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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알테오젠, 차세대 ADC로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바이오베터 개발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12-19 19:57:39
  • 수정 2021-06-10 19: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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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체 특정 위치에 항암약물 접합 … 1세대 ADC ‘캐싸일라’보다 약효·안정성 향상
항체·약물 결합체(ADC) 상용화의 핵심은 항체의 구조 변형을 최소화하고 항체와 약물간 결합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항체·약물 결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 기술은 표적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장점을 동시에 살려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다. ADC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에서 대형 제약사로의 기술이전도 활발하다. 국내에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알테오젠이 ADC 관련 독자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표적항암제(항체)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타깃 물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이를 억제한다. 세포독성항암제(항암약물)은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강력한 게 장점이다. ADC는 항체가 암세포에 결합한 후 암세포 내로 들어가 항암약물을 분리해 암세포를 죽인다.

ADC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품목은 로슈의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2) 양성 유방암치료제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 trastuzumab emtansine), 미국 시애틀제네틱스(SGEN, Seattle Genetics)의 림프종치료제 ‘에이디세트리스’(ADCETRIS, 브렌툭시맙 베도틴, brentuximab vedotin) 2개뿐이다.

캐싸일라는 HER2 표적치료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의 바이오베터로 허셉틴과 세포독성항암제 엠탄신(또는 DM1, 멀탄신, mertansin)이 결합됐다. 허셉틴은 지난해 전세계 매출이 67억8200만프랑(약 7조5000억원, 전년 대비 4% 증가)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캐싸일라는 허셉틴을 단독투여할 때보다 세포독성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 파클리탁셀(paclitaxel) 등과 병용 투여할 때 치료효과가 상승한다는 기존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개발됐다. 2013년 2월 미국에 이어 같은 해 유럽에서 각각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는 2014년 10월에 출시됐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8억3100만프랑어치(약 9100억원, 전년 대비 7% 증가)가 팔렸다. 허셉틴과 세포독성항암제 병용요법에 실패한 환자 등이 주로 사용한다. 
 
에이디세트리스는 2011년 8월 미국에 이어 이듬해 10월 시판허가를 받아 캐싸일라보다 먼저 개발됐다. 지난해 2억6580만달러(약 2900억원, 전년 대비 17.6% 증가)가 판매됐다. 캐싸일라와 같은 1세대 ADC로 분류되지만 에이디세트리스는 약물을 항체에 접합하기 전에 항체 내 결합을 해체하는 과정이 필요해 항체의 안정성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사가 개발한 2세대 ADC 플랫폼기술인 레고켐의 ‘콘쥬올’(ConjuALL)과 알테오젠의 ‘넥스맙’(NexMab)은 항체의 특정 부위에만 약물이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1세대보다 항체 구조를 거의 변형시키지 않고, 항체와 약물 간 결합 안정성이 향상됐다. 콘쥬올 및 넥스맙 기술을 적용한 각각의 허셉틴 바이오베터 ‘LCB14-0110’과 ‘ALT-P7’은 생체내(in vivo) 실험에서 허셉틴, 캐싸일라보다 종양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ADC는 약물 접합 위치를 조절할 수 없어 항체 구조 변형에 따른 고유의 효능이 손실되고, 항체와 약물을 결합시키는 링커가 혈액 내 쉽게 끊어질 수 있는 게 단점이었다. 항암약물 성분이 암세포로 들어가기 전에 항체에서 분리돼 독성이 높고 약효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콘쥬올을 적용하면 기존 베타-글루쿠로나이드(β-glucuronide) 계열의 링커가 혈중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암세포 내 과발현되는 효소에 의해 자동 분열된다. 약물이 암세포 안에서만 유리돼 약효를 극대화한다는 게 레고켐의 설명이다.

넥스맙은 항체 단백질의 C말단에만 약물을 접합시킨다. 항체의 모든 라이신(Lys, lysine)기에 약물이 붙는 캐싸일라 등에 비해 항체 안정성이 향상돼 생산수율도 높다고 알테오젠 측은 설명했다.

레고켐은 지난해 8월에 LCB14-0110을 중국 복성제약(Fosunpharma)에 기술이전했다. 올해 1월에는 일본 다케다제약의 자회사인 밀레니엄파마슈티컬스와 콘쥬올을 활용한 항암후보물질을 공동연구하기 위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레고켐 관계자에 따르면 다케다와 계약 확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테오젠의 ALT-P7은 지난 8월 국내 ADC 최초로 1상 임상에 진입했다. 

최근 성사된 ADC 기술거래로는 스위스 로슈가 지난해 1월 미국 캐털런트(Catalent)로부터 약 6억1800만달러 규모로 차세대 ADC 기술을 사들였다. 미국 애브비는 같은 해 4월 ADC 기반 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 스템센티알엑스(Stemcentrx)를 102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다케다제약은 2015년 1월 머사나(Mersana)에게 3억달러(약 3300억원)를 지불하고 이 회사의 ADC 플랫폼기술(기반기술) ‘플렉시머’(Fleximer)를 도입했다. 이듬해 2월엔 머사나와 계약을 확장해 7억5000달러(약 7600억원) 규모로 플렉시머 기술을 적용한 허셉틴 바이오베터 ‘XMT-1522’ 관련 라이선스인 계약을 맺었다.
 
ADC는 시장성이 큰 만큼 기술 난이도가 어려워 캐싸일라를 이을 항암신약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독일 바이엘은 이뮤노젠(Immunogen)과 공동 개발한 ADC 기반 항암제 아네투맙 라브탄신(anetumab ravtansine, 개발명 ‘BAY 94-9343’)이 1~2기 악성 흉막중피종(malignant pleural mesothelioma)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에서 실패했다고 지난 7월 밝혔다.
 
시애틀제네틱스는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로부터 ADC 기반 항암제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 개발명 ‘IMMU-132’) 라이선스를 총 20억달러(약 2조1700억원) 규모로 사들였지만 지난 2월 계약을 취소했다. 이뮤노메딕스는 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IMMU-132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또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나 HER2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종양으로 전이성도 강하고 10년내 재발률이 80%가 넘는다. 재발·전이 원인이 불분명해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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