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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가슴 답답하면 심장질환? 등 같이 아프면 흉추 디스크탈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4-09 16:02:11
  • 수정 2020-09-13 15: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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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생률 1% 내외, 심장병·근육통 오해해 진단 늦어 … 압통 없으면 디스크 문제
흉추는 목과 허리에 비해 움직임이 적고 갈비뼈와 연결된 안정된 구조여서 디스크질환 위험이 낮지만 일단 문제가 생기면 진단이 늦고 치료가 어렵다.
자영업자 원모 씨(57)는 수년 전부터 갈비뼈 부근으로 뻣뻣하면서 조이는 느낌이 있었다. 단순한 근육통이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최근 가슴 쪽만 아니라 양팔이 저리고 다리엔 감각이상이 나타났다. 심장질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검사, 내시경검사에 심장검사까지 받았지만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그러던 중 큰 병원에서 흉부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 흉추 3·4번 사이, 6·7번 사이에서 추간판(디스크)이 미세하게 튀어나온 흉추디스크탈출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디스크하면 허리통증을 떠올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질병통계에 따르면 2016년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총 27만840명으로 전체 질병 중 네 번째로 많았다. 디스크질환 중에서도 요추간판탈출증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경추가 8%, 흉추디스크탈출증이 1% 내외다.

척추는 목부터 등, 허리, 엉덩이, 꼬리뼈에 이르는 주요 골격을 유지한다.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에 따른 퇴행성 변화, 교통사고 또는 낙상 등 강한 외부충격 등으로 손상될 수 있다. 척추 안에 위치한 신경다발인 척수가 손상되면 다양한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

추간판(디스크)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구조물이다. 디스크가 여러 요인에 의해 돌출되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디스크질환이라고 한다.
척추는 경추(목뼈) 7개, 흉추(가슴뼈) 12개, 요추(허리뼈) 5개, 천추(엉치뼈) 5개, 미추(꼬리뼈) 4개로 구성된다. 즉 디스크가 돌출되는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중 흉추디스크탈출증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을 만큼 진단이 쉽지 않다.

흉추는 이름 탓에 갈비뼈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추와 요추 사이, 즉 등 부분을 구성하는 척추뼈다. 목과 허리에 비해 움직임이 적고 갈비뼈와 연결돼 비교적 안정된 구조를 이뤄 디스크질환 발병률이 낮다. 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진단이 늦고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질환으로 꼽힌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발생할 수 있다. 이 부위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등과 갈비뼈쪽이 결리고 아프면서 가슴이 조이는 듯한 증상과 답답함이  동반된다. 가슴 쪽 방사통은 관상동맥질환 같은 심장 문제나 늑간신경통과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 않다.

주윤석 강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흉추 디스크질환은 가슴 부위 통증과 답답함이 동반돼 심장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며 “아픈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근육이나 인대의 문제, 통증이 없다면 디스크질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목에 가까운 위쪽 흉추디스크가 탈출하면 어깨와 목 주변이 아프고 양팔이 저려온다. 허리와 가까운 아래쪽 흉추디스크는 옆구리통증과 허리통증이 나타나고 다리 쪽으로 통증이 번져간다.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다리 쪽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흉추디스크 중 1번 흉추와 7번 경추 사이에서 디스크가 탈출한 경우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 아래팔 안쪽 부위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흉추부는 신경이 굵은 데 반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신경관은 상대적으로 협소해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를 경우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확률이 높다.

가벼운 디스크탈출증은 주사치료나 경피적 내시경디스크제거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내시경시술은 부분마취 후 가느다란 관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정밀한 레이저나 고주파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한다.
흉추는 갈비뼈와 붙어있고 디스크 사이가 좁아 내시경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또 1㎜만 어긋나도 신경이나 폐를 손상시킬 수 있어 경험많은 집도의에게 시술받는 게 바람직하다.

디스크질환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허리뼈다. 요추 디스크질환은 허리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면서 다리가 당기고 저린다. 4·5번 요추, 1번 천추 디스크가 돌출돼 요천추 신경근이 손상되면 엉덩이 부위 감각이 없어지고 하지근력이 약화돼 대소변기능 저하, 보행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목뼈 주변 디스크가 터지면 어깨와 팔이 아프고 심할 경우 손가락 끝까지 저리고 통증이 느껴진다. 경추 디스크질환은 통증이 어깨로 이어져 어깨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상부경추(제2~4번) 부위 디스크가 퇴행되면 두통이 동반될 수 있다.

등은 목·어깨·허리처럼 인체에서 움직임이 가장 많은 관절과 근육에 둘러싸여 있다. 등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담으로 여겨 장기간 방치하면 원인질환이나 인접 부위 다른 질환이 악화돼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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