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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패밀리 억제 항암제, 족보 훑기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1-15 14:48:38
  • 수정 2021-09-18 01: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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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방암·폐암·대장암 등에 주로 사용 … 무진행생존기간 기대에 미흡, 쉬운 내성발현 등 단점

표피성장인자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EGFR)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신약은 2000년 이후 계속 쏟아지고 있다. 치료하는 암종이나 기전의 다양성으로 항암 신약 족보에서 가장 많은 식구를 거느리고 있다.
 
EGFR은 암세포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막에 연접한 단백질이다. ErbB-1, HER1으로도 불린다. EGFR 패밀리는 EGFR(ErbB-1, HER1) , HER 2/neu(ErbB-2), Her 3(ErbB-3), Her 4(ErbB-4) 등 
4종류의 서브패밀리(subfamily, 亞科)로 구성된다. 이들 수용체는 그 자체가 인산화효소로서 세포표면에 붙어 있다가 리간드인 표피성장인자(EGF) 및 전환성장인자α(transforming growth factor-α, TGF-α) 등과 결합하면서 활성화된다.
 
EGFR이 EGF 등과 결합하면 티로신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TK)가 활성화된다. EGFR 단백질 C-말단의 티로신 잔기 부위에 TK가 작용한 결과로 ATP가 ADP로 전환되면서 얻어진 인산(PO4)이 암 신호전달물질과 결합하면(인산화 과정) 암 발생 신호 경로가 열려 발암이 촉진된다. EGFR이 적정하게 활성화되면 세포의 성장이나 상처 수복, 신경활동에 이롭게 작용하지만 과도하게 스위치 ‘온’ 상태가 되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
 
EGFR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면 발암 기전이 항상 활성화된 상태로 유지되거나 발현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세포가 계속 증식한다. 대장암, 폐선암, 유방암, 신장암, 간암, 교모세포종, 두경부암 등 고형종양에서 EGFR이 과다 발현돼 암의 성장과 진행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변이로 인한 EGFR 과발현은 폐선암 환자의 40%, 항문암·교모세포종의 각 50%, 두경부상피암의 80% 이상에서 관찰된다.
 
또, EGFR의 활성화는 혈관생성(angiogenesis)을 유도하는 주원인인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를 자극한다. 고형종양은 혈액을 통해 제공되는 영양분 없이 자랄 수 없기 때문에 혈관생성은 종양 진행에 큰 역할을 한다.
 
EGFR 신호를 차단하거나 세포 내부의 티로신인산화효소 활성을 억제하고자 하는 시도가 암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 EGFR억제제는 항EGFR항체와 EGFR을 결합시켜 활성화를 억제하는 맞춤형 암치료제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EGFR 활성 돌연변이 여부를 검사하는 방법은 암 조직에서 추출한 DNA를 증폭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것이다. 염기서열 분석은 과정이 복잡해 시간이 소요되고 민감도가 낮아 돌연변이 세포가 20% 이상 존재해야 검출이 가능하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real-time PCR 검사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타깃 염기서열을 검출할 수 있는 DNA 프로브(probe)를 이용하면 돌연변이 세포의 비율이 1% 미만이어도 검출이 가능하고 시간이 길게 소요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EGFR 돌연변이는 티로신인산화효소 도메인(tyrosine kinase domain)을 결정하는 엑손(exon) 유전자 내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이 exon 18~21번에서 일어난다. 백인에서는 약 10% 환자에게 나타나는데 반해 아시아인에게는 약 30%환자에게 나타난다. 주로 발견되는 돌연변이는 exon 19 deletion과 exon 21의 L858R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로 전체 EGFR 돌연변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EGFR 억제제는 기전에 따라 크게 티로신인산화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s, TKI)와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두 가지로 나뉜다.
 
티로신키나제억제제(EGFR TKI)
 
티로신키나제억제제는 세포 안에서 작용하는 소분자 약물로 EGFR에 있는 티로신인산화효소 도메인에 결합해 활성화를 멈춘다.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대표적인 약물로는 1세대로 로슈 ‘타쎄바정’(성분명 엘로티닙, Erlotinib),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정’(성분명 게피티닙, Gefitinib)가 있다. 2세대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정’(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과 퓨마바이오테크놀로지(Puma Biotechnology)의 네링크스(Nerlynx, 성분명 네라티닙, neratinib, 국내 미시판), 화이자의 ‘비짐프로’(Vizimpro, 성분명 다코미티닙, dacomitinib, 3상 진행 중, 국내 미시판) 등이 있다. 1세대는 티로신키나제(TK)를 가역적으로 억제하는 반면 2세대와 3세대는 비가역적으로 억제한다.
 
타쎄바는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비소세포암(NSCLS)과 췌장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췌장암 환자는 1차 치료제로 타쎄바와 화이자 ‘젬자주’(성분명 젬시타빈, gemcitabine)를 병용하는 게 표준요법이다. 비소세포암 환자가 타쎄바를 복용했을 때 무진행생존(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기간이 10.4~13.3개월이다. 1일 1회 150mg을 식전 최소 1시간이나 식후 최소 2시간 공복에 복용한다. 부작용으로 간수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레사는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치료제로 타쎄바보다 1년 빠른 2003년 FDA 허가를 받았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생존은 9.2~10.9개월이다. 1일 1회 250mg 경구복용한다.
세 약물의 공통된 이상반응으로 발진과 설사가 있으며 보통 별다른 치료없이도 증상이 개선된다. 드물지만 티로신억제제의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이 있다. 호흡곤란, 기침, 발열과 같은 의심되는 호흡기 증상의 악화가 나타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2세대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정’(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은 EGFR 활성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 백금 기반 화학요법 투여 중 또는 투여 후 진행되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편평조직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식전 최소 1시간이나 식후 최소 3시간에 공복 상태로 경구 복용한다. 간질성 폐질환이나 중증 간장애가 있으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
 
네라티닙은 비소세포폐암과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됐다. 정상인에게 기관지상피세포(bronchial epithelial cells, BEAS-2B)는 기관지감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HER2 변이(A775insYVMA, G776VC, G776LC, P780insGSP, V659E, G660D and S310F) 가 일어난 경우엔 과발현된다. 네라티팁은 BEAS-2B에 민감한 반면 엘로티닙은 민감성을 보이지 않는다. 네라티닙은 또 HER2-변이 비소세포폐암(H2170, Calu-3 and H1781)에 대해 증식억제 작용을 보인다. 이런 장점 등에 힘입어 쥐 동물실험에서는 폐암 억제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됐다. 최근에는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유망한 강력 폐암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네라티닙은 유방암에선 HER2가 과발현된 초기 유방암에 트라스투주맙 투여 후 보조요법제로 쓰인다. 부작용으로 설사가 유발되므로 이를 억제하는 약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2017년 7월엔 미국 FDA 허가를 받았으나 2018년 2월 유럽의약품안전청(EMA) 자문위는 네라티닙이 초기 유방암 치료후 암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 임상에서도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이고 설사 부작용이 심하다는 이유로 승인 반대 권고를 내렸다.
 
네라티닙은 네라티닙+카레시타빈(capecitabine, 로슈 젤로다) 대 라파티닙(lapatinib, 노바티스의 타이커브)+카페시타빈 병용요법 비교를 통해 유방암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0)에 발표된 NALA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에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 로슈 허셉틴주), 퍼투주맙(pertuzumab 로슈 퍼제타주), T-DM1(trastuzumab emtansin, 로슈 캐싸일라주) 등으로 치료받았으나 TKI제제로는 치료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총 621명 중 네라티닙 병용군 307명, 라파티팁 병용군 314명)에서 질병통제율(DCR, CBR)은 45% 대 36%로 네라티닙이 우위를 보였다. 새로 발견된 부작용은 없었으며 부작용으로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10.9% 대 14.5%로 네라티닙이 더 안전했다. 네라티닙 병용군은 질병진행위험(risk of disease progression)이 24% 감소했다.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유의미하게 줄었다. 반응지속기간도 네라티닙이 라파티닙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다코미티닙은 2018년에 미국에서, 2019년 일본과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3세대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 클로비스온콜로지(Clovis Oncology)의 로실레티닙(Rociletinib), 노바티스의 나자리티닙(Nazartinib, 개발코드명 EGF816) 등이 있다.
 
타쎄바는 복용 초기엔 환자들이 잘 반응하지만 1년 정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환자의 60%에서 종양의 크기가 커지거나 전이가 일어나는 등 암이 더 진행됐다. 이는 추가적으로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로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타그리소다.
 
3세대인 타그리소는 2017년 FDA의 승인을 얻었다.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암 중 EGFR T790M 돌연변이가 나타난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FLAURA 임상 연구에 따르면, 오시머티닙은 EGFR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8.9개월이었다. 대조군 대비 8.7개월 늘린 수치다. 1일 1회 80mg을 일정한 시간에 식사와 상관 없이 복용한다. 부작용으로는 드물지만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심장의 기능이 의심되는 QT 간격연장이 있다.
 
클로비스의 로실레티닙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2016년 임상 2상 상태에서 중단됐다. 노바티스의 나자리티닙은 타쎄바 및 이레사와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효과를 비교 검증하는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도 3세대 TKI제제로 ‘HM61713’(제품명 올리타)를 개발 2015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7억3000만달러(8536억원)에 이르는 판권 수출에 성공했지만 1년여 만에 2016년 11월 판권을 반납받고 계약을 종료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경쟁 제품의 잇따른 출시로 시장성이 낮아졌음을 표면적인 사유로 설명했다.
 
폐암을 적응증으로 하지 않는 티로신키나제 억제제로는 노바티스 ‘타이커브정’(Tykerb, 성분명 라파티닙, lapatinib), 젠자임 ‘카프렐사정’(Caprelsa, 성분명 반데타닙, vandetanib) 등이 있다. 모두 1세대 TKI 제제다.
 
타이커브는 EGFR(HER1)과 HER2에 있는 티로신활성화효소(TK)를 억제한다. HER2과 과발현돼 안트라사이클린계 약물, 탁산계 약물, 트라스투주맙 등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 카페시타빈과 병용 투여한다. 또는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음성이고 HER2가 과발현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 이전에 트라스투주맙과 화학요법의 병용 투여를 받고 진행된 환자가 트라스투주맙과 병용 투여할 경우,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고 HER2가 과발현된 전이성 유방암 폐경 후 여성 환자로 화학요법이 계획되지 않은 경우 아로마타제 저해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에 급여가 인정된다.
 
카프렐사는 2011년 미국 FDA와 2013년 국내에서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수질암(metastatic medullary thyroid cancer) 치료제로 승인됐다. PDGFR, VEGFR, KIT, Fms related tyrosine kinase (FLT3), FGFR1, CSF-1R, RET 수용체를 통해 PI3K/AKT/mTOR 경로, RAS/MAPK/MAPKK 경로, PKCs 경로가 활성화돼 암세포 및 혈관내피세포에서 암세포 성장, 신생혈관 형성이 유도되는 것을 억제한다.
 
주요 EGFR억제제의 2017~2018년 국내 매출액 증감 추이(단위: 억원, %, 자료: 아이큐비아)
단일클론항체억제제
 
단일클론항체는 세포막 표면에서 작용해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 티로신인산화억제제와 구별되지만 EGF가 EGFR과 결합하는 것을 방지해 세포분열을 막는 기전은 동일하다. 대표적인 약물에는 독일 머크 ‘얼비툭스주’(성분명 세툭시맙, cetuximab) 등이 있다.
 
얼비툭스는 2004년 FDA 허가를 받아 전이성 대장암, 비소세포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두경부암의 경우 방사선치료와 병행해야 하며, 단일치료제로 사용되는 경우는 이전에 두경부 편평세포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재발한 경우 혹은 피부 편평세포암 치료이다. 첫 투여 시 400mg/㎡(체표면적), 이후에는 매주 250mg/㎡을 투여한다.
 
암젠의 ‘벡티빅스주’(Vectibix, 성분명 파니투무맙, panitumumab)는 RAS 정상형(wild type)인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서 FOLFOX와 병용요법 △Fluoropyrimidine 기반 항암화학요법(irinotecan 제외)으로 1차 치료를 받은 후 2차 치료제로서 FOLFIRI와의 병용요법 △Fluoropyrimidine, oxaliplatin, irinotecan 등을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처방되고 있다.
 
국내에 시판되지 않은 ‘Portrazza’(성분명 넥시투무맙, necitumumab)은 유전자재조합 IgG1 단일클론항체로서 EGFR과 결합해 차단한다. FDA는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 폐암에 걸려 겜시타빈과 시스플라틴 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쓰도록 허가했다. 비편평 비소세포 폐암에서는 역효과를 낸다.
 
EGFR 치료법에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무진행생존기간이 오시머티닙을 제외하고는 1년을 훌쩍 뛰어 넘는 치료제가 별로 없다. 그렇다보니 단독으로 쓰는 경우가 드물고 기존 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쓰는 경우가 다수다. 다양한 유전자 변이 패턴에 맞게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해줄 수 있는 검사기법도 미비한 상태다. 따라서 MSI-H(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같은 검사지표를 추가해 환자 상태와 약물 간 적합도를 높이는 등 보완 노력이 필요하다.
 
또 EGFR 돌연변이에 대한 내성이 쉽게 생긴다. 3세대 EGFR-TKI 제제인 오시머티닙이 T790M 변이를 표적하는데 이를 제외한 MET, HER2, PI3K 변이 등에 대해선 이미 1세대 또는 2세대 EGFR-TKI 제제에서 내성이 생겼다. 오시머티닙에 내성이 생기거나 효과가 없는 경우 차선책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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