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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이유 없이 치마·바지 돌아가면 ‘휜다리’ 의심 … 우울증까지 유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6-01 16:45:28
  • 수정 2018-09-09 19: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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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바로 선 자세서 무릎 5㎝이상 벌어지면 정밀진단 … 퇴행성관절염 앞당겨

중·장년층 여성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휜다리’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리 모양이 일직선에서 벗어나 O자형으로 점차 변해 더운 여름철에도 치마를 입기 어렵다. 바지도 휜다리가 신경쓰여 통이 넓은 옷을 고르게 된다. 휜다리 탓에 바지나 치마가 자주 돌아가고, 발목도 자주 접질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O자형 휜다리는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내반슬(內反膝)’로 불리는 정형외과 질환이다.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의 중심을 잇는 수직선을 기준으로 무릎관절(슬관절)각이 안쪽으로 휘면 내반슬(오다리), 바깥쪽으로 휘면 외반슬(엑스다리), 복합형으로 나타나는 반장슬(복합형)로 나뉜다. 한국인은 대부분 후천적인 내반슬이다. 무릎꿇기, 쪼그려앉기, 양반다리 등은 무릎이 130도 이상 구부러져 다리를 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여성은 오랜 좌식생활, 가사일, 폐경 등 여러 원인으로 다리가 변형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모친이 O자형 휜다리 또는 퇴행성관절염을 갖고 있다면 유전적 영향으로 자녀도 같은 질환에 걸릴 수 있다.

다리가 O자형으로 휘면 고관절, 무릎, 발목으로 이어지는 체중부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선 체중부하가 고관절·무릎·발목의 중앙을 지나는데 휜다리 상태에선 부하가 무릎 안쪽으로 치우친다. 이럴 경우 무릎 안쪽 연골 손상이 가속화돼 연골연화증, 반월상연골판파열,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 하체 균형이 깨지면 걸음걸이나 자세도 틀어져 무릎은 물론 발목, 고관절, 척추, 어깨 등 관절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강남 연세사랑병원 서동석 부원장은 “흔히 ‘오다리’로 불리는 휜다리는 무릎관절 안쪽 연골이 지속적으로 마찰돼 닳으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며 “휜다리로 하체 균형이 틀어지면 골반이 처지고 척추 곡선에도 변화가 생겨 등 2차적 관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위축감도 동반된다. 많은 여성이 일자로 곧게 뻗은 다리라인을 희망하지만 다리 골격 자체가 휘어져버리면 아무리 예쁜 치마를 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는다. 무릎통증 탓에 활동량이 줄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무기력증, 우울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신이 휜다리인지 알아보는 자가진단법은 양반다리를 한 상태에서 좌우 엉덩이의 꼭지점이 수평을 이루는지 확인하면 된다. 발목을 붙이고 바른 자세로 섰을 때 무릎 사이가 약 5㎝ 이상 벌어졌다면 휜다리를 의심해볼 수 있다.

연골 손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휜다리교정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다리의 변형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한 뒤 무릎 안쪽 피부를 5㎝가량 절개한다. 이어 정강이뼈 안쪽 윗부분을 계산된 각도만큼 교정해 하지정렬을 맞추고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연골을 다듬고 회복시킨다.

증상이 악화돼 무릎 바깥쪽 연골까지 손상됐다면 3D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수술로 O자형 휜다리와 무릎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3D시뮬레이션 기술로 가상의 수술을 시행해 가장 정확한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수술 도구를 제작해 실제 수술에 이용한다.

치료 후에는 재활운동이 중요하다.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동작은 무릎 주변의 근력을 높여 무릎으로 가는 체중부담을 줄여준다. 앉아서 다리를 들었다 내리는 운동은 대퇴근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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