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가 4차산업혁명의 주요 표적인 ‘뇌질환 극복’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7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제2회 뇌과학 발전 포럼’이 개최됐다. 남인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뇌질환연구협의회·지엔티파마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치매치료제 및 뇌과학에 관심있는 학계, 연구기관, 투자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남인순 의원은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고 약물관리 등 예방방법을 포함한 임상연구도 추진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치매치료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도 ‘치매국가책임제’를 보건의료정책 1호로 설정하고 보건복지부의 치매 관련 예산을 올해 2176억원에서 내년엔 2333억원으로 증액한다.
이번 포럼은 뇌과학산업과 알츠하이머치매에 관한 발제로 시작됐다. 오영준 연세대학교 생명시스템대학 교수가 주도한 첫 번째 세션은 ‘뇌과학 산업의 미래: Brain Science Cluster 및 뇌질환 치료기술의 현황’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고령화 시대 4차 산업혁명의 과제: 치매와 뇌졸중’을 발제하며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뇌졸중 신약후보물질 ‘Neu 2000’은 세계 최초의 다중표적약물로 뇌세포 손상 유발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활성산소의 독성을 동시에 막아준다”며 “기존 신약후보물질은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에서 뇌세포 파괴에 따른 정신분열증 등 부작용이 있었으나 Neu2000은 유효용량의 800배를 투여해도 부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200회가 넘는 임상시험에도 실패한 뇌졸중 치료제 개발이 국내 기업에서 진전을 보인 점은 고무적이다. 기존 연구에선 뇌세포보호 효능을 끝내 입증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200명, 국내에서 108명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뇌졸중 신약개발을 위해 중국 북경 수도의과대학 및 32개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 임상시험은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은 정용근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알츠하이머치매의 이해와 극복’을 주제로 진행했다. 발제에 나선 이건호 조선대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장은 “치매는 증상의 발현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의 말기 증상이며 무증상의 기간을 거쳐 전조증상이 나타날 땐 뇌세포가 이미 소실되기 시작해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보면 된다”며 “무증상일 때 사용하는 치료제 개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구축 중인 한국 노인 표준 뇌지도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노인의 특이 뇌지도가 포함돼 이를 기반으로 한 뇌영상 및 생물학적 지표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치매 조기진단과 예측기술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진환 지엔티파마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로페살라진(Ropesalazine)’이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지엔티파마는 직접 개발한 로페살라진이 반려견치매(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를 위한 예비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14세 이상 치매 반려견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실험에서 8주간 1일 1회 로페살라진을 투여하면 인지기능과 활동성이 확연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치매는 인간 알츠하이머병과 매우 유사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혈액검사와 임상행동검사에서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아 치매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연구원은 “기존 반려견치매 치료제는 4개월 이상 투여하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해 사람과 반려견의 치매치료제를 각각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주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영수 연세대 약대 교수, 김연희 성균관대 의대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다.
곽병주 대표는 폐회사를 통해 “2016년에 이어 두번째 뇌과학 발전을 위한 포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지엔티파마가 치매와 뇌졸중 치료를 위한 기술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