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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택한 화이자, 특허만료·제네릭은 업존법인에서 집중 관리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10-20 19:19:00
  • 수정 2021-06-02 18: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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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제네릭과 치열한 경쟁서 이기려는 고육지책 … 글로벌 본사도 업존사업부와 제네릭 전문사 마일란 합병으로 조직 개편 앞둬
화이자(왼쪽)와 업존 로고
국내 다국적제약사 매출 1위 기업인 한국화이자제약이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만을 별도 영업하는 한국화이자업존이란 자매회사를 만들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산 제네릭(복제약)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화이자 본사가 거대 제네릭 회사인 ‘마일란’ 인수를 계기로 사업구조가 다시 재편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5월 27일부터 한국화이자제약(대표이사 오동욱)과 한국화이자업존(대표이사 이혜영)으로 법인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기존 한국화이자제약에 속해 있던 업존(Upjohn)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만들었다.
 
업존은 화이자가 M&A를 통해 흡수한 다국적제약사 이름에서 유래했다. 2002년 화이자가 이 회사를 인수할 당시 사명은 ‘파마시아(Pharmacia)’로 원래 이름은 ‘파마시아 & 업존(Pharmacia & Upjohn)’이었다. 1995년 스웨덴 파마시아와 미국 업존이 합병해 탄생했다. 화이자에 인수되기 전 파마시아업존은 1999년 ‘몬산토’의 제약 부문을 인수하면서 긴 사명을 줄여 파마시아로 변경했다. 한편 바이엘은 몬산토의 종자·농약 부문을 2016년 9월 74조원에 인수키로 했고 2018년 6월 7조원이 줄어든 67조원에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화이자는 글로벌 파마시아 인수로 단번에 연간 매출 480억달러, 연구개발(R&D) 예산이 70억달러를 넘는 세계 최대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당시 파마시아가 개발해 화이자에 권리를 넘긴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 Celecoxib)’는 위장장애가 없는 소염진통제 겸 관절염치료제로서 대표적 스테디셀러 의약품으로 지금도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화이자업존 관계자는 “글로벌 화이자는 업존이 표방했던 혁신적 창업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업존이란 이름을 버리지 않고 사업부 명칭으로 계속 사용해왔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쎄레브렉스, 고지혈증치료제인 ‘리피토’, 고혈압약 ‘노바스크, 신경병증치료제 ‘리리카’ 등 주력 제품의 특허가 잇따라 종료되고 앞으로도 몇가지 스타제품이 특허만료 시점에 이르면서 다가오면서 고부가가치 창출 동력으로 수명은 다했지만 여전히 적잖은 매출을 내고 있는 제네릭 제품을 집중 관리하기 위해 미국 본부와 일부 국가에서는 업존 사업부에서,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별도 업존 법인으로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화이자 본사는 올해 회계년도부터 혁신신약·백신·바이오시밀러 등 특허유효제품을 다루는 ‘화이자 바이오파마슈티컬’, 오리지널 중 특허만료제품과 제네릭 제품을 취급하는 ‘업존’,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컨슈머헬스케어’로 재편했다. 본사 내 3개 사업부는 사실상 별도회사 형태로 유지된다. 지난 6월엔 어레이바이오파마를 114억달러(약 13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파이프라인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알버트 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매출확대를 극대화하고 특허만료에 따른 사업정체가 예상되는 2025년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 국가의 도시화와 중산층 성장이 오리지널 의약품뿐만 아니라 제네릭 제품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수요 확대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략적 분석이 사업부 재편의 근거다. 지난 1월 8년 만에 최고경영자를 교체한 뒤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이자의 법인 분리는 화이자 본사의 사업부문을 재편과 맞물려 실시됐다. 화이자 본사가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에 비해 유럽 여러나라에선 한국처럼 특허만료 및 제네릭 의약품 관련 법인을 별도 분리해놓은 곳이 많은 상황이다.
 
한국 상황에서 법인 분리를 통해 특허만료 의약품에 대한 마케팅 집중도를 높여 오리지널 의약품으로서 가치를 극대화하고 국산 제네릭에 시장점유율을 내주지 않겠다는 목표로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리피토의 경우 특허가 만료됐음에도 지난해 1626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제네릭 출시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노바스크(569억원), 리리카(566억원), 쎄레브렉스(369억원) 등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기타 특허 만료 의약품을 합하면 4000억원 규모다. 이같은 매출이 한국화이자업존에 편입된다면 지난해 한국화이자제약(법인분리 전) 전체 매출인 약 7344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법인 분리로 단일회사별 매출액에선 한국화이자제약(법인분리 후)은 1위 자리를 내놓게 됐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이 어떤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한국화이자업존 관계자는 “화이자업존 법인 분리 후 내부 정비가 이뤄지는 중으로 법인이 분리돼 매출이 따로 집계되는 것은 맞지만 의약품 수입 경로는 한국화이자가 통합해 담당하기 때문에 두 회사 간 매출이 어떻게 분리될지 알 수 없다“며 “올해가 지나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본사 내 업존사업부는 특허만료 의약품 외에 제네릭 의약품 사업을 추가해 향후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12조원 규모의 제네릭 전문 제약사 마일란(Mylan)을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하고 2020년 중 합병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마일란은 중추신경계, 마취통증, 감염병, 심혈관계 등 영역에서 제네릭·바이오시밀러·일반의약품(OTC) 등 7500개 이상 품목을 보유한 대형 제약사다. 지난해 114억달러의 매출로 전세계 27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신약 등의 매출이 기대에 못미치며 전년 대비 매출이 5억달러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글로벌 제약업계는 마일란의 넓은 포트폴리오·파이프라인, 화이자의 영업인프라·시장전문성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업존 사업부문 및 마일란 매출을 통합하면 2020년 예상매출액이 190억~20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이스라엘 제네릭 중심 제약사 테바의 매출 189억달러(세계 16위)에 버금가는 액수다.
 
아직 새 법인명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통합법인장은 화이자 업존사업부를 이끌어온 마이클 고틀러(Michael Goettler)가 맡는다. 마일란의 로버트 코어리(Robert J. Coury) 의장과 라지브 말릭(Rajiv Malik) 회장은 각각 이사회 의장과 회장직을 수행한다.
 
이에 따른 한국화이자업존의 사업영역 변화도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한국화이자업존 보유 제품의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내년에 본사 업존사업부와 마일란 간 인수합병 절차가 진행되면 그에 맞춰 한국화이자업존도 재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한국화이자가 서울 회현동 사옥을 매각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매각 예상가는 966억~1208억원으로 추산됐다. 한국화이자는 공장 폐쇄와 맞물려 옛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사옥 겸 공장을 팔고 2006년 6월 580억원에 현 사옥을 매입했다. 이에 대해 화이자 관계자는 “매년 연례적으로 회사 자산평가 차원에서 부동산 가치를 재산정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얘기”라며 “뚜렷하게 매각할 요인이나 의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현 수익이 배에 가깝고 부동산 경기도 인구고령화 영향으로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만큼 사실무근이라고만 단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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