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이와 미국 머크는 키나제억제제 ‘렌비마(Lenvima, 성분명 렌바티닙메실산염)’가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간세포암종(HCC)에 대한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 약은 지난 3월 일본에서 최초로 간세포암종 1차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미국 승인은 두번째다. 미국에서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종 1차 전신치료제로 새롭게 진입한 것은 약 10년만이다.
이번 허가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종에 대한 1차 치료제로서 소라페닙(Sorafenib, 바이엘의 ‘넥사바’) 대비 렌비마의 전체 생존기간(OS) 비열등성, 무진행 생존기간(PFS) 및 객관적 반응률(ORR)의 유의한 개선이 확인된 REFLECT 임상시험(3상) 결과를 토대로 결정됐다.
임상시험 결과 렌비마는 소라페닙 대비 전체 생존기간에 대한 치료효과(1차 유효성 평가변수)에서 비열등성을 통계적으로 확인했다. 렌비마 치료환자 그룹의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은 13.6개월, 소라페닙 치료환자 그룹은 12.3개월이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2차 유효성 평가변수)은 렌비마 7.3개월·소라페닙 3.6개월, 객관적 반응률(2차 유효성 평가변수)은 렌비마 41%·소라페닙 12%이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렌비마 치료 환자의 20%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고혈압, 피로, 설사, 식욕감퇴, 관절통·근육통, 체중감소, 복통, 손·발바닥 홍반성감각이상증후군, 단백뇨, 발성장애, 출혈, 갑상선기능저하, 구역 등이다. 중증 이상반응으로는 간성뇌증(5%), 간부전(3%), 복수(3%), 식욕감퇴(2%) 등이 나타났다.
이에 비해 소라페닙 투여 환자 20%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손·발바닥 홍반성감각이상증후군, 설사, 피로, 고혈압, 복통, 식욕 감퇴, 발진, 체중 감소, 관절통·근육통 등으로 조사됐다. 소레페닙 투여 시 중증 이상반응으로는 복수(2%)와 복통(2%)이 보고됐다.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가산 아부알파(Ghassan Abou-Alfa) 박사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종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으로 10년 넘게 새로운 1차 전신치료제 옵션이 없었다”며 “REFLECT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종에 대해 활성 대조군 대비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된 최초의 3상 임상시험으로 간암을 치료하는 다학제 의료진, 종양학자, 환자에게 중요한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렌비마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로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1-3 및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1-4,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α), RET유전자, KIT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키나제억제제다.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를 함께 억제해 효과가 더 강력하다. 또 이 약은 새로운 ‘Type V 키나제억제제’로 기존 TypeⅠ·Ⅱ 키나제억제제보다 차별화된 기전을 가져 분자와 빠르게 결합하고 오랜 기간 작용한다.
렌비마는 미국에서 2015년 2월 처음 방사성요오드에 불응하는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갑상선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2016년 5월 에베롤리무스(everolimus)와의 병용요법으로서 항혈관형성 치료를 받은 진행성 신세포암종(RCC) 환자의 치료제로 추가 승인받았다.
에자이와 머크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지난 6월부터 미국에서 렌비마를 판매 중이다. 이 약은 지금까지 전세계 50여개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1만명 이상이 치료받았다. 지난 3월 일본에서 간세포암종 적응증 추가 이후 약 3000명의 간세포암종 환자가 렌비마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