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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新 명절증후군 … 중년남성 ‘화병’, 노인 ‘근감소’, 수험생 ‘집중력 저하’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9-16 16:51:23
  • 수정 2019-09-26 10: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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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50대 남성 화병, 8년새 1.5배 늘어 … 노인은 명절 후 공허감·우울증, 골다공증 악화

명절 직후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 중 하나가 명절증후군이다. 과거 명절증후군은 주부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바뀐 명절 문화 탓에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겪는 질환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남편은 아내의 눈치를 보면 비위를 맞추기 바쁘고, 자녀와 손주들을 자주 보기 힘든 노인의 근심은 늘어만 간다. 수험생은 코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새로운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는 명절증후군의 종류와 치료법에 대해 임한빛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대가족이 사라지고 가부장적인 명절 문화가 옅어지면서 40·50대 중년 남편은 ‘낀 세대’의 설움을 느낀다. 이들은 전통을 고수하는 본가 어른들과 명절 가사노동에 불만족스러워하는 아내 사이에서 눈치를 보게 된다. 양쪽의 눈치를 보며 가시방석 같은 명절을 보내다보니 상당한 정신적 압박이 받게 된다. 심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도 어렵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표출되지 않고 점점 쌓이면 신체적인 증상인 화병으로 나타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한방병원을 찾은 화병 환자 중 남성 환자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40~50대의 경우 여성 환자는 2010년 5055명에서 2018년 4131명으로 20%가량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 환자는 686명에서 1052명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화병 증상은 피로, 공황, 우울, 소화불량, 두통, 이명 등 다양하다. 증상이 지속되면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방에선 흥분 상태로 인한 불규칙한 기의 흐름을 화병의 원인으로 보고 막힌 혈을 뚫는 침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한다. 화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려면 틈틈이 시간을 내 가벼운 운동, 명상, 여가활동을 병행해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한다.

임한빛 원장은 “추석 동안 가족 간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명절 후에라도 관계를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며 “스트레스를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제대로 해소하지 않으면 피로나 두통 같은 신체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도 명절증후군을 겪는다. 노인들은 명절만 되면 자식과 손주들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가족이 북적이던 명절이 지나면 공허감과 함께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동반될 수 있다. 이는 불면증과 식욕저하로 이어져 체중과 근육을 감소시켜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급격한 근감소는 체력과 생리기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과 이로 인한 낙상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신체를 지지하는 근육과 뼈가 약해져 디스크(추간판)질환이나 관절염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보통 30대부터 근감소가 시작돼 80세 이상이 되면 전체 근육의 약 50%가 소실된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8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32%)은 근감소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5년 고령화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 근감소 유병률과 사회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증후군으로 인한 근감소를 예방하려면 충분한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단백질과 칼슘 섭취를 늘리고 걷기와 조깅 같은 유산소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허약해진 오장육부의 기능을 증진시키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한약과 침치료를 병행해 근감소 및 골다공증을 예방하도록 돕는다.

수험생도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기 쉽다. 추석이 지나고 수학능력시험이 약 두 달 남은 상황에서 4일간 이어진 연휴 분위기는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는다. 싱숭생숭한 마음이 명절 이후에도 지속돼 하루종일 피곤하고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같은 슬럼프의 주원인은 수면부족일 가능성이 높다. 연휴 기간에 늦게 자고 일어나는 패턴이 반복되면 생체시계가 흐트러져 두통, 식욕부진,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학업을 이유로 무턱대고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은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다. 1주일에 3회가량은 자전거, 속보, 산책 같은 실외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임한빛 원장은 “수능이 다가올수록 공부뿐만 아니라 건강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명절증후군은 자기관리로 대부분 극복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을 땐 가급적 빨리 전문가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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