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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수면다원검사 급여화됐지만 환자 그대로 … 김 빠진 개원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10-24 16:52:05
  • 수정 2020-09-17 00: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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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부담금 20%, 홍보부족 탓 내원환자 증가 미미 … 인력·시설 기준 1차의원 불리 지적도
그동안 수면다원검사는 비급여라 환자부담금이 최대 100만원에 달했지만 이번 급여화로 의원급 기준 11만원 정도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지난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주간졸림증 등 수면장애에 대한 수면다원검사가 급여 전환돼 환자 부담이 대폭 경감됐지만 홍보 부족 탓에 여전히 많은 환자가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진단 및 치료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수면다원검사 급여화 후 환자 증가를 기대했던 개원가는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개원가에선 수가가 낮게 책정돼 대학병원이 아닌 이상 손해가 더 크고, 큰 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가중될 수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빈번한 코골이, 주간 졸림 등이 있어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했다. 지금까지는 비급여라 의료기관에 따라 최대 100만원을 상회했지만 이번 급여화로 의원급은 57만원8734원, 종합병원63만8291원, 상급종병 71만7643원으로 수가가 결정됐다. 병원에 상관없이 환자 본인부담금은 20%로 확정됐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발생하는 호흡기류, 호흡노력(운동), 산소포화도, 심전도, 뇌파, 안전도(눈 움직임), 근전도(턱, 사지), 자세(체위) 등 다양한 생체신호들을 모니터링해 수면질환 여부나 수면상태를 평가한다.

단 급여 적용은 수면장애 중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특발성 과다수면증이 의심될 때에만 해당된다. 세부적인 급여 인정 범위는 △주간졸림증·빈번한 코골이·수면무호흡·피로감·수면 중 숨막힘·잦은 뒤척임·수면 중 잦은 각성 등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서 신체검진상 상기도 폐쇄가 의심되거나 △하나 이상의 증상과 함께 고혈압·심장질환·뇌혈관질환·당뇨병 기왕력이 있거나 △체질량지수(BMI, ㎏/m2)가 30 이상이면 성인 수면무호흡증 평가 및 진단을 위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소아에서도 증상과 함께 편도가 큰 경우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위해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 후 양압기 치료를 위해 적정압력을 측정하거나, 수술 후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검사도 건강보험을 저받을 수 있다. 최근 마지막 수면다원검사 시행 6개월 이후 환자 상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임상적으로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례별로 급여가 인정된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상당히 많다. 그중 수면무호흡증과 관련해서 중요한 몇 가지 항목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진단에 필수적인 ‘수면 1시간당 호흡장애 발생 횟수’다. 여기서 호흡장애란 무호흡, 저호흡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호흡을 의미한다. ‘수면 1시간당 호흡장애 발생 횟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이 얼마나 심한지 중증도(심각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중증도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며, 수면무호흡증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지표가 된다.

‘혈중 산소포화도’도 매우 중요한 지표다. 수면 중에 무호흡, 저호흡 등이 발생하게 되면 신체에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혈중 산소포화도가 감소한다. 코골이 관련 지표도 중요한데, 코골이는 숨 쉬는 통로가 좁아져 떨리는 소리로 빈번한 경우 수면무호흡증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큰 소음으로 함께 동거하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렘수면 등 각 수면 단계의 비율을 알 수 있으며, 뇌파, 심전도, 근전도, 수면 중 행동 등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최지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은 “그동안 비급여 검사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수면다원검사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다”며 “이번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환자들이 수면다원검사에 대해 꼼꼼하게 알아본 후 필요에 따라 검사를 받는다면, 개인의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업무 생산성이 높아지는 등 개인과 가정, 사회에 많은 긍정적인 효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단 개원가에선 수가 부분이나 인력, 시설 측면에서 1차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에 불리한 측면이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안에 따르면 시설적인 면에서는 수면평가장치(Polysomnograph)·검사 조정실(Control Room)·적외선카메라·검사 중 검사대상자와 검사자가 연락할 수 있는 연락장치·검사대상자에 부착된 센서와 연결되는 신호 전환 장치 등이 설치된 환자별로 독립된 수면검사실과 함께, 검사 중 환자에 대한 기본처치 및 응급상황 시 기도삽관, 심폐소생술 등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인력적인 면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에서 인증한 자격 기준을 갖춘 전문의가 시행한 경우에만 급여청구가 가능하다. 정도관리위원회에서 인증의 자격을 갖춘 의사만이 급여권 내에서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의사의 자격 기준이 까다롭게 규정되면서, 실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의사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어 소수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쏠림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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