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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간질간질, 알레르기 결막염의 약물치료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2-07 15:10:32
  • 수정 2021-06-22 14: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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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히스타민제로 증상 빠르게 완화하고 비만세포안정제로 염증유발물질 분비 억제
알레르기 결막염 치료제인 부광약품 ‘아젭틴정’(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앨러간의 ‘라스타카프트점안액’, 삼천당제약 ‘크리벤트점안액’, 한미약품 ‘알러콘점안액’

1990년대까지만 해도 봄철에나 눈이 가렵고 자주 충혈되는 알레르기결막염 환자가 나왔는데 지금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탁한 실내공기 등으로 연중화되는 현상을 보인다. 봄철의 미세먼지·황사·알레르기항원(꽃가루) 등 트리플 자극원은 결막염 환자를 폭증시키는 주범으로 각인돼 있다. 

결막은 눈꺼풀의 내측 흰자위를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층으로 이곳에 발생하는 발적과 염증이 결막염이다. 결막염은 대개 한쪽 눈에서 시작해 수 시간 내 양쪽 눈으로 번지게 되며 소양감, 눈물, 충혈, 부종, 점착성 피막 형성 등으로 심화된다.


김창국 에스안과 원장(경기도 안산시)은 “결막염은 평상시 생기는 노란 눈곱보다는 끈적거리고 투명한 분비물이 생기는 게 특징”이라며 “결막염은 재발 가능성이 높고 만성화돼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에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막은 안구조직 중에서 가장 혈관이 풍부하고 면역학적으로 매우 활성화된 점막 조직이다. 건강한 결막 조직에는 상피세포 사이 간 밀착 연접이 존재해 알레르기 항원의 침투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알레르기결막염이 생기면 상피 방어기전이 무너지고 알레르기항원이 침투한다. 이어 결막과 접촉해 과민반응을 유발하면서 발생한다. 항원 물질은 꽃가루·먼지·동물 인설·집먼지진드기·곰팡이·풀·음식물·비누·화장품 등으로 다양하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원인 및 증세에 따라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Seasonal Allergic Conjunctivits, SAC) △아토피 각결막염(Atopic Keratoconjunctivitis, AKC) △거대유두결막염(Giant Papillary Conjunctivitis, GKC) 등으로 구분된다.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은 공기 중의 꽃가루·먼지·진드기 등이 항원으로 작용한다. 결막 비만세포가 자극을 받아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질환을 가진 경우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토피 각결막염은 대개 아토피피부염과 동반되며 여성보다 남성, 10대 후반부터 40~50대에서 많이 발병한다.

거대유두결막염은 상측의 눈꺼풀 결막에 발생하는 알레르기결막염의 일종으로 0.3mm 이상의 직경을 가지는 거대 눈꺼풀 결막 유두를 특징으로 한다. 상안검의 상측 눈꺼풀 결막에 지속적인 기계 자극이 가해지면 호산구 내의 탈과립이 증가해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극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하드 혹은 소프트 콘택트렌즈, 의안, 공막돌륭술(鞏膜突隆術)에 사용되는 밴드, 돌출된 녹내장 방수유출 장치 등이 있다.

알레르기결막염은 완치가 쉽지 않고 자주 재발해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항원에 대한 회피나 제거가 용이하지 않을 뿐더러 재발이 잦아 약제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종류에 따라 시력 악화와 각결막 중증 병변으로 이어지므로 원인에 따른 접근과 진단이 필요하다.

치료는 증상 완화 및 부작용 최소화에 중점을 둔다. 항원 노출을 피하는 회피요법과 약물치료로 구분된다. 알레르기 원인을 피하는 게 가장 좋지만 정확한 항원을 찾기가 어려워 대부분 증상치료에 중점을 둔다.

눈을 비비면 결막 염증이 악화되므로 간지러워도 비비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각막의 손상으로 인한 각막염과 혼탁 및 원추각막(각막이 얇아지면서 전면부로 솟아오르는 질환)이 나타나 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혈관 수축 및 부기 감소를 위해 냉찜질을 하고, 안과에서 처방 받은 안약이나 약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결막염의 약물치료에는 비만세포안정화제·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 점안제 등이 사용된다. 비만세포안정제는 결막염 예방과 진행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약은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비만세포의 막을 안정화해 염증유발물질의 분비를 억제한다.


 항히스타민제처럼 증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장기 증상 조절 효과가 있다. 점안액 형태로 투여되며 한림제약 ‘클레신점안액’(성분명 크로모글리크산나트륨), 삼천당제약 ‘크리벤트점안액’(크로모글리크산나트륨), 태준제약 ‘알레기살점안액’(페미로라스트칼륨) 등이 대표적이다.

항히스타민제는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치료약물로 가려움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아 가려움증·충혈·부종 등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한다.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이 줄어들며 발달해왔는데 크게 1세대, 2세대로 나눈다. 1980년대 이후에 개발된 2세대 약품 중 진보된 것을 3세대(2.5세대)로 분류하기도 하나 큰 의미는 없다. 대체적으로 졸음, 현기증 같은 부작용이 적을수록 알레르기증상을 억제하는 고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띤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결막염을 유발·악화시키는 장본인이다. 결막에는 호중구·비만세포·대식세포 등 각종 면역세포가 존재한다. 히스타민은 주로 비만세포에서 분비되지만 호중구나 대식세포도 히스타민을 분비할 수 있다. 이렇게 분비된 히스타민은 G단백질수용체(G protein-coupled receptor, GPCR)와 결합해 알레르기 항원이 유발하는 결막 염증반응에 관여한다.

히스타민의 수용체는 H1·H2·H3·H4가 있다. 히스타민은 결막의 감각신경 말단 부위에 존재하는 H1 수용체에 작용, 알레르기 결막염의 주증상인 가려움을 유발한다. 


H1,H2 수용체는 결막 혈관을 확장하고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켜 결막의 충혈이나 부종 등 알레르기 결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H4 수용체는 비만세포, 호산구 및 T림프구를 염증 부위에 밀집되게 하고 알레르기결막염의 면역병리 반응을 증폭시킨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동시에 항히스타민 및 비만세포 안정 작용을 하는 올로파타딘(olopatadine)·케토티펜(Ketotifen)·아젤라스틴(Azelastine) 등이다. 이들 성분은 선택적으로 H1 수용체를 차단하고 비만세포의 안정화를 유도해 히스타민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는 이중기전으로 작용한다.

올로파타딘은 0.2% 고농도 제제가 흔히 사용되고 1일 1회 점안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치료제로도 쓰인다. 3세 이하 유소아에 대한 유효성과 안정성은 확립되지 않았다. 이 성분의 점안액 사용 후 시야가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운전이나 기계조작이 필요한 경우 시야가 선명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약에 포함된 벤잘코늄염화물(Benzalkonium chloride)이 안구자극을 유발하거나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변색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노바티스의 ‘파타놀점안액’(올로파타딘), 종근당 ‘올로벨라점안액’ 등이 대표적이다.

케토티펜(Ketotifen)은 알레르기결막염 외에도 경구용 기관지천식이나 다른 알레르기성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1회 1방울씩 1일 2~4회 또는 상태에 따라 적절히 점안한다. 유소아의 용법·용량은 의사의 처방에 따른다. 알콘 ‘자디텐점안액’(케토티펜), 한국노바티스 ‘자디텐정·시럽’(케토티펜) 등이 대표적이다.

아젤라스틴(Azelastine)은 6세 이하에 투여할 수 없으며 알코올 섭취에 의해 진정 작용이 증강될 수 있다. 부광약품 ‘아젭틴정’(아젤라스틴), 국제약품 ‘아이젭점안액’등이 있다.

알카프타딘(alcaftadine)는 1일 1회 점안만으로도 장시간 알레르기결막염 증상을 완화한다. H1은 물론이고 H2·H4 수용체도 차단하며 만성적인 알레르기반응을 억제하는 광범위한 효과를 나타낸다. 결막 혈관 확장을 억제하며 신경 말단에도 작용해 증상을 완화하고 염증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 비만세포를 안정화하는 효과도 있어 알레르기 항원에 의한 초기 및 말기 면역반응 억제에도 쓰인다. 한국앨러간의 ‘라스타카프트점안액’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점안제는 심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치료에 쓰인다. 거대유두결막염 등 심한 안구 표면 증상 및 손상,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장기간 쓰면 안압 상승이나 백내장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의 가이드에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

결막염 치료용 스테로이드 성분으로는 플루오로메톨론(Fluorometholone)·로테프레드놀(loteprednol)·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등이 있다. 이 중 프레드니솔론이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압 상승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로테프레드놀도 많이 쓰인다. 플루오로메톨론은 효능은 떨어지지만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태준제약 ‘플루메토론점안액’(성분명 플루오로메톨론), 삼일제약 ‘오큐메토론점안액’(플루오로메톨론), 한림제약 ‘로테프로점안현탁액’(로테프레드놀), 종근당 ‘옵티론점안액’(프레드니솔론)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점안제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 전신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눈꺼풀판 결막에 직접 주사하기도 하지만 각각 위장장애·혈당상승와 안검하수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투여에 유의해야 한다.

혈관수축 점안제는 결막부종과 소양증 완화를 위해 사용한다. 과용할 경우 점차 약물 효과가 떨어지고 더 자주 사용해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 사용을 중지하면 다시 증상이 심해지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나파졸린(naphazoline), 페닐레프린(phenylephrine) 성분이 있다. 

인공누액은 직접적으로 염증반응을 제어하지는 않지만 항원물질을 희석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이나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carboxymethyl cellulose)이 사용된다.

알레르기결막염을 예방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박종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찾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며 “꽃가루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집 먼지나 동물의 비듬 등을 없애기 위해 집을 청결히 하고, 자주 환기시키면서 이불·베개·카펫 등을 자주 세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에 따라 안약과 내복약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어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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