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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이선동 상지대 한의대 교수 ‘100년 건강수명을 위한 건강관리법’ 출간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0-03-14 03:42:04
  • 수정 2021-06-22 11: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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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의학·한의학·중의학·공중보건학 아우르는 ‘평생 건강관리학’ 담론 집결

‘正氣內存 邪不可干’ 정기(면역력)이 몸 안에 있으면 사기(질병)가 침범하지 못한다. 요즘 같은 신종 코로나 유행 시기에 딱 와닿는 격언이다. 예부터 우리 전통의학은 질병의 치유보다는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을 강조해왔다. 한의학 고서에 ‘의사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 두 손 모아 사죄하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 병들게 방치한 것은 의사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선동 상지대 한의대 예방한의학 교수가 수 천 권의 서양의학·한의학·중의학·공중보건학 서적을 읽고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정수만 가려낸 ‘평생 건강관리학’ 개념의 대중서를 펴냈다. ‘100년 건강수명을 위한 건강관리법’ 제목의 책은 사회경제적 문제, 환경오염, 기술발달, 인구 고령화 등으로 기대수명(2018년 82.7세) 중 유병기간(18.3년)으로 고통받는 삶을 줄이기 위한 개론과 각론을 제시했다.


개론에서는 문명발달이 진화론과 불일치돼 생기는 만성질환 등의 본질에 대해 숙지하라고 말한다. 크론병, 다발성경화증, 고혈압, 강박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 간질과 건선은 일란성 쌍둥이의 70%, 72%에서 같이 발병하지만 이란성 쌍둥이에선 6%, 15%에 불과하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은 DNA 염기서열이 변하지 않아도 DNA의 메틸화 또는 DNA 주변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으로 유전자의 발현의 촉진 또는 억제가 달라져 질병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론을 연구한다. 따라서 환경·섭생을 개선함으로써 질병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얼마든지 병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간의 30~40%는 병이 있고, 건강한 사람은 10~20% 정도이다. 중간의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을 미병(未病)이라고 하는데 인구의 약 절반이다. 저자는 평소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생각하며, 열심히 적응하고 느끼며, 특정 약물이나 음식에 의존하지 않으면 후생유전학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 미병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람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소득층인 의료급여자는 고소득층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평균수명이 무려 13년이나 짧았다. 부익건 빈익병(富益健 貧益病)이 심화돼가고 있어 이에 대한 시정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각론에선 정신건강관리, 음식 및 물 건강관리, 자연섭리에 따른 생활, 결혼 및 성생활, 오염환경에서 건강관리, 한약 및 장내미생물을 활용한 건강관리 방법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여름철에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덥다고 몸을 차갑게 하거나 냉한 음식을 먹지 말라고 알려준다. 겨울철엔 심한 운동을 하지 말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기장 같은 음식으로 한기를 다스리라고 권고한다.

 

성생활 주기에 대해 20세에는 2일에 한 번, 20세 이후에는 3일에 한 번, 30세 이후에는 10일에 한 번, 40세 이후에는 한 달에 한 번, 50세 이후에는 3개월에 한 번, 60세에는 7개월에 한 번만 하고 이후에는 멈춰야 한다는 고금의통(古今醫統)의 구절을 실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천식, 자폐증, 치매, 알레르기, 크론병, 비만, 당뇨병 등 수많은 만성질환이 장내 유익균의 실종에서 오므로 김치, 프로바이오틱스, 요구르트, 절이고 발효한 생선·고기·달걀·채소·과일 등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라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한의대 학생들에게 예방의학을 가르쳤다. 경희대와 서울대에서 각각 한의학과 보건학을 배우고 예방한의학의 기틀을 다졌고 학회장도 역임했다. 예방의학을 비롯해 독성학, 양생학 관련 논문·교과서·대중서 등이 200권을 넘는다.

 

푸른솔 간, 208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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