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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경험평가 300병상 이상 확대, 긴장 역력한 중소병원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3-06 14:29:36
  • 수정 2020-09-21 12: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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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획일적 평가 기준, 병원 줄세우기 유발’ … 항목 모호, 주관적 의견 반영 소지도

환자경험평가 대상 확대를 앞두고 몇몇 병원은 병상을 300병상 미만으로 줄여서라도 평가를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 의료서비스 질을 평가하는 ‘환자경험평가’ 대상 기관이 중소병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선 병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인 환자경험평가는 기존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외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대상 기관은 새롭게 추가되는 65곳을 포함 총 160곳이다.

설문조사는 연령·성별·진료과목에 따른 표본을 선정해 전화설문으로 이뤄진다.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위탁수행 중이며 대상자의 전화번호는 입원했던 병원을 통해 수집한다. 전화번호 제공을 원하지 않는 환자는 입원 시 병원 측에 거부 의사를 전달하면 된다.

설문 내용은 △간호사 서비스 △의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 과정 △병원 환경 △환자 권리보장 등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평가결과는 내년 상반기쯤 공개될 예정이며, 현재 복지부와 심평원은 각 의료기관에 포스터·리플릿·배너 등을 배포해 국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평가 대상이 된 300~499병상 중소병원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서울 관악구내 중소병원 관계자는 “중소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들과 달리 병원 시스템, 장비, 인력 등이 표준화되지 않은 사례가 적잖아 기존 평가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몇몇 병원 사이에서는 병상을 300병상 미만으로 줄여 평가를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심평원이 실시한 예비평가에서 평균 점수 이상을 받은 병원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있고 지방병원은 단 1곳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며 “평가지표가 병원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비용으로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아도 지방병원보다는 규모가 큰 서울권 병원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급성기병원, 재활병원, 정신병원 등 여러 중소병원의 특징을 아우르는 평가지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을 함께 대상에 올려 비교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병원 줄 세우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설문 문항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의료서비스의 질과 딱히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주로 지적된다. 예컨대 ‘당신의 질환에 대해 자주 위로와 공감을 받았는가’, ‘입원기간 동안 다른 환자와 비교했을 때 의료진으로부터 공평한 대우를 받았는가’ 등의 문항은 환자의 주관적인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아도 치료나 수술 예후가 좋지 않다면 병원에 불만을 갖게 되고, 이럴 경우 서비스 수준에 상관 없이 악의적으로 설문조사에 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료기관 평가의 종류가 많고 중요해질수록 ‘평가의 역설’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평가 대상이 확대되고, 평가 항목이 복잡해질수록 이전보다 더 많은 노력과 비용 부담이 필요하고 이는, 실제 우수한 의료기관에게는 손해가 될 수 있다”며 “평가 준비에 집중하다보면 상대적으로 진료와 환자관리라는 의료기관 본연의 역할에 100% 충실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정영호 중소병원협회 회장은 “평가 확대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만은 없다”며 “환자경험평가 대상 확대는 중소병원들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지 평가에 그치는 게 아니라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인센티브 지급, 수가개선 등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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