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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주사, 효과·안전성 검증됐나 … 소비자 피해 우려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8-10-26 18:49:12
  • 수정 2020-09-17 00: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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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가된 적응증은 2개뿐, 나머지 다양한 효능 검증되지 않아 … 보건당국·병의원 방관 속 사망사고 발생

태반주사 등 정맥주사영양제의 안전성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9월 인천의 한 병원에서 미용효과로 인기가 높은 ‘마늘주사’를 처방받은 환자가 패혈성 쇼크 증상을 보여 2명 중 1명이 사망해 각종 주사제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선 병원에선 ‘백옥주사’, ‘신데렐라주사’, ‘감초주사’, ‘태반주사’ 등 다양한 이름의 기능성 주사제가 건강과 미용 목적으로 접종되고 있다. 그 중 화학물질이 아닌 사람 태반을 원료로 하는 태반주사는 윤리문제와 허위·과장광고로 사회적 논란이 돼왔다.

자하거추출물 또는 자하거가수분해물 성분 함유 주사제로 분류되는 태반주사는 사람 태반으로 제조된다. 양, 돼지에서 추출한 동물태반은 주사제 허가를 받지 못했다. 태반을 수거하는 산부인과 병원은 산모에 대해 사전검사를 시행하고 생산업체가 간염, 성병, 에이즈, 광우병 등에 대한 검사 및 실험을 거쳐 제품을 생산한다.

태반주사제는 혈액과 호르몬을 제거한 후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태반에는 아미노산, 미네랄, 펩타이드, 여성호르몬, 지질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반주사제는 일선 병원에서 다양한 효능을 미끼로 의료소비자에게 접종을 권유한다.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 같은 홍보내용과 달리 병원이 소개하는 효능은 검증되지 않은 것 투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식적으로 허가한 적응증은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 치료’ 등 2가지다. 병원에서 홍보하는 효능은 통증완화, 불임치료, 피부미용, 노화방지 등으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대한태반임상의학회는 태반주사의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 개선 효능 외에 아토피성피부염, 류머티즘관절염, 기관지천식, 피부미용 등에 대한 효과를 주장하고 있으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람 태반에서 유래한 만큼 각종 전염성질환과 면역반응 등 부작용 가능성도 남아 있다. 

태반 관련 법안도 마련되지 않아 관리체계가 허술하다. 산모의 동의 하에 태반을 의약품으로 제조해야 하며, 제조업체는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증명하는 의료기관의 증명서가 첨부된 태반으로만 생산해야 한다는 ‘인태반 유래 의약품 안전관리 방안’이 있지만 업체 대부분이 원료에 대한 정밀검사 없이 제품을 생산한다는 데 관계자들은 수긍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산 태반 제품까지 병원에 유통되는 점을 감안하면 불법 유통되는 제품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안전성 논란은 더욱 커질 도화선을 안고 있다. 각종 병원균에 감염된 태반을 사용한 태반 제품이 시중에 엄연히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제조사와 도매상은 물론 관리감독기관까지 사실상 방관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태반주사제는 일본산, 국산, 중국산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일본산과 국산의 유통가격은 비슷하다. ‘일본제품은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 일본 제품을 선호하고 있지만 실제 가격은 국산과 비슷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본 제품 역시 병원균 감염 등에 대한 안정성에 대해서는 100%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일본의 제조업체는 성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본 후생노동성은 해당 제품을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기능 개선에만 사용하면서 환자의 인적사항과 제조번호를 기록해 20년간 관리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태반주사의 효능을 인정하는 전문의들조차 안전성에 대해서는 자신 없다는 태도다. 아직 태반주사요법의 효과를 입증할 만한 연구결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여드름,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아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5년 피부미백을 목적으로 정맥주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잠재적으로 안전하지 않고 효과가 없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이 2009년 발표한 ‘태반주사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관한 의료기술평가’ 보고서에도 ‘태반주사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연구됐으나, 비허가 적응증에 대한 임상효과와 안전성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냈다.

식약처는 지난 5월 이와 관련해 허가 외 사용으로 일부 오·남용되고 있는 일명 백옥주사, 신데렐라주사, 태반주사 등 주사제 5종에 대한 사용목적, 부작용 시 대응요령 등을 담은 ‘의약품 안전사용 매뉴얼’을 개정·발간했으나 사망사고를 막지 못했다.

식약처는 2008년에도 태반주사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국내외 모든 원료에 대한 바이러스 불활화 검증 실시여부 및 사람태반 선별, 수집방법의 적정성 여부 등 현지 실태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태반주사를 포함한 정맥영양주사에 대한 허술한 지침과 통계자료가 전무한 점 등이 지적되는 등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부작용 발생에 대한 통계조사도 없었다. 소비자는 검증되지 않고 제대로 된 지침도 적용되지 않는 주사제를 광고 한줄에 현혹돼 투여받아 온 것이다.

마늘주사 사망사고 관련 조사도 아직까지 답보상태로 이미 역학조사가 어려워 관련 의료인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 당국과 병의원의 방관 속에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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