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리베이트 공판, 학술지 편집위원 증인 나와 대가성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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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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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7 19:46:53
- 수정 2020-09-25 14: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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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노바티스의 학술지 편집비 지원 사실 모른다는 증인 주장 신빙성 없어” … 증인 “순수 학술 목적”
한국노바티스가 2011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C모, M모 의약전문지 등 5개 매체를 통해 의사들에게 25억90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우회적으로 제공한 혐의를 놓고 진행 중인 24차 공판이 17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407호 법정에서 열렸다.
서울서부지법(형사5단독)은 한국노바티스가 편집비용을 지원한 E출판사의 A학술지 출간 과정과 목적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S대 의대 C교수를 증인 신청해 심문했다. C교수는 약 4년간 이 학술지의 편집위원장을 맡았으며 위원장 권한으로 직접 편집위원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C교수가 학술지 편집위원 선정과정 및 출간 목적의 정당성,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전부터 개최되던 좌담회식 편집회의의 해외 유사사례, 노바티스가 학술지 출간비용을 부담하는 부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점 등을 들어 증인이 순수한 학술적 목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에게 이 학술지의 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 노바티스가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고 증인은 이에 대해 “편집위원은 분야별 저명한 적임자를 직접 선정했고, 외부 영향력과 관련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학술지 편집 기여도에 따라 회의참석수당 등으로 30만~100만원 가량 금전적 지급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선 “바쁜 대학병원 의사들이 2시간씩 시간을 내서 학술지를 편집하는 것은 국내 개원의 등이 영어 원서나 학술지를 많이 접하지 못하는 부분을 고려해 그들을 대상으로 알기 쉽게 편집해보자는 목적이 전부”라며 “그 외 금전적 이득을 취할 생각이었으면 같은 시간에 시술 또는 수술을 한 건 더 하는게 더 이익이 크다”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평소 편집회의에 노바티스 직원이 참여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출판사 직원인지 노바티스 직원인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자주 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까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다.
검찰 측은 노바티스 직원이 편집회의에 참석했는지 몰랐다는 증인의 답변에 대해 “노바티스 내부자료를 보면 1회의 킥오프 미팅과 1년에 4번 편집회의를 진행한다고 나와 있는데 E출판사 측 증언에 따르면 노바티스 직원이 직접 손님도 맞이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은 회의가 10여차례 계속됐는데 직원인 줄 몰랐다는 답변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담당 검사가 “학술지 편집비용을 노바티스가 지원하는 부분과 의사 독자에게 모두 무료로 배포되는 사실은 알고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C교수는 “학술지에 노바티스가 광고를 게재해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정도는 인지했지만 제작비용이나 배포처에 대해선 출판사 사장이 아닐 뿐더러 시간을 투자해서 집필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사가 편집위원장직을 제의받을 때 노바티스 직원이 E출판사 측 의견을 전달했는지, 메일로 왔다면 증거가 있는지 묻자 C교수는 “오래 전 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지난해 제기했던 E출판사가 노바티스에 전달한 ‘주요 오피니언 리더 관리’(KOL(Key Opinion Leaders) Management) 사업 보고서와 관련해 다른 제약사의 유사 모임에 KOL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점을 들어 참여 의사들의 연관성을 재차 찾으려 했으나 이 단어는 의학계 외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로 별다른 관련성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C교수는 마지막으로 “리베이트와 같이 돈벌이를 위한 것이 목적이면 당연히 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한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순수한 창작활동이 의심받아 안타깝다”고 발언하며 심문을 마쳤다.
노바티스는 2년 넘게 이어지는 이번 수사에서 매출액 규모가 비슷한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 문제가 된 매체에 지급한 광고비가 유독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각 매체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문서에 따르면 노바티스에 보낸 견적서에는 각종 행사 당일 식대·골프접대·교통비·회식비·자문료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같은 광고비 명목으로 지급된 비용이 변종 리베이트에 악용됐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2월 그리스, 2017년 3월 중국, 2016년 한국, 2014년 미국 등 지사에서 발생한 연이은 리베이트 사건으로 세계 정상급 제약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신뢰와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6월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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