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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약(숙취해소약) 바로 알기 … ‘우루사 한 알’이면 끝?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19-09-01 12:21:07
  • 수정 2021-08-10 19: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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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루사는 본래 담즙분비촉진·담석용해 소화제에 불과 … 몇가지 성분으로 500가지 간기능 종합개선은 어려워
전날 과음하고 다음날 오전에 으레 찾는 곳이 약국이다. 간장약인데 숙취해소제로 팔리는 약은 드링크, 캡슐, 짜마시는 약, 따서 마시는 앰플제 등 다양하다. 숙취해소제는 간기능 보호와 함께 소화불량, 식체, 구역감, 복부팽만 등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보통 간장약에 소화기 기능을 올리는 약이 추가된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간장약 일반약을 중심으로 효과와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과거에 유행한 약은 걸러내고 최신 판매 트렌드에 맞게 소개한다.
 
술은 구강과 식도에서 아주 소량, 위장에서 약 30%가량 흡수된다. 나머지는 전부 소장에서 빠르게 음식과 함께 흡수되어버린다. 흡수된 알코올은 호흡, 소변, 땀으로 10%가량이 배설되고 나머지 90%가량은 간에서 대사(산화)된다. 간에서 알코올(alcohol)이 알코올분해효소(alcohol dehydrogenase: ADH)에 의해 분해돼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라는 독성물질이 되며, 이로 인해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알데히드분해효소(aldehyde dehydrogenase ALDH)에 의해 초산(acetate)으로 분해된 후 최종적으로는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와 물로 나뉘어져 소멸된다
 
상습적 음주는 간기능 저하,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섬유증, 알코올성 간경화증을 일으키고 종국엔 급만성 췌장염, 간암까지 유발한다. 어떤 약도 이런 과정을 원천 차단할 수 없으니 금주가 우선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간장약은 간세포 보호에 초점을 맞춘다. 간기능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덜한 효과를 발휘하니 약에 의존해 ‘과음해도 괜찮겠지’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간은 물질의 흡수, 대사, 해독, 면역, 답즙형성등 500가지가 넘는 기능을 해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간이 처리하는 물질의 종류는 수천 가지가 넘고 이 중 불과 수십 종이 간에 유익할 것으로 생각돼 간장약으로 팔리고 있다.
 
간장약 중 가장 흔한 게 실리마린(silymarin) 제제다. 국화과 서양엉겅퀴꽃(Silybium marianum)의 열매에서 추출한 물질로 실리마린 외에 실리빈(silybin)이 주성분이다. 유럽에서 간질환 치료제로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일명 ‘밀크 씨슬’(milk thistle)이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부광약품의 ‘레가론’이 있다.
 
작용기전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간 보호기능과 항산화효과를 갖고 있다. 세포막을 안정시켜 세포막 투과를 조절함으로써 간 독성물질이 간세포로 유입되지 않도록 방어한다. 적혈구 용혈(균열)에 따른 간세포의 파괴도 막는다.
간내 미토콘드리아나 마이크로솜에서 이뤄지는 지질의 과산화 및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는다. 또 리보솜 RNA 합성 촉진제로서 간 실질세포의 RNA합성(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간세포 재생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에탄올(술),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사염화탄소 등 간독성이 있는 물질을 중화시킨다. 간 성상세포(stellate hepatocyte)가 근섬유아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아 간경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한다.
 
종합하면 세균, 알코올, 유해물질이 간에 들어가거나 피로와 영양결핍 등이 나타나면 간세포막이 손상되는데 이 약은 이를 방어하고 간세포를 부활시키는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벼운 간 피로회복제 정도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많이 먹으면 경미한 설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적당량 복용이 바람직하다.
 
약사가 권하기에 앞서 소비자가 먼저 찾는 간장약 중 하나가 ‘우루사’란 상품명으로 유명한 우르소데옥시콜린산(ursodeoxycholic acid: UDCA)이다. 곰 담즙의 주요 성분을 화학합성한 것이다. 우루사(일반약, UDCA 단일성분, 100mg)의 적응증은 △담즙(쓸개즙)분비 부전으로 오는 간질환 △담도·담관·담낭 질환 △만성 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소장절제 후유증 및 염증성 소장 질환으로 인한 소화불량 등의 ‘보조치료제’이다. 주 치료제가 아니다.
 
소비자가 흔히 접하는 것은 우루사 복합제 일반약이다. ‘대웅우루사연질캡슐’(UDCA 50mg, 티아민질산염 10mg ,리보플라빈5mg, 흰색병이나 흰색 종이포장)과 ‘복합우루사연질캡슐’(타우린 300mg, 인삼건조엑스 50mg, UDCA 25mg, 티아민질산염 5mg, 이노시톨 10mg, 금색병이나 금색 종이포장)으로 나뉜다. 전자는 만성 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간기능장애에 의한 육체피로·전신권태 등의 개선이 적응증이다. 하지만 UDCA가 25mg에 불과한 후자는 육체피로 개선, 자양강장, 병중·병후의 비타민 B1 보급 등 피로회복 쪽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약으로 UDCA 단일성분 200mg은 담석증,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Primary Biliary Cirrhosis: PBC)의 간기능 개선,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간기능 개선 등이 적응증이다. UDCA 단일성분 300mg은 PBC의 간기능 개선, 급격한 체중감소를 겪은 비만 환자에서의 담석예방 등의 적응증을 받았다.
 
UDCA는 원래 지방질 음식을 섭취해 분해시킬 때 필요한 담즙이 적게 나오거나, 담도가 노폐물로 막혀 있거나, 높은 콜레스테롤로 생긴 담석을 녹일 때 쓰는 약이다. 담즙 분비를 촉진하므로 소장절제 후유증 및 염증성 소장질환으로 인한 소화불량에 사용한다.

부수적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고 동시에 콜레스테롤 흡수를 저해하므로 고지혈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만성 간질환에 의한 간기능 개선으로 적응증을 받긴 했다. 주로 광고나 마케팅에 인용하는 것은 2016년 4월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practice(국제임상치료저널)’에 나온 ‘대웅우루사 연질캡슐의 간기능장애 그리고/또는 지방간을 동반한 피로 환자 대상 피로개선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Efficacy and safety of ursodeoxycholic acid composite on fatigued patients with elevated liver function and/or fatty liver: a multi-centre, randomis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 trial)에 기준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루사를 복용한 환자(78명)는 간염증지수인 ALT가 49.45에서 8주 후 10.02 내려가는 효과를 보인 반면 위약 복용자는 49.19에서 0.77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간기능 개선을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대 여론에 휩싸였고, 더욱이 이를 TV광고로 내세우는 것은 과장광고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대웅제약은 만성 간질환에서 독성 담즙산이 증가해 세포를 손상시키므로 UDCA가 담즙산 배출 촉진을 통해 세포독성을 줄여주고 간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활성산소 제거, 항산화효소 증가도 우루사의 부수적 기능으로 홍보하고 있다.
 
요컨대 해독작용의 75%를 담당하는 간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가 온다는 것이고, 피로회복에 중점을 둔 게 우루사 복합제 일반약의 마케팅 포인트다. UDCA는 담즙분비 촉진, 담석 용해가 본연의 기능인데 해당 제약사는 자꾸 간기능 저하에 따른 피로를 개선하는 쪽으로 적응증을 넓혀왔다. 담즙이 잘 나오게 해 소화를 증진시키는 성분으로 전세계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간기능 개선, 간피로 회복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담석증 치료에 쓰려면 UDCA를 한번에 100~300mg씩 하루에 1~3번 복용해야 한다. UDCA는 담도가 완전히 막혀 있거나 간염이 중증인 경우에는 투여하지 말아야 하며 심한 췌장질환, 소화성궤양, 담석증환자에게는 주의해 투여하여야 한다.
 
간장약 중에는 L-아르기닌(arginine), 베타인(betaine), 시트르산수화물 등으로 구성된 마시는 약이 꽤 많다. 대표적인 게 조아제약의 ‘헤포스’다. 인체는 신체 기능 유지와 성장을 위해 단백질을 필요로 하며 어떤 단백질이든 대사산물로 암모니아를 남기게 돼 있다. 이를 처리하는 게 간 내 요소회로(urea cycle)다. 암모니아는 시트룰린→아르기닌→오르니틴을 거치는 요소회로를 통해 상대적으로 무독한 요소(소변)로 배출된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르기닌은 이런 작용을 돕는 성분으로 보충제로서 섭취하면 간기능 개선을 도울 수 있다. 아르기닌은 또 근육의 에너지원인 크레아틴 공급, 산화질소 생성(혈압조절 면역증강 남성발기유도)에 기여한다.
 
베타인은 간기능 보호, 시력회복, 동맥경화 및 고혈압 예방 등의 기능을 가진 구기자(Goji)의 주요 성분이다. 중증 심혈관질환 상당수는 단백질 대사과정에서 생기는 독성물질인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의 혈중 농도가 높다. 베타인은 호모시스테인을 해독(항산화)하고 낮추는 작용도 갖는다. 간 내 지방축적을 억제한다. 따라서 급·만성 간질환 치료보조제 및 간 해독제로 많이 사용된다. 심혈관질환이 있고 시력저하도 보이고 간피로가 느껴지는 사람에게 권장되는 성분이다. 베타인은 중성이어서 신맛과 내용물 보전, 흡수율 향상 등을 위해 베타인염산염 형태로 첨가되기도 한다.
 
아르기닌은 요소회로에서 분해효소(argininase)에 의해 오르니틴과 요소로 분해된다. 오르니틴은 유독한 암모니아를 무독한 요소로 전환시켜 배설하는 데 일조한다. 따라서 아르기닌과 오르니틴은 간기능 저하로 생긴 암모니아성 노폐물이나 대량의 아미노산이 독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 오르니틴도 간장약에 마시는 아스파테이트와 복합된 형태(l-ornithine-l-aspartate)로 들어간다. 아스파테이트는 핵산 합성에 관여해 간세포 부활을 돕는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유유제약의 ‘간프로’를 들 수 있다.
 
시스테인(l-cysteine)과 글루타치온 환원형(glutayhione reduced, GSH)은 간 해독제로 애용되는 성분이다. 체내에서 글루탐산, 시스테인, 글리신 등 3가지 아미노산이 중합된 형태(γ-glu-cys-H-gly)로 합성된 게 글루타치온이다.
 
시스테인은 메치오닌(methionine)을 바탕으로 비타민B6의 도움을 받아 생성된다. 피부, 머리카락, 손발톱의 주요성분이다. 이 때문에 탈모방지, 피부탄력개선, 상처치유 등을 표방하는 약에 함유된다. 체내에서 합성되므로 필수아미노산은 아니지만 어린이나 노인, 대사장애, 황 흡수장애에 걸린 사람에겐 필수적이다. 황을 함유하고 있으며 유독물질을 포획하는 킬레이터(chealator)로 작용해 구리, 중금속과 결합해 배출시키는 작용도 한다. 시스테인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한 간세포, 뇌세포 파괴를 방어하고 해독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간기능과 관련 눈에 띄는 효과가 부족하고, 그나마 일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주제약 ‘엘씨500연질캡슐’은 l-cysteine만 500mg 함유한 약으로 습진·여드름의 보조치료제, 손톱·발톱·머리카락이 쉽게 갈라지는 증상의 보조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적응증으로만 보면 간장약은 아니다.
 
글루타치온은 독성물질이 소변이나 담즙으로 배설되도록 촉진하는 항산화제이자 간장보호제이다. 유해 유리기(free radical), 발암물질, 천연독성물질, 유해활성산소 등에 의한 간세포 손상을 방어한다. 환원형인 -SH(치올)기가 독성물질로 작용하는 약물(특히 항생제), 중금속을 포합해 무독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포합된 독성물질은 담즙→대변 또는 혈장→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다. 또 과산화지질, 유해활성산소, 프리라디칼 등 과산화물질을 환원시키는 항산화작용으로 세포를 보호하고 항노화 작용도 한다고 연구돼 있다. NK(자연살해)세포, 림프구 등을 활성화해 면역기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이런 작용 때문에 실제 적응증은 ‘약물중독’ 하나다. 하지만 ‘알코올중독’, ‘약물성간염’의 보조치료제로도 응용된다. 간 내 독성 제거 및 피로 회복 용도로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항산화·항노화·항염증 효과에 기대어 ‘피부미백’ 용으로도 팔린다.
 
문제는 글루타치온을 먹어도 체내에선 글루탐산, 시스테인, 글리신 등 3가지로 분해됐다가 다시 간에서 글루타치온으로 재합성되기 때문에 의미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글루타치온은 간에 풍부하게 존재하는데 간내 글루타치온 저장량이 30%만 감소해도 간세포의 기능 쇠퇴나 사망이 시작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글루타치온은 경구 복용시 체내 혈중 농도가 30%가 증가하는 선에서 그친다. 이럴 바엔 시스테인의 원료인 메치오닌을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는 견해도 나온다. 메치오닌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아스파라거스, 감자, 양파, 피망, 마늘, 호두, 당근 등이 꼽힌다.
 
이밖에 타우린(taurin)은 아미노산으로서 항산화, 피로해소, 간기능보호, 항경련, 담즙포합(결합), 탄수화물 대사, 세포막보호, 망막보호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 간과 뇌에서 메치오닌(methionine)과 시스테인(cysteine)으로부터 합성된다. 피로회복제 및 간기능보호제에 종종 들어간다.
 
비타민B군은 간이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으로 간장약에 아주 흔하게 첨가된다. 비타민B1(티아민), 비타민B2(리보플라빈), 비타민B6(피리독신), 비타민B12(시아노코발라민), 나이아신아미드(B3), 엽산, 비오틴(B7) 등이 비타민이 간 해독을 돕는 보조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간 영양물질인 콜린(choline), 이노시톨(inositol), 청량감을 더해주면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회복을 돕는 구연산(citrate) 등이 보조제 또는 첨가제로 들어간다.
 
간장약 일반약은 대체로 간기능 개선(간염증 지수 하강), 간보호, 숙취해소에 도움 등의 용도로 판매된다. 간세포를 안정화시키고, 간염증지수도 낮추지만 실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거나 소비자의 호응 저하로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해진 성분이 많다. 대표적으로 전문약인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biphenyl dimethyl carboxylate)는 간염증지수는 낮추지만 간세포 손상을 원천적으로 개선하지 못해 시판 품목이 2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이 약은 부작용으로 피부발진, 복통, 설사, 황달, 발열, 위장관 증상이 있다. 과거 전문약이던 티모나식(timonasic), 티모나식(timonasic), 우라자미드(urazamide) 등의 성분이 시판중지된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간기능은 특정 약으로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 일반약은 그 많은 유익 성분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인체에 간에 독을 주는 성분은 수없이 많고 알코올도 분해되면서 다른 물질과 결합해 한층 복합적인 방식으로 해를 가한다. 간장약에 의지하지 않되 유독물질 방어 차원에서 이론적, 경험적, 음주패턴상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생각되는 제품을 취사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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