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표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 초기에는 자살, 시간이 지나 치매 말기가 되면 사고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홍진표 교수팀은 2005~2016년 총 12년간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Clinical Research Center for Dementia of Korea, CREDOS)에서 모집한 인지장애 환자 1만169명의 사인을 추적 관찰했다. 성별, 나이, 직업 유무, 교육기간 같은 인구학적 특징과 질환 중증도 등을 통해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의 사망 원인을 조사했다.
인구학적 특징으로 자살 환자는 사고사 환자보다 나이가 비교적 젊고, 인지장애 정도가 낮았다. 또 교육 기간이 짧았고 취직 상태인 경우가 더 많았다.
인지장애 중증도로 비교하면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낮아졌지만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사고사 비율은 중증도와 동일하게 높아졌다.
이번 연구결과 인지장애 환자의 자살률은 사고사율보다 비교적 낮았다. 자살 시도 시 인지능력 한계가 자살 계획 이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자살률은 인지장애 진단 초기에 가장 높았다. 암환자도 1년 이내 진단받은 비교적 젊은 환자의 자살률이 높은 편이다. 즉 초기 인지장애 환자와 암 환자는 기능장애 발생과 삶의 질 저하로 좌절감을 느껴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높다.
중증 인지장애 혼자는 운동력, 상황 판단력, 단기 기억력이 악화돼 사고사가 증가했다. 이는 신경인지 손상 여부에 따라 사인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사고 사망률은 진단 후 1년이 지날 때마다 매년 3.63배씩 증가해 초기 단계부터 사고에 대한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홍진표 교수는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웰다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갑작스런 죽음을 막으려면 인지장애 시기별 사망사고에 대한 예방 전략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IF 5.015)’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