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령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선천성 색소성 모반을 레이저로만 치료하면 치료를 늦게 시작할수록 재발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색소성 모반(점)은 피부 속 멜라닌색소가 증식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신생아의 약 1%에서 선천성으로 나타난다. 일반 점보다 크기가 커 대부분 미용적인 이유로 치료한다. 대형 모반은 전체의 10~15%에서 악성흑색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색소성 모반은 주로 수술과 레이저로 제거한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흉터가 남을 수 있어 레이저치료를 선호하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레이저는 치료 후 모반세포가 남아 재발로 이어질 수 있는 게 단점이다.
노 교수팀은 선천성 색소성 모반으로 레이저치료만 받은 환자 52명과 수술 및 레이저치료를 병행한 환자 15명 등 67명을 비교 분석했다.
모든 환자에서 모반이 없어졌지만 레이저치료만 받은 군은 28.8%(15명)에서 색소성 모반이 재발했다. 첫 치료 후 평균 3.93년이 지난 뒤 증상이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두 치료를 병행한 군은 레이저치료만 받은 군보다 치료 기간이 짧고, 치료를 더 적은 횟수로 받았으며, 흉터도 작게 남았다.
치료 시기에 따라 재발률도 차이났다. 색소성 모반이 재발한 환자의 치료시작 시기는 평균 16.4세였다. 반면 재발하지 않은 군은 평균 10세에 치료를 시작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노미령 교수는 “적절한 수술과 레이저치료를 병행하면 치료효과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필요한 레이저치료 횟수가 줄어 환자의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최근에는흉터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흉터를 없애는 수술법이 도입돼 환자가 느끼는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레이저치료만 받는다면 가급적 치료를 빨리 시작하고, 평균 4년 이후 모반이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 후에도 4년 이상 꾸준히 추적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피부과학회지(JAAD,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