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심방세동 진단을 받았더라도 금연을 하면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심방세동은 혈액을 몸으로 보내주는 심장 속 심방 부위에 문제가 생겨 심장의 규칙적인 수축이 이뤄지지 않아 가늘게 떨리는 질환이다. 체내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피로감, 호흡곤란, 흉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심방세동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 중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등 심각한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높다. 하지만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흡연자가 금연할 경우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발표된 적이 없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심방세동 진단 후 흡연 습관 변화와 심뇌혈관질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이오메드센트럴(BioMed Central)’이 발행하는 국제 저널 ‘BMC공중보건(BMC Public Health)’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3~2012년에 심방세동을 신규 진단받은 40세 이상 한국 남성 2372명을 분석해 심방세동 진단 후 금연하면 지속적으로 흡연한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35% 감소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심뇌혈관질환 중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도는 금연할 때 각각 41%와 25% 떨어졌다.
논문의 공동 1저자인 장주영 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의 흡연 습관 변화가 추후 심뇌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분석했다”며 “향후 심방세동 국제진료지침 개정 시 금연을 강력히 권고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인 심방세동 환자에게 금연이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