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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의 천연물신약 야심작 ‘KD501’ … 결국 접나?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12-07 14:02:40
  • 수정 2020-09-10 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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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료회사 이미지 벗고 한·미 FTA 파고 극복” 공언 … 신약개발 의지 부족, 정부지원 끊기자 특허권 양도
광동제약이 2007년 천연물 치매치료제로 야심차게 추진해 온 ‘KD501’의 특허권이 양도된 것으로 확인돼 개발이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동제약이 2007년 천연물 치매치료제를 개발한다며 야심차게 준비해 온 ‘KD501’의 직접 개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식품·생수사업과 기업의 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의약품보다 비의약품 부문 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해 본업보다는 부업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몸집은 키웠지만 연구개발비는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의 1.4%인 약 76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투자한 비용의 15%는 정부보조금이다.
 
광동제약의 2019년 3분기 상품별 매출액 구성비를 보면 생수 ‘삼다수’ 28.8%, ‘비타500’류(약국·소매) 12.3%, 옥수수수염차 7.6%, 우황청심원 5.9%, 면역치료제 등 주사제 7.2%, 헛개차 5.4% 순이다. 식음료가 전체 약 60%를 차지한다.
 
제약 분야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은 2017년 11월 미국 팰러틴테크놀로지스와 10년 간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여성 성욕장애 치료 신약 ‘바이리시’(성분명 브레멜라노타이드, Bremelanotide)’가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아 국내 임상시험 등 발매를 준비하는 점이다. 국내엔 2020년 시판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고 거창하게 공언하며 개발해 온 KD501은 요즘 신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되기 위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의계 관계자에 따르면 KD501의 인체적용시험이 전북 익산의 모 한방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KD501 특허는 전직 광동제약 임원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KD501 관련 특허인 ‘현삼 추출물 및 아미노산 조합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인지기능 장애 관련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출원번호: 10-2007-0080255)의 권리자는 2017년 9월 25일자로 광동제약에서 안주훈 전 광동제약 의약품개발본부장으로 바뀌어 있다.
 
앞서 정부는 2017년 4월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을 통해 천연물신약 관련 문구나 조항을 삭제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에서 따로 정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천연물신약은 화학합성 신약이나 바이오신약에 비해 높은 약가를 책정받기도 힘들어졌고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는 문호도 좁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물신약은 (화학신약에 비해) 예상치 못한 안전성 이슈가 튀어나오거나 임상 기대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질 확률이 적은 데도 광동제약이 특허권을 양도한 것은 정부 정책변화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의약품 심사규정에서 ‘천연물신약’을 삭제하고 약가도 신약이 아닌 자료제출의약품 수준으로 낮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광동제약을 비롯한 많은 제약사들이 개발 의지를 상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한 천연물의약품이 신약과 비슷한 약가를 받지 못하면 투자비 회수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2018년 4월 광동에서 퇴사해 바이오제네틱스(옛 유니더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5월 경남제약을 인수해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인체적용시험은 경남제약과 전남대가 주도해 이뤄지고 있고 광동제약도 손을 보탰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천연물 유래 물질인 만큼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따라 광동-경남 간 공동 마케팅 등이 가능할 수도 있다.
 
KD501은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광동제약, 김영중 서울대 약대 교수팀, 천연물 전문기업 엘컴사이언스가 공동으로 개발해 2007년 8월 특허출원한 천연물 신약후보물질이다. 만성 인후염에 효과가 있는 현삼(玄蔘)이 원료다. 현삼은 뇌신경세포 보호 활성, 항염증, 항산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 저해 작용 등 복합적 약리기전으로 신경 손상을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AChE는 대뇌의 아세틸콜린(Ach)를 분해하는 효소로 Ach가 감소하면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단일 생약 추출물로 치매동물 모델을 이용한 효능평가 결과, 기존 발매 제품에 비해 높은 기억력 개선효과를 보였다. 안전성 시험에서도 생약 유래 추출물로 독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기존의 합성화합물보다 오심, 구토, 위장장애 등 부작용이 덜했다.
 
2007년 7월 광동은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임상 2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당시 회사 측은 “합성화합물로 만든 기존 치매 치료제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덜한 신약을 개발할 것”이라며 “KD501의 임상 진입은 한방제제 전문기업인 광동제약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창 제약업체가 아닌 ‘음료업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라 이를 면할 탈출구로 여겨졌다. 그러나 KD501은 사유가 공개되지 않은 채 2012년 개발이 중단됐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내부 판단에 따라 보류한 상태”라고만 답변했다.
 
야심찬 천연물신약으로 개발됐던 KD501이 그나마 건강기능식품으로 빛을 볼지, 안타까운 옛 추억으로 남을지 경남제약과 광동제약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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