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독감백신 상용화 10년만에 내수용 누적 생산물량이 1억도즈(성인 1억명 접종 분량)를 초과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백신 제조사가 내수용으로 1억도즈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까지 생산한 제품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경부고속도로를 10번 넘게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이 회사는 2009년 국내 제조사 최초로 독감백신을 양산해 가장 많은 물량의 독감백신을 공급하며 줄곧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엔 약 900만도즈 분량을 공급한다. 내년엔 수출분을 포함한 총 생산물량이 2억도즈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는 2010년부터 우리나라와 계절주기가 정반대인 남반구 지역에 수출하면서 제품을 연중 공급하는 체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유엔 조달시장에선 전 세계 백신 제조사 가운데 가장 많은 독감백신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보통 독감백신을 만드는 데는 바이러스 배양을 위해 쓰이는 유정란 확보기간을 포함해 5~6개월이 소요되지만 이 회사는 이보다 훨씬 단축된 2~3개월이면 생산할 수 있다. 남반구 수출에 대비해 일년 내내 유정란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화 GC녹십자 상무(화순공장장)는 “독감백신은 생산량과 비례해 기술이 발전하는 구조”라면서 “산업 특성상 고정비가 높아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