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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노년기 삶의 질 향상 키포인트 ‘단백질’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6-04 09:29:46
  • 수정 2020-09-13 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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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 줄어 체력·면역력 저하, 사망률 24% 상승 … 육류·파인애플 함께 조리시 소화에 도움
고단백을 섭취하면 위장관에서 나오는 식욕억제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공복감이 줄고 체중감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면역기능이 약해질 수 있어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노인 중 절반 이상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3512명(남 1484명, 여 2028명) 중 54%(남성 47.9%, 여성 60.1%)가 하루 권장량 이하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섭취 부족 현상은 80대(남 66.2%, 여 70.5%), 70대(남 50.3%, 여 67%), 60대(남 43%, 여 52.3%) 순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몸무게 1㎏에 0.9g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70㎏이라면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63.7g이다. 노인의 끼니별 단백질 섭취량은 아침 14.9g, 점심 17.1g, 저녁 17.7g 등으로 세끼 모두 권장량(끼니당 25∼30g)에 훨씬 못 미쳤다.

특히 생체 이용률이 더 높은 동물 단백질 섭취 비율이 35%로 식물 단백질(65%)보다 매우 낮아 양과 질 모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노인이 섭취하는 단백질 음식으로는 곡류가 35%로 가장 많았으며 육류 16%, 어패류 13%, 채소류 9%, 콩류 8% 등으로 조사됐다.

단백질 섭취는 사망률과 깊게 연관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98년과 2001년에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2001~2012년 12년 동안 30세 이상 남녀 8941명의 사망률 등을 추적조사한 결과 1일 단백질 섭취량은 노인의 사망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단백질 섭취량이 하루 권장량의 75% 미만인 노인, 즉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노인의 사망 위험은 단백질을 적정량 섭취한 노인보다 24% 높았다. 

노령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채소, 과일 등만 고집하기보다는 풍부한 단백질의 육류를 비롯한 축산물을 고루 섭취하는 게 이상적인 건강식이다. 채소와 과일만 먹으면 축산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영양소가 결핍될 우려가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근육이 급격히 줄면서 체력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축산물에 포함된 동물성 단백질은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수록 허리둘레와 BMI(체질량지수) 수치를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박현아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지방보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쉽고, 포만감을 늘려 추가적인 에너지 섭취를 줄인다”며 “또 고단백을 섭취하면 위장관에서 나오는 식욕억제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공복감이 줄고 체중감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성 단백질은 노인의 난청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연구팀이 2009~2012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방과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노인은 청각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50% 이상 증가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 단백질 섭취 부족은 난청 위험률을 23% 증가시키고, 지방 섭취 부족은 22%, 두 영양성분이 모두 부족할 땐 56% 위험률이 증가했다. 노인성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령층의 소화를 돕기 위해선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를 삶아서 조리해 먹는 게 좋다. 육류 요리에 파인애플과 같은 과일즙을 함께 넣는 것도 방법이다. 파인애플에 함유된 ‘브로멜린(bromelin)’ 성분이 단백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신선한 영양소를 섭취하려면 유통과정이 짧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거친 국내산 축산물을 선택하도록 한다.

박현아 교수는 “밥과 채소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한국 노인들은 흔히 고기를 섭취하지 않는 것을 건강식으로 잘못 알고 있다”며 “적절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근육량과 면역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만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 육류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단백질은 저장이 되지 않는 영양소로 하루에 먹는 총량도 중요하지만 매끼니 부족하지 않게 먹는 게 중요하다”며 “끼니마다 손바닥의 3분의 1 정도의 기름기 적은 살코기, 닭고기, 생선, 두부와 콩류를 섭취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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