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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신약 R&D 열기 … ABL바이오·한미·종근당·파멥신 각축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07-23 19:34:12
  • 수정 2020-09-23 13: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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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까지 시장규모 연평균 34% 성장 예상 … 부작용 적고 효과 높인 항암제 개발 집중
파멥신이 개발한 이중항체 제조 플랫폼 중 하나인 ‘DIG-body’ 구조도
이중항체 치료제가 혁신신약 가능성을 높이면서 국내 제약사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제약업계는 2030년 93억달러(약 10조2300억원)로 확대돼 연평균 3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0년에 개발되기 시작한 이 치료제는 기존 항체 치료제의 안전성과 표적항원 수, 반감기 증가 등 유효성을 개선하도록 개발됐다. 2개 이상 다수의 표적을 목표로 하는 항체의약품을 일컫는다.
 
국내외 제약사가 이중항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항암치료에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3세대 항암제라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는 단독요법으로 환자에게 투여할 때 고형암에서 치료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면역항암제와 기존 항암제를 병용투여해야 항암 효능이 개선된다고 알려졌다. 이중항체 의약품은 기존 병용투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효능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을 통틀어 허가된 이중항체 의약품은 네오팜바이오텍의 악성복수치료제 ‘레모밥(Removab, 성분명 카투막소맙 Catumaxomab)’, 암젠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치료제 ‘블린사이토(Blincyto, 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 로슈의 A형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 Emicizumab)’ 등 3개뿐이다.
 
현재 100여개가 넘는 이중항체 플랫폼이 개발 중으로 그 중 30여건이 넘는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이중항체 개발 유망주로는 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종근당, 파멥신 등이 꼽힌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이중항체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진행 중인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이 회사는 암세포와 면역T세포를 동시에 타깃하는 T cell engager(면역자극제) 4-1BB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4-1BB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T세포를 활성화하는 인자다. 이 치료제는 정상세포에서 면역T세포가 활성화되지 않다가 암세포를 만나면 4-1BB를 활성화시켜 항암효과를 낸다.
 
이 회사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및 DLL4 항원 타깃 이중항체 ‘ABL001’을 개발했다. VEGF는 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DLL4는 기존 혈관을 가늘게 만들어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해 11월 미국 트리거테라퓨틱스에 약 6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으며 오는 3분기에 임상 1b상에 진입한다. 1상이 종료되면 2상부터는 트리거테라퓨틱스가 임상을 이어받는다.
 
이 회사는 이중항체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도 개발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 속에 있는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L301은 한편으로 알파시누클레인을 억제해 뇌세포 사이를 통과하지 못하게 막고 다른 부분은 BBB(Blood Brain Barrier, 혈액뇌관문) 통행을 원활하게 해 약물 도달이 어려운 뇌척수액까지 약이 작용하도록 돕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환자 15명에게 ABL001을 투여한 결과 전체 53%인 8명에게서 안정병변(Stable disease)이 관찰됐으며 1명은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부분관해(Partial response)를 보였다”며 “국내에서 이중항체로 임상을 진행하는 바이오기업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2017년 북경한미가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PENTAMBODY)’를 보유하고 있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목표대상에 동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면역·표적 항암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PD-1·PD-L1 결합 ‘BH2996H’, PD-1·CD47 결합 ‘BH29XX’, PD-1·HER2 결합 ‘BH2950’ 등 3가지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BH2950는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와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4분기부턴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새로운 표적-면역 항암신약도 중국과 미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수용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과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이중항체 ‘CKD-702’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고형암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두 개의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의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동물실험을 완료한 상태로 항암효과가 확인됐으며 우수실험실운영기준(GLP) 독성연구와 임상용 원료의약품 제조공정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GFR·c-Met 이중항체 개발은 표적항암제 사용 시 나타나는 내성 발생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혁신신약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CKD-702는 다양한 암세포에도 항암효과를 보여 향후 폐암,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파멥신은 ‘DIG-body’, ‘PIG-body’, ‘TIG-body’ 등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뇌종양 표적치료제인 ‘타니비루맵(TTAC-0001)’의 후속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Tie2 타깃 항체를 접합한 이중표적항체 ‘PMC-001’ 개발에 나선다. PMC-001은 전임상시험 결과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는 타니비루맵 및 기존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타깃 항암제인 ‘아바스틴(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 대비 우수한 항암효과를 확인했다.
 
이외에 T-세포의 면역활성을 억제하는 항원인 PD-L1과 대식세포의 면역회피 항원인 CD47을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 PMC-122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TTAC-0001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됐으며 MSD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 임상 2상 이후 신속승인(Fast Track) 절차를 거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밖에 다양한 기전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해 후속 파이프라인을 통한 라이선스아웃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체의약품 시장 확대와 함께 가속도가 붙은 이중항체 의약품 개발 노력으로 다양한 적응증에 적용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의 등장이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인보사 사태’로 얼어붙은 제약·바이오업계 분위기 속에서도 기술력으로 승부해 조기 기술이전 및 신약개발을 준비하는 선두기업의 연구개발(R&D)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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