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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저작기능 떨어지는 치주질환, 치매 유발 가능성 높인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3-17 18:49:44
  • 수정 2020-08-19 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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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주질환 유발균, 치아상실 & 비정상 면역반응이 염증·동맥경화 유발 … 치매 직간접 영향
강경리 강동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치과계의 대표적 성인병으로 불리는 치주질환은 국민 5명 중 1명은 겪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이런 치주질환은 잇몸이나 치아 건강뿐 아니라 당뇨병, 심장혈관질환 등 전신질환에도 영향을 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은 현대인에게 암보다 더 무섭다고 여겨지는 치매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치아도 잃고 치매에 걸릴 확률까지 높일 수 있다. 3월 24일 대한치주과학회가 정한 잇몸의 날을 맞아 강경리 강동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의 도움으로 치주질환과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65세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원인질환 매우 다양

치매는 흔한 노인질환 중 하나로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노인 중 10.16%가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후천적 뇌질환에 의해 기억력·판단력·추리력·계산 능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정상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거나 성격 변화 및 이상 행동 등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흔히 알츠하이머병과 혼동되는데, 알츠하이머병은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와 함께 치매를 일으키는 흔한 원인질환 중 하나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은 매우 다양해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약 70가지에 이른다.  

치매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축적과 신경섬유 엉킴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기전이나 치료법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개인의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현대인에게는 암보다 더 두려운 병으로 여겨진다. 강경리 교수는 “현재까지 최선의 치매 예방법은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요소를 줄이고, 정기적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으로 이미 발생한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라며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치주질환이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치아상실, 뇌 기능 저하 부추겨

치주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잇몸건강은 물론 치아도 잃게 된다. 강경리 교수는 “치아 수가 줄어들면 씹기가 힘들어지고, 이는 뇌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켜 뇌의 대사 및 신경 활동이 줄어들고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잇몸 건강을 관리하지 못하면 치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치아가 없는 노인이 이 악물기를 하는 것보다 임플란트 보철물을 가진 노인이 저작할 경우에 뇌혈류량 증가가 더 크게 나타났다. 또 음식을 씹는 저작활동 자체가 뇌의 섬유아세포 성장촉진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조절하고 성장을 유도하며 뇌세포 회복과 기억 형성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틀니, 임플란트 등으로 저작기능을 유지·회복시키는 것은 인지장애 치료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치주질환 원인균이 뇌로 이동해 치매 영향 끼쳐  …  면역염증반응도 치매에 영향

치주질환 원인균 등 구강 내 병균은 혈액과 신경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죽상경화증,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 강경리 교수는 “치주질환 원인균은 혈류나 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의 뇌에서 대조군인 정상인의 뇌보다 더 높은 빈도로 치주염 관련 세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에 의한 면역 염증반응 자체도 치매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주질환의 국소적 만성염증이 혈중 각종 염증성 물질들(TNF-α, interleukin(IL)-1, IL-6 등)을 증가시켜 전신적 염증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일으키는 죽상경화증, 치주질환 영향 받아

동맥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류장애가 나타나는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은 치주질환이 혈관성 치매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질환이다. 치주질환은 죽상경화증을 가져오고 죽상경화증은 혈관성 치매를 초래하는 패턴을 갖게 된다. 특정 치주 병원균(A. actinomycetemcomitans나 P. gingivalis 등)의 집락화 수준이 높을수록 경동맥의 내막-내측 비후화 정도가 심해지며, 치주질환 원인균에 대한 혈청 항체의 수준이 높을수록 대동맥의 죽상형성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치주질환을 치료하면 염증 지표인 혈청 IL-6, C반응성단백질(CRP)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혈관 내피 기능이 상당히 개선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강경리 교수는 “구강건강은 전신건강과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꾸준한 관리로 치매를 예방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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