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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복부팽만·구토 동반 유·소아 ‘허쉬스프룽씨병’ 의심해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5-28 20:48:02
  • 수정 2020-09-25 11: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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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명당 1명꼴 발병, 남아가 4배 … 변비 오인해 방치시 장폐색·장염·패혈증 악화
허쉬스프룽씨병 환자의 64%가 생후 3개월 전후로 진단받는다.
‘허쉬스프룽씨병’으로 불리는 선천성거대결장은 장 운동을 담당하는 장관신경절세포가 특정 부분에 없어 항문 쪽으로 장의 내용물이 원활이 이동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선천성으로 5000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며, 남아와 여아의 비율은 4 대 1 정도다. 국내에선 연간 약 1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숙아에서는 드물고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장관신경절세포는 태아 시기에 입에서 시작해 항문 쪽으로 이동하며 신체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이유로 발달이 멈추면 장의 뒷부분에는 이 세포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장은 이완과 수축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항문 쪽으로 이동시키는데, 신경절세포가 없으면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음식물이 이동하지 못하고 정체된다. 이럴 경우 헛배가 불러오고 구토, 장염,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출생 직후 48시간 내에 태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허쉬스프룽씨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때 발견되지 않더라도 아이가 대변을 잘 보지 못하고 구토하거나,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나 보통 전체 환자의 64%가 생후 3개월 전후로 이 질환을 진단받는다. 병변 부위가 짧으면 2~3세 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면 횟수가 적기는 해도 대변을 보기 때문에 단순한 변비로 여기기 쉽다. 이로 인해 장기간 방치하면 대변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정체돼 대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고, 대변 돌 등이 생성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유독 변비가 심하면 한 번쯤 의심해보는 게 좋다.
 
오래 방치하면 배가 부풀어오르는 복부팽만·구토 증상이 점차 악화되고, 장이 막혀 음식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이나 장염으로 진행되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허쉬스프룽씨병은 직장흡인생검으로 확진하며 직장수지검사, 복부 X-레이, 대장조영술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치료는 수술이 필수다.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의 위치와 길이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법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장 부분을 잘라내고 정상인 장을 항문의 끝 쪽까지 연결해 치료한다. 상황에 따라 수술 단계에서 일시적으로 장루를 만들기도 한다.
 
나영현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허쉬스프룽씨병은 선천성 질환이라 특별한 예방법이 없지만 만성적인 복부팽만과 변비 등 대부분의 증상이 조금만 신경 쓰면 알아차릴 수 있어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수술 예후는 좋은 편이지만 성장 중인 소아가 대상이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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