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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과도한 냉방에 ‘으슬으슬’ … 영·유아 여름감기 알고보니 뇌수막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9-28 09:03:07
  • 수정 2020-09-16 13: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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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균성, 신경학적 후유증 유발 … 바이러스성, 백신 없어 개인위생 신경써야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분변·경구 경로를 통해 전파돼 감염을 일으키므로 손 씻기가 중요하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도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면 흔히 여름감기나 냉방병 등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뇌수막염’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발병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과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발병 초기증상이 열감기와 비슷해 단순한 여름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고열과 심한 두통이 주요 증상이지만 구토, 설사 등도 동반될 수 있다.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된다고 해서 ‘무균성 수막염’으로도 불리며 주로 소아에서 많이 나타난다.

주된 발병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 virus)·에코바이러스(echovirus) 등으로 이중 엔테로바이러스가 전체 원인의 85~95%를 차지한다.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한 뇌수막염은 특징적으로 수족구병을 동반하며, 에코바이러스에 의한 것은 비특이적 발진이 동반된다.

특히 엔테로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는 수족구병은 0~6세 영유아에게 치명적이다. 손, 발, 입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요 증상은 수포다.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 손가락 옆면, 발뒤꿈치, 엄지발가락, 입안에 수포가 생겨난다. 대부분 증상 발생 후 7~10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일부 영유아에선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늦봄에서 초가을인 5~9월 사이에 유행하는데 특히 초여름인 6월말부터 급증해 7월에 최절정에 이른다. 다행히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증상도 경미한 편이고 대부분 후유증 없이 7~10일이면 자연적으로 증세가 호전되지만 신생아나 면역저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과거 소아에서 더 흔했지만 b형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백신 도입 이후 성인 발병 비중이 더 커졌다. 바이러스성보다 발생률이 낮지만 치사율이 10~3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균(Hemophilus influenzae), 수막구균(Neisseria meningitidis)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초기 증상은 바이러스성 수막염과 유사하지만 경부경직과 급속히 진행되는 의식혼미 등 신경학적 변화가 특징이다. 사지절단, 뇌손상, 청력상실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발병 초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더운 여름철에 두통과 고열이 지속되면 뇌수막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의사표현이 서툰 영유아나 소아와 접촉이 잦은 성인에서 열이 38도 이상 지속되고 두통이 동반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뇌수막염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시돼야 한다. 세균성 뇌수막염 중 폐렴구균과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성 수막염은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분변·경구 경로를 통해 전파돼 감염을 일으키므로 손 씻기가 중요하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6~7월에는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발열, 설사, 발진 등이 있는 환자와 접촉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음식은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게 안전하다.

송준영 교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주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여름철 영유아에서 흔히 발생하는 수족구병의 원인이 된다”며 “백신이 없는 만큼 손씻기를 비롯한 개인 위생관리가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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