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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서울아산병원, 세계 최초 폐암 오가노이드 배양 … 항암제 맞춤처방 실현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10-10 17:24:38
  • 수정 2020-09-16 21: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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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암세포 3차원 입체배양해 실제 세포와 동등성 확인 … 환자에게 항암제 투여전 오가노이드로 적합성 판정
장세진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왼쪽)와 김민서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내 의생명연구소 박사
실험용 쥐에서 암세포를 키워 항암제를 연구하는 대신 폐암 환자들의 개인별 특성을 시험관에 그대로 재현한 ‘아바타’ 바이오칩에 여러 종류의 항암제를 적용해보고, 가장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좋은 항암제를 골라 실제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새로운 맞춤형 정밀의학 시대가 오고 있다.
 
장세진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장세진 교수, 김민서 병원 산하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내 의생명연구소 박사는 환자의 폐암세포를 배양해 개인별 특성을 그대로 재현하는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배양 기술을 확립하고,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약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전임상시험 암 모델로서 매우 유용함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정상세포는 억제하고 폐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키워 암 조직구조를 이루게 하는 오가노이드 배양기술 개발에 세계 처음으로 성공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의 편집자로부터 ‘주목할 만한 연구’에 최근 선정됐다.
 
이를 활용한 바이오칩 약물평가 플랫폼도 함께 개발돼 환자들이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항암제를 찾을 수 있게 됐고, 폐암 신약개발 과정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폐암은 암 사망 원인 중 1위인 고위험 암으로 혁신적인 항암제와 치료법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폐암은 조직학적 특성과 유전체 변이 특성이 다양해 환자마다 모두 다른 암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성을 보인다.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쥐나 토끼 같은 실험동물도 많이 소요돼 대체 플랫폼인 암 오가노이드 개발이 절실했다.
 
암 오가노이드란 환자의 조직 특성을 체외에서 재현한 암 모델로, 환자의 암 조직을 소량 채취해 생체 내 기질과 비슷한 구조에서 3차원으로 배양한 암 조직 유사체다. 배양접시 바닥에서 2차원으로 암세포를 배양하는 것과 달리 3차원으로 배양하면 암조직의 기능과 구조까지 평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폐암 조직을 소량 채취해 생체와 유사한 구조에서 3차원으로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폐암 세포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여러 성장인자들을 조합해 최적화한 배양액을 만들어 정상세포는 억제하고 암세포만 자라게 해 생체와 유사한 암 조직구조를 이루게 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배양에 성공한 환자유래 폐암 오가노이드는 모체가 되는 각 환자의 폐암 조직 유형과 일치했고, 유전체 변이 특성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배양된 환자의 폐암 조직은 살아있는 상태로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환자의 암 아바타나 다름없다. 이를 활용하면 시험관 내에서 다양한 항암제로 시험치료를 한 후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어 실험동물의 희생도 줄어들며, 신약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세진 교수는 정기석 융합의학과 교수와 함께 암 오가노이드를 빠르게 배양해 연구에 활용하는 ‘미세 유체칩 원스톱 시스템’도 개발했다.
 
암 오가노이드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려면 암세포 배양기술을 바탕으로 규격화된 암 오가노이드를 바이오칩 위에서 배양하고, 바로 항암제 평가 및 반응성 분석을 할 수 있는 키트화된 검사체계가 필요하다.
 
이 검사체계 구축을 위해 장세진 교수팀은 미세유체 생리시스템을 이용해 암 오가노이드를 바이오칩 위에 빠르게 안착하고 배양한 뒤 약물평가를 하는 미세유체칩 원스톱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장세진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독자적인 암 오가노이드 배양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병원이 보유한 국내 최대 수준의 풍부한 임상데이터와 유전체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한국형 정밀의학 모델을 선도할 것”이라며 “폐암 오가노이드 바이오뱅킹은 구축이 완료됐고, 한국인이 고위험에 속하는 대장암·위암·간암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바이오 뱅크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과 ‘바이오핵심기술사업’의 하나로 진행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F=11.878) 지난 9월호에 실렸다. 또한 미세유체칩 연구도 ‘랩 온 어 칩’(I.F=6.914)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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