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감성과 이성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옭아매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너무 이성적인 사람은 작은 일까지 세세히 따지고 이익을 중시하느라 감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계산적이고 잔꾀가 많아 뭘 해도 원초적인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인간은 꿈과 현실, 운명과 노력, 사랑과 결혼, 욕망과 한계, 고통과 기쁨, 상처와 관용, 선과 악 사이에서 번뇌하고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런 내면의 갈등 구조를 지혜롭게 정리해 명쾌한 선택과 긍정적 도전으로 안내하는 동기부여 지침서가 나왔다.

중국 정저우대학에서 한 동안 교수로 활동하다 문화사업에 발을 들여 자기계발 관련 저술로 빅 히트를 친 쑨하오(孫浩)의 책 ‘영혼은 왼쪽, 이성은 오른쪽’이 번역 출간됐다. 얼핏 소제목만 따라 읽어도 이미 책 한권의 메시지가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고, 자기계발에 부족한 게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체크해보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글의 중간중간에 한 편의 인간극장이나 파노라마사진 같은 사례를 현실감 있게 제시한다. 단순하게 ‘영혼’이나 ‘이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들을 단지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뭉뚱그려 인간관계에 적용하거나 자기계발에 반영하지도 않는다. 이 책은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제시한다. 저자가 직접 겪은 좌절과 절망에 대해 하소연하거나 이를 극복한 자질구레한 미담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꿈, 사랑, 정직, 선행 등 고전적인 덕목을 탄탄하고 설득력 있게 펼쳐놓는다.

저자는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을 “성공은 맨 처음에는 하나의 선택에 불과하다”는 그의 말로 소개한다. 레이쥔은 자신의 기업 샤오미를 불과 4년 만에 중국 1위, 세계 3위의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나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 마흔 살이라는 적잖은 나이에 남들 보기에도 큰 성공을 이뤘고 모험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사람이 만약 꿈이 없다면 소금에 절인 생선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을 항상 새기고 살아온 레이쥔은 결국 다시 도전해 기존보다도 더 큰 성공을 거둔다. 레이쥔은 “그동안 이룬 모든 성공보다도 열여덟 살 때의 꿈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나가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그렇게 해야만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소년 시절 아버지로부터 1달러짜리 낡은 옷을 2달러에, 2달러짜리 옷을 다시 20달러에, 그리고 다시 그 10배인 200달러에 팔아보라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이 소년은 처음에는 아무도 옷을 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성들여 옷을 빨고, 옷에 그림을 그려 부잣집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파라 포셋의 친필 사인을 받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서 1달러 낡은 옷으로 무려 1200달러라는 거금을 번다. 소년은 이를 통해 1달러 짜리 낡은 옷도 가치가 높아지는데 살아있는 사람이 가난과 피부색을 극복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주어진 환경을 바라보는 관점과 마음가짐에 따라 운명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모순도 있고 아름다움도 있어야 더욱 조화로운 것”이라며 “현실의 한계를 뚫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처를 딛고 현재의 자신을 품으라”고 조언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마음에 꽃이 필 때 당신에게도 한마디 나비가 날아올 것이라고 북돋운다.

저자는 ‘영혼이 환상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라’, ‘최대한 미소를 머금고 살아가라’, ‘타인에게 절대 자기 결정권을 넘기지 마라’, ‘인생을 우습게 보는 사람은 스스로 우스워진다’, ‘대담하게 행동하고 비전은 나중에 생각하라’, ‘타인을 위해 절대 자신을 잃지 말라’, ‘돈이 마음의 병이 되는 것을 막아라’, ‘타인의 소망 속에서 살지 말고,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지 말라’,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 당신의 영혼을 사랑하라’, ‘자신이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믿어라’ 등 금과옥조를 전달한다. 

이 책의 장점은 좌절과 상처로 늪을 헤매이고 있는 사람의 원인과 상황이 다양하다 할지라도 책의 어느 대목은 딱맞는 처방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다면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남들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순간 당신은 남들의 노예로 전락한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돼야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다는 대목이 기자로선 인상 깊었다.

쑨하오 지음, 박정원 옮김, 종문화사 간, 392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