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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대남병원 정신과병동서 무더기 신종 코로나 확진자 … 정신과의사회 “취약계층 환자 많고 수가 낮은 탓”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2-28 17:39:34
  • 수정 2020-03-09 2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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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회 차단 & 환자와 소통 어렵고 저수가에 영양실조도 불가피 … 자성없이 의료시스템 문제라며 책임 회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28일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경북 청도 대남요양병원에서 사망한 정신질환 환자 등과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사회는 “정신의료기관의 환자들은 감염성 질환에 있어서도 취약계층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한 치료환경을 위한 정부와 보건당국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조치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성명서는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책임에 대한 진정한 사과보다는 면회 등을 허용해야 하는 정신병동 운영 실태, 낮은 정신건강의학과 수가, 취약계층이 많은 환자 구성, 환자와의 소통상 어려움,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환자의 영양실조·면역력부족·방역차단 누수 등을 호소하며 보건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과 의사에 대한 추가 규제나 처벌 등을 하지 말고 국민을 잘 설득해 의사들이 비난받지 않게 해달라는 뉘앙스를 풍겨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19일 이 병원에서 국내 첫번째 사망자가 나왔고 이날까지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신과 폐쇄병동을 포함해 내과·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등이 230병상을 운영하며 이날 현재 노인 요양 환자 100여명을 입원 치료하는 이 병원에서 나온 사망 환자는 국내 첫 원내감염 사망이기도 해 허술한 병원 방역체계가 문제가 됐다. 사망자 6명을 포함해 102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곳 폐쇄병동에 어떻게 바이러스가 퍼졌는지, 감염 경로가 의문시돼왔다. 

이 병원은 청도군으로부터 위탁받아 노인 전문 병동을 운영하면서 뇌졸중, 노인성질환부터 말기 암환자가까지 치료했다. 신종 코로나 슈퍼전파자로 간주되는 31번 환자는 대구 신천지교회 교인으로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이곳에서 치러진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 씨 친형의 3일장 조문에 참석했다. 처음에는 교인들이 장례식 참석을 부인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31번 환자를 포함해 170여명이 장례식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애초 병원 종사자나 다른 외부인을 통해 입원 환자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지만 정신 병동 입원 환자들도 최소 25차례 외부와 접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병동 폐쇄병동 환자들이 지난 1월 22일부터 이달 13일 사이에 8차례 외박과 5차례 외부 진료, 12차례 면회 등을 했다는 기록을 경찰이 확인했다. 대남병원은 또 이만희 씨 친형이 사망하기 직전인 1월 27일부터 31일까지 이곳 응급실에서 치료받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신과의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한민국 첫 사망자는 정신건강의학과 보호병동에 입원해 있던 조현병 환자였다. 여러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서 옮는 전염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외부와 접촉이 거의 없던 환자들이 사망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은 정신질환자들을 단순히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받고 앞으로를 위해 재활을 도모해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자들이 정신적인 건강 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까지 위협받는 일이 흔하다”고 맥락이 닿지 않는 사태에 관한 진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4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정신과 환자가 취약계층인데다 현실검증력이 떨어지고 증상에 대한 소통이 어려운 만큼 만성질환동반, 영양실조, 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며,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따라서 감염전문가를 파견해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과의 협진을 통해 사망자가 더 늘어나는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청도대남병원의 감염 예방 노력을 정부가 국민에게 잘 알려 소통해달라고 요구했다. 셋째,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병동의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가는 결국 환자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수가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또 그래야만 환자들의 신체적 건강 및 영양상태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넷째, 입원 환자에 대한 감염예방을 위한 관리수칙을 정해주고 코로나19 유행이 끝날 때까지 재원 환자의 면회 및 외출을 제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정신과의사회 성명서를 접한 한 시민(52)은 “의사들이 폐쇄병동 운영에 불결함과 영양실조로 인한 면역력 저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대남병원 사건으로 입을 수 있는 책임 추궁·처벌·사회적 비난을 면하기 위한 기색이 역력해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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