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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에 A형간염까지, 감염병 ‘동네북’된 7090세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5-07 19:00:02
  • 수정 2020-09-28 0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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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3758명, 지난해 3배 … 청결한 환경이 역효과, 97년 예방접종 의무화돼 항체보유율 상승

홍역 발진
홍역에 이어 ‘후진국병’으로 알려진 A형간염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4년 1300여건이었던 A형간염 발생건수는 2015년 1800여건, 2017년 4400여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가 지난해 2436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발생률이 다시 급증해 지난 4월 30일 기준 A형간염 환자는 3758명으로 지난해 전체의 2436명을 벌써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570명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번 A형간염은 20∼40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전체 환자의 72%가 30∼40대였고, 20대까지 포함하면 85%로 늘어난다. A형간염이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이유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항체보유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15년에 발표한 연령별 A형간염 방어 항체보유율에 따르면 50∼70대에서는 항체보유율이 99%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연령층의 항체 보유율이 높은 이유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찌개 등을 함께 떠먹는 일이 더 흔했던 1950~19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이 이미 A형간염에 걸려 자신도 모르게 앓고 지나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이후 사회 전반적인 위생상태가 좋아지면서 A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virus A, HVA)에 노출될 일이 줄었고, 항체보유율은 현재 40대가 80%, 30대 30%, 20대는 12%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던 중 1997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 A형 간염 예방백신이 의무화되면서 이 때 이후 태어난 현재 기준 22세 이하는 A형간염 발생률이 낮은 편이다. 즉 1970년대 중반부터 예방접종 의무화 시행 전인 1996년까지 출생한 20대 중반~40대 중반은 A형간염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연령대는 예후도 더 나쁜 편이다. 김경아 인제대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이들이 A형 간염에 걸리면 가볍게 앓고 지나가고, 증상 없이 대부분 회복하는데 문제는 20~30대, 40대 성인”이라며 “200명 중 1명 꼴로 전격성 간염이 동반돼 간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형간염은 주로 봄철에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마시는 물이나 식품 등으로 전파되고 집단발생 위험이 커 1군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 월별 A형간염 발병률은 1월 5.6%에서 5월 11.4%로 꾸준히 높아진 뒤 후 6월부터 점차 낮아지기 시작한다.
 
HVA는 높은 전염력 탓에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유행성 간염으로 불린다. 좁고 밀집된 장소에서 단체생활을 할 경우 발병률이 높아진다. 보통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 음식, 조개류 등을 먹으면 감염된다. 봄철에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야외활동 및 해외여행이 많아지면서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어릴 때에는 가벼운 감기 정도로 지나가지만 성인이 된 뒤 감염되면 증상이 훨씬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평균 2~4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나며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피로감과 근육통이 동반된다. 식욕이 떨어지고 구역질이 나와 감기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소변 색깔이 콜라색처럼 진해지면서 눈 흰자위가 노랗게 황달을 띠기도 한다. 심하면 간부전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식사 또는 음식 조리 전,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날것이나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지하수나 약수는 반드시 끓여 마신다. HVA는 85도 이상으로 가열 시 사멸된다. A형간염 예방백신을 한 번 접종한 뒤 6~12개월 후에 추가 접종을 받으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긴다.
 
현재 A형간염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백신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A형간염백신은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어린이를 돌보는 시설에 근무하는 사람,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의료진 및 실험실 종사자, 혈액제제를 자주 투여받는 환자, 만성 간질환 환자 등 감염 고위험군은 A형간염백신을 맞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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