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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불치병’ 포기는 금물 … 수두증·우울증·약물복용 원인이면 개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11-23 18:59:16
  • 수정 2019-04-05 18: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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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츠하이머병·혈관성 제외하면 치료 가능 … 그나마 진단 늦으면 ‘꽝’

8년 뒤인 2026년엔 65세이상 인구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치매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최근 발표된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이상 치매환자는 75만명으로 조사됐다. 치매관리에 들어간 총비용은 15조6900억원, 1인당 연간 치매 관리비용은 약 2100만원에 달했다. 치매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골칫거리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 통계결과 전세계 치매환자는 약 5000만명이며, 2030년에는 8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흔히 치매를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여겨 진단 후 자포자기 심정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실의에 빠지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전체 치매의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과 10~20%인 혈관성치매를 제외하고 나머지 △신경계질환과 연관된 2차성치매 △약물중독 및 대사성질환에 의한 치매 △우울증·조현병에 의한 가성치매 등은 인지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치료 가능한 2차성치매를 유발하는 신경계질환 중 하나가 ‘정상압수두증’이다. 뇌는 단단한 두개골 안에서 뇌척수액 속에 떠 있는 상태로 존재다. 덕분에 뇌는 두개골에 눌리지 않고 외부 충격에 완충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뇌척수액은 뇌 안에서 생성돼 주변을 순환한 뒤 뇌로 다시 흡수돼 120~150㎖ 정도로 유지된다.
이 때 뇌척수액이 과다하게 생성되거나 덜 흡수되면 척수액이 고이면서 뇌를 압박하는 것을 수두증이라고 한다. 이 중 뇌척수액의 압력이 정상 범위인데도 수두증이 나타나는 것을 정상압수두증이라고 한다.

주요 증상은 자세가 앞으로 구부정해면서 작은 보폭으로 발을 질질 끌며 걷고 넘어지는 일이 잦아지는 것이다. 요실금과 치매가 동반되고 성격까지 변하기도 한다. 이럴 땐 과다한 뇌척수액을 도관을 통해 뱃속 복강 등 다른 곳으로 빼주는 ‘션트수술(뇌척수액 배액술)’로 치매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뇌척수액을 30~50㎖ 정도만 뽑아주면 인지기능과 기억력은 물론 보행장애, 배뇨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정상압수두증은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으로 잘못 진단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노년기에 기억력 저하와 함께 보행 및 배뇨 장애가 동반되면 정상압수두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 경막하혈종으로 인한 치매도 치료할 수 있다. 주로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이 질환은 뇌를 둘러싼 뇌막 중 하나인 경막 밑으로 피가 서서히 고인다. 노인은 혈관이 약해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손상돼 경막하혈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 수 개월에 걸쳐 기억력이 떨어지고 경미한 반신마비가 동반된다. 수술로 고인 피를 제거해주면 인지장애나 신경학적 증상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성병의 하나인 매독에 걸린 뒤 치료하지 않은 채로 수 년, 수십 년이 지나면 신경매독에 의해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인지기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며 걷고 다리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질환 초기에 혈액검사와 뇌척수액검사로 진단한 뒤 항생제치료를 받으면 인지기능이 개선된다.

뇌수막종처럼 서서히 자라는 양성종양도 신경계질환 관련 2차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겉으로는 퇴행성 치매와 구분하기 어렵지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할 수 있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 인지기능이 이전 상태로 회복된다.

우울증이나 조현병(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도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이 된다. 노인성 우울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치매 증상을 ‘가성치매(pseudodementia)’ 또는 ‘우울증 치매증후군’이라고 한다. 가성치매는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보이지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상 뇌병변은 이상이 없는 상태다. 보통 우울증 노인의 15%가량에서 가성치매가 나타난다. 주의할 점은 우울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진짜 치매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장기간의 약물 복용이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대부분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아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한다. 수면제·안정제·정신질환치료제·항고혈압약물·항생제·항암제 등을 장기 복용하면 지남력장애, 방향감각장애, 의식혼탁, 인지기능저하 등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약물로 인한 치매의 특징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사람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영양소 결핍도 치매의 원인이 된다. 이럴 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면 인지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신체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B1이 부족하면 의식장애 등을 일으키는 베르니케 뇌병증(Wernicke Encephalopathy)이 발생해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는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치매로 분류되며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을 둔다. 혈관성치매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에 의해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보다 보행장애, 연하곤란, 사지마비 같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콜린에스테라제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 ChEI)가 혈관성치매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 임상근거가 충분한 것은 아니다.

박영호 교수는 “완치가 가능한 2차성 치매라도 신경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며 “과거 병력 및 약물 복용력 청취, 이학적검사(시진, 촉진, 타진, 청진 등 겉으로 보이는 증상을 관찰 분석하는 검사), 신경학적검사,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CT나 MRI 촬영 등으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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