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셀이 개발 중인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가 동물실험 결과 2차 투여 후 췌장암 세포가 100% 사멸하는 완전관해(CR)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13일 온라인 기업설명회에서 미국 진출 방안과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기업설명회는 코로나19(우한 폐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비대면 보고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기관 및 일반 투자자가 참여했다. GC녹십자셀의 미국 진출 전략은 개발 중인 CAR-T 치료제의 미국 내 임상 진입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이뮨셀엘씨주’의 미국 시판 허가 추진 등 투트랙으로 운용된다.
첫번째 트랙으로 개발 중인 CAR-T세포 치료제를 2021년 하반기 미국에서 임상 1상에 진입시킬 예정이다. 현재 메소텔린(Mesothelin)을 타깃으로 하는 고형암 대상 치료제(MSLN-CAR-T세포)가 연구되고 있다. 췌장에 암을 이식한 동소이식 췌장암 마우스 모델에 복강주사와 정맥주사로 MSLN-CAR-T세포를 투여할 결과 대조군은 모두 췌장암이 커졌지만, MSLN-CAR-T세포 1차 투여 후 암 크기가 80~90% 감소하는 항암효과를 보였고, 2차 투여 후 완전관해(CR)를 나타냈다.
반면 메소텔린이 발현하지 않는 동소이식 췌장암 마우스모델에서는 MSLN-CAR-T세포를 2회 투여해도 음성대조군과 동일하게 췌장암 세포가 커지는 것이 관찰됐다. 이것은 MSLN-CAR-T세포가 메소텔린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해 췌장암에 대해 항암효과를 나타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CAR-T치료제가 고형암에서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인 항원 특이성 문제였다. MSLN-CAR-T세포는 완전관해를 통해 메소텔린만 특이적으로 타깃한 것을 증명했다.
고형암 CAR-T치료제 개발의 어려움 중 하나는 T세포가 종양 부위로 이동해 침투하는 것인데 혈액암과 달리 고형암에서는 종양 주변 섬유조직과 종양미세환경에 의해 침투가 어려웠다.
GC녹십자셀의 MSLN-CAR-T세포는 일반적인 피하이식모델이 아닌 동소이식모델에서 복강주사와 정맥주사 모두 항암 효과를 확인, MSLN-CAR-T세포가 종양 부위로의 이동과 침투에 성공해 췌장암 세포에 효과적으로 작용함을 증명했다. 실험 12주가 지나도 100% 항암활성을 유지, 지속성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에서 혈액암 관련 CAR-T치료제 2건이 허가돼 판매 중이지만, 고형암 분야에선 성과가 미진했다. GC녹십자셀은 MSLN-CAR-T가 미국 시장으로 바로 진출하는데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 임상 1상부터 미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같은 전략을 세우고 미국 진출을 위해 올해 초 캘리포니아주에 미국법인 노바셀을 설립했으며, 북·남미 및 유럽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한 파트너사를 통해 기술수출이나 판권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트랙으로는 국내에서 시행한 3상 임상시험 데이터와 지난 10년간 5000명 이상에게 투여돼 안전성이 입증된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간과 투자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2018년 이뮨셀엘씨주는 간암, 췌장암, 교모세포종에 대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다. 이를 활용해 미국 정부 지원을 받고 적응증도 치료제가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뮨셀엘씨주는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임상시험 결과 논문이 발표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매출이 급증해 2019년 연매출 342억원을 올렸다.
GC녹십자셀 이득주 대표는 “GC녹십자셀은 이뮨셀엘씨주와 MSLN-CAR-T의 두가지 전략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해 K-바이오의 위상을 알리고 세계적인 종합 면역항암제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