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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빈혈·에이즈·혈관수축 유발? 헌혈에 대한 오해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3-17 18:31:56
  • 수정 2020-03-18 19: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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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혈 후 휴식 취하면 건강에 아무 지장 없어 … 헌혈자 보호 위해 연간 헌혈 횟수 제한

헌혈에 사용되는 바늘, 혈액백 등 모든 기구는 무균처리된 일회용품으로 헌혈 때문에 에이즈나 간염 등 혈액 매개 질병에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으로 헌혈이 급감하면서 대한적십자사가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헌혈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날부터 지난 2일까지 개인 헌혈자는 5만71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7979명보다 2만 명 이상 감소했다. 최악의 경우 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응급환자에게 제때 혈액을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어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헌혈자 수는 계속 감소세였다.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가 지속되면서 헌혈 가능 인구가 줄어들어서다. 헌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한몫 했다. ‘헌혈을 하면 빈혈이 생긴다’, ‘헌혈 때문에 에이즈에 걸릴 수 있다’ 등 검증되지 않은 속설이 헌혈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헌혈과 관련, 잘못 알려진 상식을 알아본다. 

헌혈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헌혈에도 나이 제한이 있다. 헌혈이 가능한 나이는 69세 이하다. 1회에 혈액을 추출하는 양이 320㎖이면 만16~69세, 400㎖이면 만17~69세이다. 65세 이상은 60~64세까지 헌혈한 경험이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 몸무게에도 제한이 있다. 320㎖의 경우 남자 50㎏ 이상, 여자 45㎏ 이상이다. 400㎖는 남성, 여성 모두 50㎏ 이상이다. 헌혈에 걸리는 시간은 약 10~15분 정도다. 헌혈한 뒤 2개월이 지나야 다시 헌혈할 수 있다. 

헌혈하다가 에이즈에 걸릴 수 있다?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를 비롯한 특정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헌혈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헌혈을 하더라도 에이즈나 간염 등 혈액을 매개로 하는 질병에 감염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헌혈에 사용되는 바늘, 혈액백 등 모든 기구는 무균처리된 일회용품이다. 한 번 사용 후 폐기처분하므로 안전하다. 

헌혈이 빈혈을 일으킨다?

체내 혈액량의 15%는 비상시를 대비한 여유분이다. 전혈을 헌혈할 경우 여자는 보통 320ml, 남자는 400ml를 뽑게 되는데 이는 전체 혈액량의 약 10% 안팎에 해당한다. 이 정도는 간, 비장 등에 저장돼 있던 여유분의 혈액이 즉각 혈관 속으로 다시 분포해 벌충하기 때문에 헌혈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건강에 별 문제가 없다. 보통 헌혈 후 1~2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혈관내 혈액량을 유지할 수 있다.  

더욱이 헌혈 전 혈액량이 충분한지 판단하기 위해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를 검사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한 빈혈 우려는 거의 없다. 대학적십자사도 헌혈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혈 헌혈의 경우 연간 헌혈 가능 횟수를 5회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폐경 전 여성은 생리혈 소실로 인해 이미 감소된 저장철이 헌혈에 의해 감소될 수 있으므로 헌혈 후 철분제재를 복용하는 게 혹시 생길 수도 있는 철 부족현상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헌혈이 다이어트에 도움된다?

혈액이 빠져나가면서 체중이 줄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 번 헌혈할 때 약 650kcal가 소모된다. 헌혈로 혈액량이 줄어든 것을 채우기 위해 인체는 새로운 단백질, 적혈구, 혈소판 등을 합성하려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김하진 365mc병원 대표원장은 “헌혈은 체중 감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전혈 헌혈 기준으로 320ml 혹은 400ml 정도 채혈하는데, 체중이 줄기도 하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혈로 줄어든 체중은 인체의 보상 체계에 의해 원래 상태로 돌아 오므로 다이어트 효과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헌혈을 많이 하면 혈관이 좁아진다?

잘못된 정보다. 혈관은 외부로부터 바늘이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수축하지만 곧 본래 상태로 되돌아온다. 헌혈 횟수는 혈관 수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헌혈 후에는 100명 중 1∼2명은 가벼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안색이 창백해지거나 현기증, 오심, 저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헌혈이 처음이거나 저체중인 경우 이같은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누워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곧 회복된다. 과음과 과로를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헌혈 전 최소 72시간 동안은 아스피린이 함유된 약물 복용을 피한다. 혈액의 혈소판 기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혈액을 기증하면 건강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적십자사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만 기증받으므로 혈액형검사, B형간염 항원검사, C형간염 항체검사, ALT검사, 매독항체검사, HIV검사를 실시해 이상 여부를 검증한다. 에이즈 검사를 목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에이즈(HIV) 검사결과는 통보해주지 않는다.

아직까지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거나 대체할 수 없고 유통기한이 있어 장기적으로 보관하기도 어렵다. 적혈구는 항응고제가 들어 있는 혈액백(blood bag) 속에서 35일을 버틸 수 있다. 한 번 헌혈한 혈액은 영구히 보존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으로 헌혈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혈액 수급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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