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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침침한 눈' 노안인줄 알았는데… 눈에도 '중풍' 온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5-23 10:24:52
  • 수정 2020-09-25 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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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화·추위로 눈혈관 막히면 시력저하 … 고혈압 환자 위험군
망막동맥폐쇄는 응급 안과질환으로 통증 없이 먹구름이 낀 것처럼 눈 앞이 갑자기 깜깜해지는 심한 시력저하가 동반된다.
겨울철 추위가 지속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돼 중풍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흔히 ‘중풍’하면 팔·다리 등 몸 일부가 마비되는 증상을 떠올리는데 눈도 예외는 아니다.
 
안구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은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들어온 물체의 상을 맺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른 신체기관처럼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망막동맥은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망막으로 들여보내고, 망막정맥은 망막에서 사용하고 남은 산소와 에너지가 다 떨어진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내보낸다.
 
노화나 추위 등으로 이들 망막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시력이 저하되고 심하면 실명에 이르는 질환을 망막혈관폐쇄, 흔히 ‘눈 중풍’이라고 한다.
 
어느 혈관이 막히냐에 따라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망막동맥폐쇄는 응급 안과질환으로 통증 없이 먹구름이 낀 것처럼 눈앞이 갑자기 깜깜해지는 심한 시력저하가 동반된다. 증상 발생 후 수 시간 내에 안압을 낮추고 치료하지 않으면 원래 시력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동맥폐쇄보다 비교적 흔한 망막정맥폐쇄는 정맥이 갑자기 막히지 않고 서서히 좁아지는 질환이다. 망막정맥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망막에 허혈이 생기고 망막 중심인 황반에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다가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보통 한쪽 눈에만 발생하므로 다른 쪽 눈은 잘 보여 장기간 방치하기 쉽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망막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고 드문 확률로 녹내장으로 악화돼 안구통증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망막혈관폐쇄 환자는 2013년 4만8953명에서 2017년 6만440명으로 4년새 35% 증가했다. 김성우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혈관폐쇄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이며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전신질환 환자도 고위험군”이라며 “나이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50대 이후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려 보이면 망막검사로 혈관폐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망막혈관폐쇄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어 조기진단 및 치료와 합병증 예방이 최선이다. 치료는 황반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항체주사와 스테로이드주사를 처방한다. 혈관폐쇄 부위에 레이저광응고술을 실시해 망막의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발생을 억제하기도 한다.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40대 이상부터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안과검사를 받고 음주나 흡연을 자제하는 게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전신질환 환자는 정기검진은 물론 평소 혈압과 혈당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눈에 좋은 루테인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금치, 케일, 순무 등 짙은 녹색채소는 루테인 함량이 많다. 토마토, 당근, 해조류는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된 식품이다.
 
김성우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를 단순 노안으로 여겨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중·장년층 환자가 적잖다”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평소 눈 건강에 각별히 신경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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