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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휴가철 ‘불청객’ 변비, 원인은 다이어트 … 영·유아 토끼똥, 경고신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8-03 18:41:35
  • 수정 2020-09-15 1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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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비 장기간 방치시 성격·정서 발달 악영향 … 무릎 구부리고 복부 두드리기, 증상 완화

변비 예방 및 증상 완화에 도움되는 복부두드리기 운동 그림
바쁜 출근 시간 지각이 코앞인데 화장실 변기에 앉아 끙끙거릴 때 느끼는 답담함과 짜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쩌다 한번은 괜찮지만 변비 환자는 아침마다 전쟁이다. 그냥 참고 출근하기엔 속이 영 좋지 않고, 변을 보려고 변기에 앉아 힘을 줘도 감감 무소식이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변비 증상을 겪는데 소아, 여성, 노인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원 통계결과 국내 변비 환자 62만명 중 절반 이상이 70대 이상 고령층과 9세 이하 어린이였으며,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4배 많았다.

변비는 평소 변을 보기 힘들고 배변 횟수가 3~4일에 한 번에 그치는 상태로 전체 인구의 5~20%가 앓을 정도로 흔하다. 최근 6개월 중 3개월 이상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변이 매우 단단하고 배변 시 항문에서 막히는 느낌 △배변 후 잔변감 △변을 인위적으로 파내는 등 배변을 위한 조작이 필요함 △1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중 두 가지 이상을 호소하면 만성 기능성변비로 진단한다.


당뇨병·갑상선기능저하증·고칼슘혈증 등 대사성질환, 파킨슨병, 척수병변 등 중추신경계질환, 정신질환 등은 2차성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소아는 대부분 기능성변비로 어른보다 변비에 취약하고 증상이 심한 편이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음식 섭취가 늘고, 집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보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데 따른 결과다. 모유에서 분유로 바꿀 때, 이유식 시작할 때, 생우유 먹기 시작할 때,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때, 스트레스 많을 때 소아변비 발생률이 높아진다.

아이의 대변 모양이 작고 동글동글한 토끼똥과 같다면 변비를 의심해보는 게 좋다. 양형규 서울양병원 원장은 “대변은 장에 오래 머물수록 물이 빠져 딱딱하고 동글동글하게 변한다”며 “증상이 심할수록 동글동글한 대변이 흩어져 있고, 건강을 상징하는 바나나 모양의 대변도 딱딱하고 겉이 갈라졌다면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아이가 배가 팽창된 상태로 복통을 호소하거나, 상체 뻣뻣히 세우고 발끝으로 걷는 모습을 보이면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또 딱딱해진 대변 탓에 배변시 항문에 통증을 느끼는 아이는 변이 마려워도 억지로 참고 화장실 가기를 무서워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짜증이 늘고, 자주 보채며, 정서 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소아변비를 예방하려면 아이가 물을 자주 마시게 지도하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준다. 미국소아과학회가 권장하는 2세 이상 어린이의 식이섬유 섭취량은 하루 평균 몸무게 1㎏당 0.5g이다. 대소변 가리기를 너무 일찍 시작하거나, 화장실 가는 것을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질환 초기에 병원을 찾아 변비와 관련된 소아치질, 선천 거대결장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은 성호르몬 중 항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대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해 남성보다 변비 발생률이 4배가량 높다. 이로 인해 황체호르몬이 왕성해지는 임신 중이나, 배란일로부터 월경 전까지 기간엔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엔 단기간에 무리하게 살을 뺴려다 변비 증상을 겪는 여성이 많다.

양형규 원장은 “다이어트로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가 줄면 장의 연동운동이 저하돼 변비 위험이 높아진다”며 “근력운동 없이 살만 뺀 경우 내장기관 근육까지 약화돼 변을 직장 밖으로 밀어낼 힘조차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몸매에 대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 부담은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소화기관의 운동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비가 있다고 해서 전문의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변비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고, 심할 경우 치질(치핵)이나 치열 등 항문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침 공복 상태에서 물이나 우유 한 두잔을 마시면 장 운동이 활발해져 배변이 촉진되고, 포만감이 생겨 과식 예방 및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단 식전에 물을 급하게 많이 마시면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식사 30분 전 200~300㎖ 정도만 천천히 씹듯이 마셔준다.

65세 이후부터는 노인성 변비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면 소화기관과 연관된 근육과 신경기능이 저하되면서 대장운동이 느려져 변비에 걸리기 쉽다. 약해진 치아 탓에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보다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문제다. 가공된 부드러운 음식은 식물성 섬유소 함량이 적기 때문이다.


관절염이나 만성질환으로 야외활동 시간이 줄고 집에서 앉거나 누워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원인이다. 노인이 흔히 복용하는 혈압약·제산제·경련제 등 약물도 장운동을 억제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적당한 운동과 마사지는 노년층 변비 예방에 도움된다. 양 원장은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을 약 20도 구부린 상태에서 손바닥으로 복부를 철썩철썩 두드려준다”며 “하루에 500회 정도 실시하면 복근이 단련되고 장에 적당한 자극을 줘 변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복부마사지는 우측 하복부에서 시계방향으로 30회 정도 문질러준다. 대장이 복부 우측에서 시작해 좌측으로 가는 것을 고려한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한 컵 마시고 마사지를 시작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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