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재해, 악성종양 등으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층 피부이식 수술법이 개발됐다.
신승한·정양국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암, 교통사고, 당뇨발, 감염 등으로 넓은 범위의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 10명에게 음압창상 치료법을 실시해 창상을 개선한 뒤 기존에 공여부로 주로 사용됐던 서혜부(아랫배와 접한 대퇴부 주변) 대신 대퇴부에서 전층피부를 채취해 이식한 결과 2~3일 내에 공여부 통증이 사라지고, 대퇴부 당김 증상 같은 합병증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피부이식은 피부 및 연조직 결손 부위를 덮기 위해 다른 부위에서 피부를 떼어 옮겨 덮는 수술이다. 떼어내는 피부 두께에 따라 부분층 피부이식과 전층 피부이식으로 나뉜다.
대퇴부는 피부가 넓어 이식할 피부조각을 떼어내기 좋지만 피부가 두꺼운 탓에 대패와 유사한 기구로 피부 표면만 벗겨내는 부분층 피부이식의 공여부로 이용됐다. 벗겨낸 피부가 아물 때까지 2~3주간 통증이 매우 심하고 피부를 이식한 수혜부도 서혜부 피부가 얇은 탓에 내구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신승한 교수는 “대퇴부는 피부가 다른 부위보다 두꺼워 지금까지 전층피부 이식 대상으로는 생각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에선 음압창상치료로 생착률을 높여 대퇴부 공여 전층 피부이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퇴부는 최대 가로 30㎝, 세로 8㎝ 크기의 피부까지 얻을 수 있고, 면도날에 베인 것 같은 통증을 몇 주 이상 견디지 않아도 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이식은 교통사고 같은 재해, 팔·다리 뼈와 근육 또는 지방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육종암, 근골격계 중증 감염질환인 괴저병 환자에게 유용하다. 신 교수팀이 2015~2016년 서울성모병원에서 대퇴부 전층 피부이식을 받은 환자 18명을 분석한 결과 8명이 외상 또는 창상 합병증, 8명이 감염, 2명이 육종암을 앓고 있었다.
정양국 교수는 “지금까지 전층 피부이식의 경우 주로 서혜부에서 피부를 채취했다”며 “대퇴부 피부를 활용하면 넓은 범위의 전층 피부이식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이식피부가 두꺼워 내구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부외과 및 미세수술 관련 국제학술지인 ‘수부외과아시안태평양분과저널(The Journal of Hand Surgery Asian-Pacific Volume)’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