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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수면장애치료제 ‘솔리암페톨’ 美 출시·나스닥 상장 동시 준비?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8-01-30 17:19:42
  • 수정 2020-09-13 15: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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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FDA 시판허가 기대 … 외국계 증권사에 IPO 입찰제안요청서 발송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 연내 FDA 시판허가 신청 … 기업가치 평가에 결정적

SK바이오팜의 나스닥 상장 여부는 수면장애치료제 ‘솔리암페톨’에 이어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내년 초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후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이 아일랜드 재즈파마슈티컬즈(Jazz Pharmaceuticals)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치료제 솔리암페톨(성분명 solriamfetol, 개발명 ‘SKL-NO5’, ‘JZP-110’)이 내년 초 미국 시장에 시판될 전망이다. 

재즈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솔리암페톨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허가신청부터 시판승인까지 통상 10개월이 걸려 연내에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과 독자개발한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YKP3089’)의 상용화 시기에 맞춰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여러 외국계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 국내 제약사 최초로 나스닥 상장기업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 어떠한 부분도 단정지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RFP를 전달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상장 계획이나 코스닥으로 상장을 선회하는 것과 관련해 답변을 회피했다.

이 회사가 솔리암페톨과 세노바메이트 개발 초기부터 수면장애 및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진출을 겨냥해 사업에 뛰어든 만큼 코스닥보다는 나스닥 상장을 먼저 고려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즈는 신약후보물질을 세계 수면장애치료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자사의 ‘자이렘’(옥시베이트나트륨, sodium oxybate)의 후속 제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자이렘은 지난해 연매출이 12억2000만달러(약 1조3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솔리암페톨은 선택적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reuptake inhibitor)로 분류된다. 기면증 또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 880여명이 참여한 글로벌 3상 임상 프로그램 ‘Tones’에서 위약(가짜약) 대비 주간졸림증을 현저히 개선했다. 환자 자신이 평가한 졸림 정도가 자이렘 대비 2배 이상 개선됐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6월 국제수면전문학회(the Associated Professional Sleep Societies LLC)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국내에선 자이렘이 출시되지 않아 기면증치료제로 도파민 재흡수억제제인 모다피닐(modafinil) 성분이 유일하게 처방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이 성분 오리지널약인 ‘프로비질’(모다피닐, 제조사 세팔론)을 판매하고 있으며, 한독테바가 지난해 5월 프로비질의 개량신약인 ‘누비질’(모다피닐 활성이성질체)의 시판허가를 받은 상태다. SK바이오팜은 모다피닐 제제는 치료반응률이 약 50%에 그쳐 솔리암페톨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솔리암페톨의 아시아 12개국(일본·중국 등)을 제외한 전세계 개발·제조·판매권은 미국 에어리얼바이오파마(Aerial BioPharma)를 거쳐 재즈에게 넘어갔다. SK바이오팜은 이 신약후보물질의 1상 임상을 마치고 2011년에 에어리얼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규정상 계약금과 기술·판매 수수료(로열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재즈는 솔리암페톨의 성공적인 2상 임상결과가 발표된 후인 2014년 1월 계약금 1억2500만달러(약 1340억원)를 지불하고 에어리얼로부터 신약후보물질 관련 글로벌 상용화 권한을 확보했다. 에어리얼은 향후 수익 발생에 따른 수수료까지 포함해 총액으로 최대 3억9700만달러(약 4260억원)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12개국 판권은 SK바이오팜이 그대로 갖고 있다.

일각에선 SK바이오팜이 상장에 앞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게 평가받으려면 상용화 성과를 낸 후에 IPO와 투자유치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전세계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세노바메이트가 FDA에 시판허가를 받은 이후에 SK바이오팜을 나스닥에 상장하라는 조언이다. 미국 등에서 판매수수료만 획득하는 솔리암페톨의 FDA 시판허가만으로 나스닥에 진출한다면 저평가 받을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3상 임상이 끝나는 대로 연내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글로벌 2b상 임상 결과를 근거로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중 세계 최초로 3상 임상에서 유효성 평가를 면제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3상 임상에서 안전성 평가만 충족하면 시판승인을 받을 수 있어 개발 부담감을 덜게 됐다”며 “일반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어서 FDA 신속허가제도처럼 심사기간이 단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FDA의 호의적 태도에 세노바메이트가 지난해 약 1조원의 매출로 뇌전증치료제 시장 1위를 기록한 벨기에 UCB제약의 ‘빔팻’(라코사미드, lacosamide)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1일 1회 경구 복용해 1일 2회 복용하는 빔팻보다 투여 편의성이 앞선다.

시장 내 지위와 상장 유지비용 등을 고려하면 나스닥보다 코스닥이 유리하다는 견해도 있다.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티슈진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비슷한 이유로 코스닥 상장으로 방향을 돌렸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 100% 자회사로 중추신경계(CNS) 중심 합성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룹 내 제약 부문 관계사로 백신 개발 전문 SK케미칼과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을 운영 중인 SK바이오텍 등이 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은 최태원 회장, SK케미칼은 최창원 회장의 영향권에 놓인 실질적으로 계열이 다른 바이오·제약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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