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 아주대 교수 참여 국제연구팀 분석 …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보다 심근경색·뇌졸중 17% 감소
국내 의료진이 참여한 전세계 최대 규모의 고혈압 약제 연구에서 ‘티아지드계 이뇨제(Thiazides diuretics)’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유승찬 아주대 의대 의료정보학과 교수와 마크 슈챠드(Marc A Suchard)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생물통계학 교수 등 11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고혈압에 대한 1차 치료제 중 타아지드계 이뇨제의 효과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보다 우월함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대규모 고혈압 일차치료제 비교 연구팀(LEGEND-HTN, large-scale evidence generation and evaluation across a network of databases for hypertension)은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1차치료제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세계 9개 국가 공통 데이터모델 중 약 500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차치료제로 사용된 55가지 고혈압 약제의 효과 및 부작용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티아지드계 이뇨제는 ACEi보다 심근경색, 심부전에 의한 입원, 뇌졸중 발생 위험이 16~17%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칼슘통로차단제(CCB), 티아지드계이뇨제(THZ), 베타차단제(BB)를 1차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혈압 약제를 서로 비교한 임상시험은 40여개에 불과하다. 가장 규모가 컸던 ALLHAT 시험의 경우 20년 전인 1994~1998년에 이뤄졌다. 이로 인해 고혈압 환자가 처음 질병을 진단받고 어떤 약제를 선택할 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유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고혈압 1차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세계 의료진이 참여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라는 점에서 향후 고혈압 치료의 주요 지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국내 환자만 1100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라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오딧세이(OHDSI, 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 네트워크 연구자들이 참여함으로써 대규모로 진행될 수 있었다. 오딧세이는 전세계 200개 이상 기관이 참여하는 비영리 국제 연구 컨소시엄이다. 병원이 각자 보유한 전자의무기록 자료를 공통 데이터모델로 익명화 및 표준화한 뒤 공유함으로써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전세계 기관간 공동연구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산형바이오헬스빅데이터 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대규모 고혈압 일차치료제 비교 연구’(Comprehensive comparative effectiveness and safety of first-line antihypertensive drug classes: a systematic, multinational, large-scale analysis)라는 제목으로 저명 국제학술지 ‘란셋’(Lancet, IF=59)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