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의 해가 다가왔다. 돼지는 복과 재산을 불러오는 동물로 흔히 알려졌으며, 돼지고기는 훌륭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 51.3㎏ 중 돼지고기가 24.3㎏을 차지해 소고기나 닭고기보다 월등한 소비량을 기록했다.
한의학적으로 돼지고기는 건강에 좋은 보양식이다. 동의보감은 돼지고기에 대해 ‘허약한 사람을 살찌우고 음기를 보하는 데 좋다’고 언급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건조하고 추운 날씨 탓에 몸 안에 음기와 진액이 부족해지는 음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음기 보충에 탁월한 돼지고기는 음허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의서인 본초강목도 ‘돼지고기는 위장을 부드럽게 하고 체내에 필요한 진액을 보태며 근육을 풍만하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돼지기름은 체내 오염물질에 대한 해독작용도 뛰어나 예부터 대표적인 동물성 해독제로 사용됐다.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함께 9가지 필수아미노산, 철분, 아연, 비타민 등이 다양하게 함유돼 체력 회복에 좋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된다.
보통 돼지고기를 먹을 땐 각종 채소를 곁들인다. 궁합이 좋은 채소는 양파, 부추, 깻잎 등이다. 특히 양파는 맵고 수분이 많아 육류의 느끼한 맛을 잡는 데 제격이다. 체지방 분해를 돕는 성분이 포함돼 지방이 많은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다. 무기질과 식이섬유도 풍부해 혈액순환 및 변비예방에 효과적이다.
부추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황화아릴은 돼지고기에 함유된 비타민B1와 만나 피로개선 물질인 알리티아민을 생성해 기력을 높여준다. 성질이 따뜻한 음식이기도 해 요즘처럼 낮아진 기온으로 몸이 차가워진 사람에게 좋다.
깻잎은 철분과 비타민 A·C가 풍부해 돼지고기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깻잎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돼지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강만호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돼지고기가 몸에 좋다고 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비만과 소화불량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히 자주 먹는 게 이롭다”며 “돼지는 행복뿐만 아니라 건강의 상징인 만큼 올바르게 섭취하면 건강한 새해를 보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