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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대신 영상 판독’ 활기띠는 AI기반 의료기기·소프트웨어 개발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08-18 13:42:47
  • 수정 2020-09-22 15: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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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정보기기 특허출원 2배 증가 … IT 스타트업과 의료기관 협업·사용 확대 위한 정책지원 필요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뷰노가 개발한 ‘뷰노메드 본에이지’로 측정한 뼈나이 진단결과 화면
국내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개발이 활기를 띠며 혁신적 제품 개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허청이 발표한 의료기기 특허출원동향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출원된 의료기기 특허 건수는 7만6494건으로 연평균 6.82%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특허 출원 건수가 매년 1.3%씩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5배 이상 많은 수치로 향후 고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항목에선 의료정보기기와 생체계측기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건강관리·환자기록관리 관련 의료정보기기 출원은 2015년 502건에서 2018년 1037건으로 급증해 106.5%의 증가율을 보였다. 생체계측기기는 같은 기간 1211건에서 1630건으로 약 34.6% 증가했다.
 
특허청은 “의료정보기기는 의료정보가 빅데이터로서 활용성이 증가하고 스마트폰과 클라우드와 연결된 헬스케어 기술의 개발, AI 기반의 의료서비스 출현 등에 따라 의료기기 특허 출원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생체계측기기 특허 출원 증가세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ICT 기술과 융합되면서 자동화, 소형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국내 스타트업과 대기업 등 AI 기반 의료기기·의료시스템 품목허가와 임상시험이 잇따르고 있다.
 
선도적인 제품은 뷰노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본에이지(VUNOmed-BoneAge)’다. 이 소프트웨어는 AI가 X-레이 영상을 뼈나이 모델 참조표준영상과 비교해 환자의 뼈나이를 제시하면 의사가 확률 값, 호르몬 수치 등 정보를 조합해 성조숙증이나 저성장을 진단하는 데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제품은 2017년 3월 식약처가 발표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적용대상으로 선정돼 임상시험부터 허가까지 맞춤형 지원으로 탄생했다.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의 AI 기반 건강검진용 뇌 노화 측정 솔루션 ‘에이트로스캔’은 지난 7일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70여개 AI 모델이 동시에 구동돼 수 분안에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분석한다. 62개 뇌 영역을 3차원으로 자동 분류하고 그 결과물을 기준 연령대 표준과 비교해 바로 분석한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리포트를 제공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검진자에게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루닛은 지난 7월 유방암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로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유방X-레이(맘모그래피)를 바탕으로 유방암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색상 등으로 표기해 의사 진단을 돕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이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이밖에 흉부X-레이로 폐결절 진단을 보조하고, 흉부X-레이로 폐결절·종괴·경화·기흉 등 진단을 보조하고, 헤마톡실린 및 에오신 염색조직으로 암 기질을 분석하는 등 총 4가지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를 상품화했다.
 
한국이나 아시아 여성은 유방조직이 치밀해 진단이 까다로운 ‘치밀유방’인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 회사 측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만여명의 유방암 사례와 20만여명의 유방촬영 영상을 학습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해 공공 인프라 개선에 나선 사례도 등장했다. LG CNS는 서울시 은평구 보건소에 AI X-레이판독 서비스를 오는 9월말부터 내년 말까지 제공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부문 클라우드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클라우드 기반 AI 엔진을 통해 X-레이 영상 판독 결과를 보건소에 제공한다. 폐결절 판독을 시작으로 올해 결핵, 기흉, 폐렴 등 질병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
 
기존 검사엔 통상 하루 정도의 시간이 걸렸으나 이 기술을 활용하면 검사정확도는 94%에 이르고 속도도 20초 이내로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 CNS 측은 “국내 최초 AI보건소가 탄생하는 셈”이라며 “스타트업 루닛과 함께 협업을 진행해 대기업 IT 사업역량과 스타트업 AI 기술력을 결합한 상생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승인신청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AI 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것은 10여건에 불과하지만 특허출원 건수 증가세로 볼 때 점차 임상 승인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공동 개발한 AI 기반 유방암 진단보조 소프트웨어 ‘에스디텍트 포 브레스트’(S-Detect for Breast)가 지난 3월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 소프트웨어는 삼성전자가 2012년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자체 초음파 장비에 탑재했으며 약 1만~2만개 유방 초음파 영상을 학습해 종양이 생긴 유방 부위를 분석해 악성 여부를 알려준다. 이는 삼성의 첫 AI 의료기기 임상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엔 스타트업 딥바이오의 AI 기반 혈액검사용 기기가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전립선 조직생검 헤마톡실린-에오신 염색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 시스템에서 AI 기반 암 조직 유무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DeepDx-Prostate’를 이용한 암 진단 유효성을 평가한다. 실시기관은 고려대 구로병원과 서울대병원이다.
 
스타트업 크레스콤은 지난 4월부터 뼈나이 측정법인 ‘그로일리히-파일’(GP)와 ‘태너-화이트하우스’(TW3) 방식을 합친 AI 소프트웨어 ‘MediAI-BA’ 임상시험을 고려대 안암병원과 진행하고 있다.
 
GP측정법은 6개월 단위로 아이들의 손목사진을 비교·분석해 뼈나이를 측정해 빠른 분석이 가능하지만 까다로운 증세는 판독엔 어려움이 있다. TW3 측정법은 X-ray 영상에서 13개 부위 상태를 분석해 등급을 정하고 그에 따른 해당 점수를 합산해 뼈나이를 추측한다. 정확도가 높지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오랫동안 분석해야해 시간이 소요된다. 회사 관계자는 “두 가지 측정법의 특징을 인공지능 기술로 통합해 가장 정확한 아동 뼈나이를 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AI 기반 의료기기·분석시스템 등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식약처 담당 심사인력이 부족한 데다 AI 기반 제품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유도책 등이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식약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내 의료기기 심사업무 담당 인력은 80명이 넘지만 AI 관련 의료기기 심사업무 담당자는 2명에 불과하다. 이에 식약처는 안전평가원 내에 AI 기반 의료기기 심사업무 전담인력 12명으로 구성된 디지털헬스과 신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비용 등 의료기관에서 AI기반 의료기기를 도입하기 위한 장벽이 높다”며 “의료기관이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진·환자에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 및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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