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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겨울철 사우나 감기몸살 특효약일까 … ‘땀’ 적당히 흘려야 효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11-02 17:34:19
  • 수정 2020-09-17 01: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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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 발한작용 방해해 체온 급상승 역효과 … 유·소아 ‘이불 덮어 땀 빼기’, 열성경련 원인
체온조절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어린이가 땀을 너무 흘리면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날씨가 추운 겨울철엔 온천이나 사우나가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겨울철 ‘땀 빼기’는 감기 몸살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지만 무조건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해서 건강에 도움되는 것은 아니다. 체온조절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어린이가 땀을 너무 흘리면 위급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땀은 체온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분비된다. 신체에는 200만~400만개의 땀샘이 존재하며 발바닥에 가장 많고 등에 가장 적다. 크게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등 두 종류로 구분된다. 에크린샘은 전신 피부에,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밑·젖꼭지·배꼽·외음부·항문 주변에 집중돼 있다.

이 중 겨드랑이에 가장 많은 아포크린샘이 존재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땀보다 단백질이나 지방 같은 유기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돼 있다. 이 땀이 피부 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체온이 상승하면 체온조절 중추인 시상하부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이 분비된다. 분비된 땀은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을 냉각시켜 체온을 떨어뜨린다. 피부 건조를 막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다만 노폐물은 대부분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빠져 나가며, 땀을 통해 배출되는 양은 극히 적다. 땀 성분의 99%가 수분이며 나트륨, 염소, 칼륨, 질소 함유물, 젖산 등이 포함돼 있다. 일반적인 성인은 하루에 600~700㎖ 정도의 땀을 흘린다.

사우나로 땀을 빼면 감기 몸살에 좋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속설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고온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인체는 자가 방어기전으로 체온을 높인다. 보통 체온이 1도 오르면 면역력이 30%가량 상승한다. 열이 나면서 오한이 느껴지는 것도 몸을 웅크려 체온을 높이기 위한 방어기제다.

하지만 체온이 과도하게 빨리 상승하면 문제가 된다.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 사우나처럼 너무 뜨거운 곳에 노출되면 몸의 자연스러운 발한 작용(피부 땀샘에서 땀이 분비되는 현상)에 문제가 생기고 체온이 급격히 올라 두통, 경련 같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감기는 200여종에 달하는 바이러스 감염이 주요 발병원인이어서 땀을 뺀다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온수욕과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적당히 높이면 면역력이 개선돼 증상을 일부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땀을 뺀다는 이유로 여러 겹의 이불로 몸을 감싸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져 감기에 걸렸을 때 체온이 급격히 올리가면 열성경련으로 손·발이 굳거나, 의식을 잃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탈수증 위험도 높은 편이다.

운동으로 흘린 땀이 사우나로 흘린 땀보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운동을 하든, 사우나를 하든 체외로 배출되는 땀의 성분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다이어트 측면에선 유산소운동으로 땀을 흘릴 경우 에너지 대사과정을 거쳐 체내 지방을 태우므로 체지방 및 체중 감소에 유리하다. 사우나로 땀을 빼면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 일시적으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지만 물이나 음료를 마시면 금세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다.

운동 중 흘리는 땀의 양과 체중감소 정도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땀을 많이 흘리고, 적게 흘리고는 체질이나 호르몬 체계의 영향이 크다. 땀을 뺀다는 이유로 옷을 껴입고 무리하게 운동하면 체온조절에 실패해 40도 이상 고열, 경련, 의식장애를 겪을 수 있다. 

운동이나 사우나를 하지 않았는데 땀이 너무 많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신이 △손·발·겨드랑이·얼굴 등 국소부위 대칭적인 땀 배출 △밤에 잘 땐 정상 △1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땀 분비 △25세 미만에 첫 증상 발현 △가족력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일상생활 지장 등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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