도로 본다. 부모의 키에 따라 자식이 최대로 클 수 있는 키가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20%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결정된 최대 예상 키까지 실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20~30%에 해당하는 후천적 영향에 따라 5~6cm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아이가 최대한 클 수 있도록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수면 습관, 영양 상태, 환경 변화, 스트레스 등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 성장기에 영양·수면·운동은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정상으로 유지해 기대치까지 자라게 하는 필수 요인”이라고 말했다. 

5. 잠을 많이 자야 키가 큰다? (○)

성장호르몬은 잠잘 때나 운동할 때 많이 분비된다. 그 중에서도 잠을 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그리고 깊은 잠에 들 때 특히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하루 8시간 충분히 밤잠을 자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 

6. 어릴 때 살이 찌면 키가 큰다?(X)

살이 모두 키로 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비만은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 자체가 키를 작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만과 함께 동반될 수 있는 성인병 등의 질환이 건강을 위협해 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또 비만인 아이는 성장판이 빨리 닫혀 성장이 일찍 멈추기도 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7. 손발이 크면 키도 크다? (△)

성장호르몬이 주로 작용하는 장소는 성장판이 있는 부위다. 주로 팔·다리·손가락·무릎 관절 등 신체 말단 부위에 위치한다. 따라서 손발이 큰 것은 성장판의 활동이 왕성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부위에 있는 성장판도 비슷한 속도로 활동 중이라면 키가 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신체부위별 발육이 어느 정도 일치하긴 해도 일률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발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키도 크다고 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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